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는 방송사에서 캐스팅 라인업을 공개하기 전에 본인이 앞서 주목받을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혹여 방송사에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함이다.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이런 암묵적인 룰을 지킨다.

그런데 이런 관행에서 벗어난 뮤지컬배우가 등장했다. 러블리즈 출신 케이다. 케이가 18일 SNS에 사진을 올렸는데, 해당 사진이 차기 뮤지컬 출연작에 대한 스포일러라는 논란이 확산되자 문제시될 만한 사진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고 말았다. 뮤지컬계로 불똥이 튀었기 때문이다. 케이가 공개한 콘셉트 사진은 뮤지컬 ‘데스노트’를 연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데스노트’는 캐스팅 뉴스가 전무한 상태나 다름없었는데 ‘데스노트’에 출연한단 걸 케이 본인이 앞서 밝힌 셈이다.

뮤지컬 '데스노트' 포스터 [오디컴퍼니 제공]

캐스팅 공개 순서에서도 문제 소지가 충분했다. 대극장이나 소극장 뮤지컬 모두 기획사는 주연배우부터 공개한다. 주연배우를 먼저 공개하고 그다음에 조연배우가 공개되는 게 룰인데, 케이는 넉 장의 사진을 통해 ‘데스노트’의 조연이 누구인지 추측 가능하게 했다.

올해 ‘데스노트’를 제작하는 기획사는 오디컴퍼니. 오디컴퍼니 입장에선 애초 계획하고 있던 ‘데스노트’ 출연배우 공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케이의 출연 예정 스포일러 때문에 오디컴퍼니는 계획하고 있던 출연배우 공개 일정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할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케이가 공개한 사진이 문제시되는 점은 또 있다. 케이는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엑스칼리버’에도 기네비어 역으로 출연 예정이다. ‘엑스칼리버’가 아니라 아직 캐스팅이 공개되지도 않은 ‘데스노트’에 출연할 것이라는 암시를 하는 바람에 출연작 ‘엑스칼리버’ 홍보는 뒷전이 되게끔 만들었다. 당장 30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라야 하는데 말이다.

뮤지컬 '엑스칼리버' 공연 장면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케이로 인해 불똥이 튄 기획사가 작은 기획사도 아니다. 곧 ‘라이온 킹’을 무대에 올릴 클립서비스와 ‘빌리 엘리어트’를 무대에 올린 신시컴퍼니와 함께 어깨를 겨루는 오디컴퍼니와 EMK뮤지컬컴퍼니라는 대형 기획사다.

오디컴퍼니와 EMK뮤지컬컴퍼니뿐만 아니라 김준수 입장에서도 난처하게 됐다. 케이는 김준수가 설립한 팜트리 아일랜드 소속 연예인. 김준수 입장에선 기획사가 자리잡기까지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는 게 우선인데 당장 소속 배우 케이가 구설수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김준수는 ‘엑스칼리버’ 무대에 케이와 함께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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