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웨이브·카카오TV 등 국내 OTT의 콘텐츠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넷플릭스는 모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제공해 이용자를 유인하고 있고,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해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반면 웨이브·카카오TV는 오리지널 콘텐츠 다수를 비독점 제공하고 있다.

장채윤·임철민 고려대 미디어학과 박사과정과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교신저자)는 지난달 한국방송학보에 게재한 <OTT 사업자의 콘텐츠 제작 역량에 대한 사례 분석> 논문에서 국내외 OTT 사업자들의 콘텐츠 역량을 비교·분석했다. 해당 논문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OTT 사업자별 오리지널 콘텐츠 구분 (사진=한국방송학보)

연구팀은 지난해 6월 24일까지 제공된 티빙, 웨이브, 카카오TV,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유한 OTT는 웨이브(21개)다. 이어 카카오TV 19개, 넷플릭스 17개, 티빙 10개 순이다.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 80%(17개)는 비독점 제공되고 있었다. 웨이브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는 5개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웨이브의 외부 의존도가 높았다”며 “웨이브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 10개 중 8개를 독점 제공하고 있었고, 6개는 자체 제작이었다. 연구팀은 티빙에 대해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티빙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도록 독점 제공해 차별적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티빙이 ‘원작 기반’ 콘텐츠를 독점 제공하면서 OTT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티빙은 예능 ‘신서유기’, ‘놀라운 토요일’ 등을 확장시킨 콘텐츠를 출범하고 있다. 웨이브와 카카오TV의 원작 기반 콘텐츠 중 독점 제공 중인 것은 한 개도 없었다. 연구팀은 “티빙이 내부 인력인 제작진과 출연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자체적인 역량을 활용한 결과”라면서 “이러한 제적 방식은 브랜드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면서 초기 비용을 절감하는 안정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이브, 티빙, 카카오TV CI

카카오TV는 자체 제작 비중(58%)이 높았으나 비독점 제공 콘텐츠가 다수였다. 카카오TV가 독점 제공하는 콘텐츠는 3개에 불과하다. 카카오TV가 구독 수익모델이 아닌 광고 수익모델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카카오TV는 자체 제작을 통해 콘텐츠 IP를 확보하고, 타 플랫폼에 콘텐츠를 유통시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카카오TV가 구독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선 독점 콘텐츠를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팀은 “기획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독점제공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면서 “카카오톡 메신저에 기반을 둔 잠재적 이용자들을 가입자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자원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티빙·카카오TV의 제작 역량이 웨이브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지상파로부터 수급한 콘텐츠를 자사의 플랫폼에서 제공해왔던 웨이브는 외주제작 의존도가 높다”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자체적인 제작 역량은 티빙과 카카오TV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모두 외주제작·독점 제공이었다. 연구팀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모두 독점 제공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됐다”며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선 반드시 넷플릭스에 가입해야 한다. 타 사업자에 대해 배타적이며 차별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 (사진=픽사베이)

“국내 사업자 제작 역량 부족…원천 IP 발굴해야”

연구팀은 “국내 사업자들의 외주제작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체 제작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오리지널 콘텐츠 자체 제작 비중이 낮거나, 비독점으로 제공되어 타 플랫폼에서 동시 유통될 경우 오리지널리티 수준은 낮아진다. 이 경우 가입자들이 가입을 유지하는 요인도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OTT들이 글로벌 OTT에 맞서기 위해선 IP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국내 사업자들은 해외 OTT 사업자들의 공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에 대응해야 하는 공동의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라이선스를 확보해 독점 제공해 비즈니스 모델을 공고히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국내 OTT 사업자가 거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해외 사업자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국내 사업자는 단순히 오리지널 콘텐츠 수를 늘리기보다, 원천 IP로 개발될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연구팀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팀은 “정부의 정책 및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공공과 민간의 투자가 유입되는 경로를 정부가 먼저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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