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EBS <위대한 수업-그레이트 마인즈>의 본방송 더빙 중단에 대해 시청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시각장애인이나 고령층, 문맹인들을 위해 더빙을 제공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 세계 석학을 초대해 릴레이 강연을 제공하는 <위대한 수업>은 지난해 8월 첫 방송부터 더빙으로 방송해왔다. 하지만 지난 1월 28일 제작진은 “더빙 대신 강연자 목소리(원어)로 듣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많아 2월 1일 본방송부터 더빙 방송에서 자막 방송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EBS <위대한 수업-그레이트 마인즈>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넘어 시청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시청자게시판에 항의했다. 9일부터 현재까지 80개가 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시청자 이 씨는 “더빙은 노년층, 시각장애인 등 시청 약자를 위한 공영방송의 의무”라며 “자막 방영을 해달라고 하는 시청자들은 인터넷에 접근할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자막판 다시보기를 볼 수 있지만 정작 더빙이 필요한 시청자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청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더빙이 필요한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은 채 자막 방영하는 <위대한 수업>의 취지를 신뢰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자신을 시각장애인 청취자라고 소개한 시청자 최 씨는 “저는 자막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으로 더빙은 저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자막을 읽지 못하거나 읽기 어려운 분들, 저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선택할 수 있도록 더빙을 제공해온 게 아니냐. 더빙이 꼭 필요한 사람의 목소리도 귀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시청자 고 씨는 11일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지만 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강연이라 비전공자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다. 그래도 더빙이라 귀로 듣고 눈으로 자료를 보면서 머리로 생각하니 어려운 내용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자막으로 바뀌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밖에 빛 번짐 현상으로 자막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시청자 의견과 “저에게 더 이상 위대한 수업이 아니다”, “우리말이 없는 이 방송은 더이상 위대하지 않다. 공중파를 통해 송출되는 유튜브 영상일 뿐”, “좋은 강연을 자막에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도 들을 수 있게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등의 글이 올라왔다.

EBS는 이에 대해 “시청자들의 요구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BS '위대한 수업'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 의견

<위대한 수업-그레이트 마인즈>는 유발 하라리, 폴 크루그먼, 리처드 도킨스 등 세계적인 석학이 릴레이 강연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 사업의 일환으로 공동기획했다. EBS는 현재 글로벌 OTT 플랫폼(▶링크)을 통해 석학 강연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6개 언어로 전세계에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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