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의 진행자가 더불어민주당 항의로 교체되자 SBS 노조는 “졸렬한 권력은 비판을 참지 못한다”며 집권여당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7일 “매일 정오에 청취자를 찾아가던 ‘SBS 이재익의 시사특공대’의 진행자가 민주당의 항의 한 마디에 교체되는 반민주적,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졌다”며 “항의와 교체 사유는 황당함을 넘어 낯부끄러운 수준”이라고 했다.

지난 4일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중인 이재익 PD의 모습 (사진=SBS)

SBS본부는 “가사 한 구절에 시사프로그램의 근본적 역할마저 부정하고 나선 집권 여당의 왜곡된 언론관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해당 가사와 진행자 멘트는 특정 후보가 아닌 표리부동한 권력자들을 싸잡아 지적해왔는데 언론사에 항의부터 하는 후진적 모습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SBS본부는 민주당 측의 항의를 ‘명백한 언론자유와 방송독립 침해’로 규정하고, 정치권의 항의에 진행자를 교체한 사측도 비판했다. SBS본부는 “얼토당토않은 정치권 항의, 부당한 압력을 맨앞에서 막아서는 게 책임자와 사측 본연의 역할이자 공정방송을 지키는 길”이라며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공정방송협의회를 신속히 개최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익 PD는 지난 4일 방송에서 DJ DOC ‘나 이런 사람이야’ 노래 중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아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로 막고” 가사를 소개하면서 “그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후 6일 이 PD는 개인 블로그에 더불어민주당 측의 항의와 요구로 방송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SBS 시사라디오 진행자 하차…"민주당 항의 들어왔다")

더불어민주당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7일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DJ가 방송 중 이재명 후보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이 후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언급하며)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 된다’ 이런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은 공인이 하는 것인 만큼 특정 후보를 찍어라, 찍지 말라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되는 발언으로 선대위가 해당 방송국에 관련 문의와 항의를 하는 것은 정당한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권 단장은 “(이 PD에 대한) 조치는 SBS가 한 것”이라며 “저희가 이래라저래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창인 정의당 선대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은 노래 선곡도 자유롭게 못하는 나라가 된 것”이라며 “그야말로 ‘민주’ 없는 민주당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적이 있는지 정확히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SBS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임시 진행자로 나선 박연미 기자는 "무거운 마음으로 방송을 시작한다"고 짧게 언급하고 방송을 시작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