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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통신조회를 사찰이라더니 공약은 당사자 통지'수사보안상 6개월 통보유예' 단서까지 내로남불…당사자 통지, 국회 논의 과정서 실효성 논란
송창한 기자 | 승인 2022.01.21 08:20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수사기관의 통신조회 사실을 당사자에게 의무적으로 통지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조회와 관련해 "미친 사람들"이라고까지 발언했던 윤 후보가 '당사자 통지' 수준의 공약을 내건 것은 검찰총장 이력과 무관치 보인다. 일종의 내로남불인 셈이다. 

윤 후보는 20일 15번째 '석열씨의 심쿵 약속'(생활 공약)으로 이동통신사가 수사기관에 개인 통신자료를 제공할 때, 자료가 조회된 당사자에게 문자 등을 통해 조회사실을 알리는 '본인알림 의무화'를 발표했다. 윤 후보 공약은 이동통신사가 1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조회사실을 공지하게 하는 내용이다. 단, 수사보안 등의 이유로 필요한 경우에는 최대 6개월까지 통보를 유예하는 단서를 달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공수처 통신조회 논란을 겨냥해 "미친사람들"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본부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같은 공약 배경으로 "현재 공수처, 검찰, 국정원 등 수사기관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법원의 허가가 없어도 휴대전화 통신사에 가입되어 있는 가입자의 성명,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의 통신자료를 요청해 제공받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이들 수사기관이 통신사로부터 제공받는 개인 통신자료는 2019년 602만건, 2020년 548만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책본부는 "이처럼 매년 수백만 건의 통신사 가입자의 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되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자료조회를 직접 확인해 보기 전에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는 상황"이라며 "수사 등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통신자료 조회는 사회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나, 이를 악용하여 사찰 성격으로 통신조회가 남용되어도 국민들이 파악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깜깜이식 통신자료 조회를 근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공수처 통신조회 논란에 대해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니냐. 단순 사찰이 문제가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불법 선거개입이고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김진욱 공수처장에 대해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공약은 오히려 윤 후보의 공수처 비판이 '정치적 공세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문제로 지적한 연도별 통신조회 통계에 그가 검찰총장 재직할 때의 통신조회 건수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또한 윤 후보는 '수사상의 이유'를 통보 유예기간 단서의 이유로 들었는데, 이는 '고발사주' 의혹 피의자인 자신에 대해 통신조회를 한 공수처를 '불법 사찰' 기구로 규정한 것과 배치된다. 

윤 후보의 공약인 '당사자 통지' 의무화는 이미 복수의 여야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해 논의 중인데다 실효성 논란에 직면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총 7건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모두 '당사자 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0년부터 통신조회 관련 소송을 이어 온 양홍석 변호사(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는 지난 12일 통신자료수집 문제 좌담회에서 "정치권은 또 통지제도 개선만으로 어물쩍 넘기려 해 대단히 우려스럽다. 이는 통신조회 논란을 잠재우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시민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화가 필요하고,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법원의 허가제도다. 법원허가를 받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통신조회, 언론인·정치인이 당사자가 돼서야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를 바탕으로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시절(2019년 7월~2021년 3월) 검찰의 통신조회 건수를 계산한 결과, '통신자료' 조회는 282만 5668건으로 집계됐다. 검찰의 통신자료 조회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하반기 98만 4619건 ▲2020년 상반기 100만 3245건 ▲2020년 하반기 83만 7804건이었다. 같은 기간 검찰이 법원 허가를 받아 조회한 '통신사실확인자료'는 총 17만 8588건이다. 

과기정통부 자료에는 수사기관 문서 1건당 통신조회 건수도 적시돼 있다. 검찰과 공수처를 비교할 수 있는 2021년 상반기 자료를 보면, 검찰은 문서 1건당 평균 8.8건의 통신조회를 했다. 검찰은 6만 7720건의 문서에서 59만 7454건의 통신조회를 했다. 반면 공수처는 문서 1건당 평균 4.7건의 통신조회를 했다. 공수처는 29건의 문서에서 135건의 통신조회를 했다. 윤 후보가 총장 재직시절 검찰의 문서당 통신조회 수는 ▲2019년 하반기 평균 10.2건 ▲2020년 상반기 평균 10.9건 ▲2020년 하반기 평균 9.9건 등이다. 윤 후보가 수사팀장을 맡았던 '국정농단 특검'은 90일동안 220만건의 통신자료, 3600만건의 메신저 송·수신내역에 대한 검색·수사를 진행했다. 

윤 후보는 본인이 직접 통신조회가 정상적인 수사 활동의 일환일 뿐이라고 주장한 적도 있다. 2017년 10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현 국민의힘 의원)이 '통신조회 사찰'을 주장했던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해 "어떤 혐의자 또는 혐의자성 참고인에 대해 법원의 영장을 받아 통화내역을 조회했는데 그 상대방이 수십 명, 수백 명이 나오면 그중의 한 사람으로서, 전화번호가 쭉 나오면 이 전화번호의 가입자가 누구인지 가입자 조회(통신자료)를 말하는 것"이라며 "통화내역을 (확인)하다보면 보통 번호가 몇백 개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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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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