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SBS의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진행자 교체를 두고 "정치권 항의에 SBS가 보인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8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최경영 기자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YTN을 찾아가 보도할 것과 하지 말 것을 정해주고, 더불어민주당은 SBS ‘이재익의 시사특공대’에 항의해 진행자가 하차했다”며 “이 정도(이 PD 발언)면 풍자나 비유로, 자유언론이 보장된 사회에서 용인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최 기자는 “(라디오 지행자의) 말이 심했다고 하면 사과하고 넘어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민동기 고발뉴스 기자는 “진행자 교체가 누구의 결정인지가 문제의 핵심”이라며 “항의 내용이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하지만 민주당이 항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진행자를 교체하는 등 SBS가 보인 행태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민하 시사평론가는 “이 PD 발언이 정치권이 항의할 만한 내용인지 의문이다. 또한 부당한 항의라면 방송사가 진행자를 지켜줘야하는데 바로 (하차)처리한 것도 이해가 안 된다”며 “비판은 시민사회의 영역으로 내비둬야 하고, 정치권은 항의를 하더라도 시민사회에서 나온 비판을 근거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중인 이재익 PD의 모습 (사진=SBS)

전날 한국PD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해당 노래의 가사는 이 PD의 설명처럼 내로남불을 풍자하는 내용일 뿐”이라며 “정치인의 내로남불을 비판하는 건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며 선곡의 의미를 자유롭게 해석하도록 청취자들에게 맡기는 것은 여러 프로그램에서 사용되어온 자연스러운 연출”이라고 밝혔다.

한국PD연합회는 “지극히 상식적인 방송에 대해 SBS가 정치권의 항의에 굴복하여 진행자 하차라는 극단적 조치를 내린 것은 과잉조치란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SBS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이 부당한 조치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7일 성명에서 “정치권의 항의가 있자마자 진행자 교체를 한 사측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항의를 받을 때마다 진행자를 교체한다면 어느 누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고 어떤 프로그램이 존속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BS본부는 “얼토당토않은 정치권 항의, 부당한 압력을 맨 앞에서 막아서는 게 책임자와 사측 본연의 역할이자 공정방송을 지키는 일”이라며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공정방송협의회를 신속히 개최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익 PD는 지난 4일 방송에서 DJ DOC ‘나 이런 사람이야’ 노래 중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아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로 막고” 가사를 소개하면서 “그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후 6일 이 PD는 개인 블로그에 더불어민주당 측의 항의와 요구로 방송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SBS 시사라디오 진행자 하차…"민주당 항의 들어왔다")

더불어민주당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7일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DJ가 방송 중 이재명 후보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이 후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언급하며)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 된다’ 이런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은 공인이 하는 것인 만큼 특정 후보를 찍어라, 찍지 말라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되는 발언으로 선대위가 해당 방송국에 관련 문의와 항의를 하는 것은 정당한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권 단장은 “(이 PD에 대한) 조치는 SBS가 한 것”이라며 “저희가 이래라저래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SBS 라디오센터는 입장문을 통해 “SBS는 시사프로그램에서 모든 이슈를 다룸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정해두고 있다. 이재익 PD의 하차는 이 원칙이 훼손되었다고 판단해 결정되었다”고 알렸다.

이어 “방송 내용에 대해 이재명 후보 캠프 측의 항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항의는 종종 있는 일이고 이 때문에 이재익 PD가 하차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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