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영국 문화부 장관의 트위터에서 촉발된 ‘BBC 수신료 폐지’ 논의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3가지 요건이 총족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심 전환용'이라는 영국 언론 지적과 다르지 않은 분석이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가 발간한 2월호 해외방송정보 ‘BBC 수신료, 2028년 폐지 논란’에서 주대우 통신원은 “나딘 도리스 문화부 장관의 트위터 발언대로 2028년부터 수신료가 폐지되어 더 이상의 수신료 관련 발표가 없으려면 3가지 선결 요건이 요구된다”며 ▲영국 정부의 정책 공식화 선언 ▲수신료를 대체할 대안 수익 모델 ▲2024 총선을 꼽았다.

나딘 도리스의 1월 16일 트위터 글 (출처=트위터 'NadineDorries')

수신료 폐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나딘 도리스 문화부 장관의 개인적 의지가 아닌, 현 영국 정부의 확정된 정책 방향이 공식화돼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지의 보도, 나딘 도리스 장관의 발언 등을 종합해보면 ‘수신료 폐지’ 관련 발언은 영국 문화부 장관으로서 의지 표명 수준으로 해석된다.

주 통신원은 “나딘 도리스는 임기 초부터 이런 견해를 밝혀왔으며, 전임 문화부 장관들도 유사한 의견을 피력한 적이 많기 때문에 그녀의 희망대로 BBC 수신료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문화부 장관 개인이나 문화부 조직 차원의 의견이 아닌 영국 정부 차원에서 컨센서스가 이루어진 확고한 정책 방향성이 수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수신료를 대체할 대안 수익 모델 마련도 필요하다. 나딘 도리스 문화부 장관은 트위터에 “더는 수신료 관련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적은 직후 “이제 새로운 자금조달 방법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 통신원은 “요약해보면 ‘선 수신료 폐지, 후 대안 수익 모델 모색’ 형태의 급진적 성격을 띠고 있는 제안으로, 나딘 도리스의 발언은 대안도 없이 수신료부터 폐지하고 향후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의미라며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BBC 수신료를 대체할 만한 수익 모델을 수년 전부터 모색해왔으나 아직까지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나딘 도리스는 지난 달 17일 의회 출석 당시 수신료를 대체할 적절한 수익 모델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미래 수익 모델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결정할 5~6년의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쳤다.

주 통신원은 “영국 정부가 BBC 수신료 폐지를 강행하기 위해서는 영국 국민의 공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선 수신료 폐지 후 대안 수익 모델 마련’ 형태의 급진적 접근법은 국민의 동의를 얻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회적 반발 없이 무난하게 수신료 폐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안 수익 모델 마련이 선결돼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2024년 총선’이다. BBC 수신료는 지난 칙허장에 따라 2027년까지 존속된다. 수신료 폐지는 신규 칙허장이 발행되는 2028년부터 가능한데, 영국 총선은 5년 주기로 열리기 때문에 2028년부터 시행되는 BBC 신규 칙허장 내용은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당과 BBC의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주 통신원은 “만약 보수당이 재집권하면 기존에 결정된 수신료 폐지 기조가 유지될 수 있겠지만 재집권에 실패할 때는 새 정부에 의해 번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2028 BBC 수신료 폐지’ 논란은 나딘 도리스 문화부 장관의 트위터에서 시작됐다. 나딘 도리스는 지난달 1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데일리 메이>의 ‘BBC 수신료 동결’ 기사를 공유하며 “이번 수신료 발표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이제 새로운 자금조달 방법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됐다”고 썼다.

나딘 도리스는 자신의 트위터 발언이 논란이 된 다음 날 의회에 출석해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나딘 도리스는 2024년까지 수신료가 동결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BBC 수신료 폐지에 대해서는 ‘논의대상’이라고 했다. 영국 내에서는 도리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정치적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련기사 : 민심 전환용 확실한 BBC '수신료 폐지'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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