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민의힘이 주최한 청년 간담회에서 행사 관계자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참석자를 무더기로 강제 퇴장시켰다. 행사를 기획한 박성중 의원이 ‘이준석 당 대표와 민주당’에게 책임을 전가해 논란은 더욱 커졌다.

5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국민소통본부는 ‘전국 청년 간담회’를 개최했다. 화상회의로 진행된 간담회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 윤 후보의 참석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직접 참석하지 않았으며 스피커폰을 통해 “우리 다 같이 이깁시다”라는 짧은 인사말을 남겼다. 그러자 한 참석자는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빨리 사퇴나 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가 욕설을 퍼부어 한때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회자는 청년 간담회에 참석한 권성동 의원에게 ‘사무총장’ 호칭을 붙였다. 권 의원은 이날 새벽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과 사무총장직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국민소통본부는 5일 화상으로 '전국청년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2030 보수 남성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 해당 간담회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계정이 퇴출당한 캡처 사진을 게재하며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강퇴당했다.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윤석열 후보가 국민 목소리를 듣겠다고 선언한 지 5시간 만에 도망갔다”고 밝혔다. 자신도 간담회에서 강제로 퇴장당했다는 인증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2030 없는 청년 간담회"라고 꼬집었다.

간담회가 파국으로 끝나자 간담회를 기획한 박성중 의원은 '이준석 계열과 민주당 계열이 훼방을 놓았다'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 박 의원은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이준석의 사보타주로 청년들이 호응하지 않아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계획했다”며 “원래 225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민주당에 (화상회의 참여) URL이 돌았나보다. 그래서 290명까지 들어왔는데 이 애들이 장난치고 그래서 잡음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청년들의 반발로 진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질문에 “청년 중에 이준석 계열이 막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박 의원의 해명에 이준석 대표는 개인 SNS에서 “저는 오늘 선거에 있어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틔워 볼 수 있는 것들을 상식적인 선에서 소위 연습문제라고 표현한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되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늘 있었던 ‘이준석 계열’ ‘이준석의 사보타주'로 청년들이 호응하지 않아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계획했다’라는 이야기는 해명이 어차피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3월 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 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5일 한 네티즌은 국민의힘 관계자가 자신을 간담회에서 강제로 퇴장시켰다고 주장하며 퇴출 화면 캡쳐본을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사진=인터넷커뷰니티)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의 간담회 참석은 예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민의힘 공보단은 입장문을 내어 “금일 개최된 화상회의는 기존 중앙선대위 소속 국민소통본부에서 진행했다”며 “윤 후보의 회의 참석은 예정돼 있지 않았다. 윤 후보는 권성동 전 사무총장의 현장 전화 연결을 받고 즉석에서 청년들에게 인사를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공보단은 “소통본부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지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참석자들을 실망 시켜드린 점에 대해 선거관계자들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 금일 빚어진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앞서 윤석열 후보는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체 기자회견에서 2030 청년 중심의 선대위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젊은 청년 보좌관이나 캠프에서 함께 일하는 청년의 얘기를 들어보고 감탄할 때가 많았다”며 “그래서 청년세대가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뛸 수 있게 (선거 캠프를) 실무형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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