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해체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 본인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 선대위 운영 방안과 관련한 기자 질문이 주를 이뤘다.
선거대책위 해체 기자회견이 예고된 5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10여 명의 윤 후보 지지자들이 이준석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었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국민의힘 당사 3층 브리핑룸에 60여 명의 취재진이 진을 쳤다. 국민의힘 측이 제공한 좌석이 모자라 몇몇 기자는 브리핑룸 통로 바닥에 자리했다.
이날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개편안과 관련한 입장문을 낭독한 후 30분가량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대표와 관련된 질문은 쏟아졌지만, 후보 본인 문제에 대한 기자 질문은 없었다.
김 전 위원장과의 결별 과정을 묻는 질문에 윤 후보는 “결별이라고 보는 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선대위라는 조직이 너무 커서 기동성이 있고 실무형으로 2030 세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무형으로 바꾸는 게 맞겠다는 판단으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 연락을 했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그저께 뵈었고, 오늘 아침에 전화도 드렸다”며 “앞으로 많은 조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의 사퇴 여론과 관련해 윤 후보는 “선대기구 구성이나 조직은 후보인 저의 인사권 안에 있지만, 이준석 대표의 거취 문제는 제 소관 밖”이라며 “많은 당원과 의원들이 이준석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주기를 기대하는 입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건희 씨 등판과 관련한 질문에 윤 후보는 “조국 사태 이후 제 처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수사가 이루어졌다”며 “그러다보니 (김 씨의) 심신이 많이 지쳐있어 제가 볼 때는 요양이 좀 필요한 상태다. 제가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여성으로서 이런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굉장히 받았기 때문에 본인이 잘 추스르고 나면 조용히 봉사활동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윤 후보 문제를 지적하는 기자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윤 후보의 지지율 폭락은 선대위 내홍보다 윤 후보의 그간 행보가 더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 중 ‘주 120시간 노동’, ‘임금 차이 없으면 비정규직 정규직 차이 없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등의 발언을 해 그릇된 노동관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밖에 윤 후보는 ‘5.18 망언’, ‘개사과 논란’ 등을 일으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토론 제안에 윤 후보는 “물타기 하려는 정치 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 토론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 선대위 문제점은 윤 후보의 철학·정책 부재라고 지적한 바 있다. 3일 경향신문은 사설 <국민의힘 쇄신, 윤석열의 ‘철학·정책 부재’ 해소가 관건이다>에서 “지난 몇 달 동안 국민의힘 선대위는 선거대책 조직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며 “국민의힘 난맥상의 시작점은 윤 후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윤 후보는 무지와 실언으로 자질 논란을 초래하고, 거친 말로 증오와 편가르기를 시도했다”며 “대선까지 두달 남짓 남았다. 윤 후보는 철학과 정책적 식견을 보여주지 않는 한 시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지난달 26일 사설 <‘토론 무용론’ 윤석열, 정책 검증 필요없다는 건가>에서 “그동안 간담회 등 공개 석상에서 잦은 말실수로 논란을 빚더니, 이번에는 아예 ‘TV 토론 무용론’을 제기하고 나섰다”며 “당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언 리스크’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유권자들의 엄정한 검증을 받아야 할 대선후보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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