[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연합뉴스가 정부 재정동향을 보도하면서 왜곡된 그래픽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의 지난해 총세입은 총세출보다 27조 3천억 원 많았지만, 연합뉴스는 세출이 세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내용의 그래픽을 기사에 게재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최소한 기사를 쓰는 사람은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총세입은 524조 2천억 원, 총세출은 496조 9천억 원이다. 정부가 지난해 회계기간 중 벌어들인 수입이 지출보다 많다는 뜻이다. ‘2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입은 91조 원 상승한 570조 원, 총지출은 50조 원 증가한 600조 원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차감한 ‘통합재정수지’는 30조 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세입·세출은 회계연도 내 수입·지출을, 총수입·총지출은 기간과 관련 없는 일체의 회계행위를 말한다.

연합뉴스 <작년 재정적자 30조 원대…총지출 '역대 최대' 600조 원> 보도 화면 갈무리
실제 정부의 총세입-총세출 그래프

연합뉴스는 17일 <작년 재정적자 30조 원대…총지출 '역대 최대' 600조 원> 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세출이 세입을 크게 앞서고 있다는 내용의 그래픽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20일 페이스북에서 “연합 작년 총수입 총지출 뉴스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면서 “(연합뉴스) 그래프는 세입은 정체하고 세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와 있는데 개념이 틀리다. 세입 > 세출인 상황에서 저런 황당한 그래프를 그렸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위원은 “세입과 수입이 다르다는 사실은 일반인은 모를 수도 있지만 최소한 기사를 쓰는 사람은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 위원은 “재정용어는 일상생활 언어와는 다른 개념어”라면서 “국가부채, 세입, 수입 등의 정확한 개념을 알지 못하고 그냥 느낌적 느낌의 언어로 국가재정을 바라보고 기사를 쓰다보니 이런 오해가 계속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이상민 위원은 연합뉴스가 총수입·총지출을 세입·세출로 착각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그래프는 세출(지출)이 세입(수입)을 크게 앞서는 모양이지만, 실제 지출과 수입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 위원은 “아무리 일러스트라지만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라면서 “(실제 총수입은) 허리꺾인 모습이 아니라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다. 총지출을 쫓아가고 있는 형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상민 위원은 총지출을 ‘역대 최대’라고 표현한 연합뉴스 제목에 대해 “총지출이 역대 최대란 말은 ‘2021년 역대 최대 연도를 기록해’와 동어 반복이다. 2022년 올해는 작년 2021년보다 또 역대 최대연도를 갱신할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이상민 위원은 “국가 경제는 매년 성장하고 물가도 매년 오르니 총지출이 작년보다 늘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작년보다 총지출이 늘지 않은 해는 사실상 없다. 그래서 재정수치는 절대액이 아니라 증감률로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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