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에 대해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고 표현하고, 중국인을 건강보험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는 2020년 흑자를 기록했다. 한겨레는 “전형적인 우익 포퓰리즘 서사”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3일 사설 <‘외국인 혐오’ 부추겨 표 얻겠다는 윤석열의 선동정치>에서 “윤석열 후보의 ‘혐오 캠페인’이 점입가경”이라면서 “이번엔 ‘외국인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요건 강화’를 약속하는 과정에서 사회 일각의 외국인 혐오 정서를 부추기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피부양자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명의도용을 막는 등 국민의 국민 법 감정에 맞는 대책이 절실하다”며 “국민이 느끼는 불공정과 허탈감을 해소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썼다.

특히 윤석열 후보는 중국인을 겨냥했다. 윤 후보는 “건강보험 급여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으로 특정 국적에 편중되어 있다”며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중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으로 약 33억 원의 건보급여를 받았으나, 약 10%만 본인이 부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문제는 윤 후보가 제도 개선 약속에 머무르지 않고, 급여 혜택을 받은 외국인 가운데 극단적 사례들만 거론하며 특정 국적자들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조장했다는 사실”이라면서 “누가 봐도 건강보험이라는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외국인, 특히 중국인들이 ‘숟가락만 얹는’ 몰염치한 행태로 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전형적인 우익 포퓰리즘의 서사”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가 낸 보혐료는 1조 4915억 원이지만 외국인 치료에 지출된 급여비는 9200억 원에 불과하다.

한겨레는 “‘숟가락만 얹는다’는 윤 후보의 말과 달리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밥상을 차리고 있다”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반감을 키우는 무책임한 선동정치를 이쯤에서 멈추길 바란다. 인종·민족적 소수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것이야말로 다문화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 대선 후보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 주장에 대해 “구태 여의도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외국인이 의료보험에 편승한다고 하시지만, 사실은 외국인들 의료보험은 연간 5,000억 원 이상 흑자, 즉 오히려 내국인이 득을 보고 있다”며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 나치의 말로를 보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후보가 혐중 정서를 부추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28일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굉장히 중국 편향적 정책을 썼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며 “중국 청년들도 대부분 한국을 싫어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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