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주요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윤 후보 지지율이 이 후보를 크게 앞서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윤 후보가 ‘혁명 수준의 혁신’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지상파 3사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를 8.9%p~12%p 가량 앞섰다. KBS 여론조사는 이재명 39.3%·윤석열 27.3%, MBC 여론조사는 이재명 38.5%·윤석열 28.4%, SBS 여론조사는 이재명 34.9%·윤석열 26%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지도는 최소 7.8%(SBS)에서 최대 8.4%(MBC)다.

KBS 1일자 방송화면과 SBS 1일자 방송화면

주요 신문사가 발표한 여론조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아일보가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39.9%·윤석열 30.2%, 중앙일보가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39.4%·윤석열 29.9%로 조사됐다. 조선일보·TV조선이 실시한 여론조사의 경우 이재명 32.4%, 윤석열 31.4%로 오차범위 내였다.

지난해 11월 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가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주요 언론은 “대선 100일 전 여론조사에서 앞선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100일 전부터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를 크게 이기면서 관련 분석이 무색해졌다.

이와 관련해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3일 <땅콩회항 닮은 김건희 사과와 尹 지지율 균열> 칼럼에서 “새해 벽두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 금 가는 소리가 요란하다”며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여주는 조사도 있었지만, 윤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 앞서는 조사는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천 실장은 당내 갈등,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경력 의혹을 원인으로 꼽았다. 천 실장은 “윤 후보의 실언과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최근 한 달 사이 벌어지고 있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여러 조사에서 20대 이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내부 갈등이)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김건희 씨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사과, 땅콩회항 사과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나"

김건희 씨 허위경력 의혹은 과거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과 비교됐다. 천 실장은 “(땅콩회항 사건이) 처음 불거져 나온 것은 한 조간신문의 8면 2단 기사”라면서 “대응이 적절했으면 쉽게 끝날 수도 있는 사건을 전 국민적 공분을 사는 대형 스캔들로 키운 것은 보도 당일 대한항공이 내놓은 한 장의 사과문이었다. 사과의 내용과 주체, 객체가 모두 핵심을 벗어난 김건희 씨의 사과가 ‘땅콩회항’ 사과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결국 윤석열 후보 측의 대응 방법이 문제라는 얘기다. 천 실장은 “윤 후보는 ‘전두환 칭송 발언’과 관련해서도 떠밀리다시피 사과에 나섰다가, 한술 더 떠 ‘개 사과’ 논란까지 빚은 적이 있다”며 “대처법에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내부 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그때그때 ‘땜질’에 그칠 뿐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했다. 천 실장은 “그러는 사이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는 ‘혁명 수준의 혁신’ 없이는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지지율 요동 李·尹, 민생 정책으로 승부 보라>에서 “지지율이 요동치며 후보들은 ‘나부터 바꾸겠다’(윤석열) ‘오직 민생’(이재명)이라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상대 후보를 존중하지 않고 가족 검증, 색깔론, 무분별한 의혹 제기 등으로 일관하던 혼탁한 대선은 달라져야 마땅하다”고 썼다.

한국일보는 “윤 후보는 1일 선대위 회의에서 예정에 없던 큰절을 하고 ‘새해부터 국민의 삶이 행복해지는 비전과 공약을 보여 드리겠다’고 한 데 이어 2일 디지털플랫폼 정부 공약을 발표했다”며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시에서 ‘주사이론’ ‘같잖다’ 운운하던 것과 딴판이다. 이런 변화가 이어져 투표일까지 대선이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BS 여론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MBC 여론조사는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SBS 여론조사는 넥스트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실시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동아일보 여론조사는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조선일보·TV조선 여론조사는 칸타코리아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실시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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