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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광고법 시행 3년, 언론재단 대행독점이라는 현주소"언론재단 독점력 행사에서 효율성, 투명성 담보됐는가"…계속되는 문제점, 대행수수료·광고전문성·중소언론 지원책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12.23 09:34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정부광고법이 제정·시행된 지 3년 됐다. 한국PR학회와 한국방송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정부광고 대행을 독점하는 것은 위헌적 소지가 크고, 수수료 10% 역시 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2018년 3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부광고법이 제정된 이후 언론재단은 정부광고 대행·집행 업무 독점권을 갖게 됐다. 정부광고법은 “문체부 장관은 정부광고 업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나 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했지만, 해당 시행령은 “정부광고 업무를 언론재단에 위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 중소 광고대행사는 “언론재단의 정부광고 독점은 직업 선택 자유 위반”이라며 2019년 2월 헌법소원 심판을 신청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진=미디어스)

22일 열린 <정부광고제도 합리화를 위한 법제 및 집행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언론재단의 정부광고 독점은 위헌”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는 “언론재단이 제작사인지, 랩사인지, 대행사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정부광고법 위헌 판정이 난다면 독점 논란이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위헌판결이 난다면 언론재단은 광고시장 활성화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광고를 재정립하고, 정부광고 전문인력 양성을 계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현행 정부광고 제도는 수요자(매체사)와 공급자(광고주) 모두 쌍방독점인 상황”이라면서 “언론재단은 양쪽에서 독점력을 행사한다. 언론재단이 독점하는 것은 효율성과 투명성 때문인데, 지금까지 효율성이 담보됐는지 문제제기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위임과 관련된 문제도 있다”며 “정부광고법은 문체부 장관이 전담 기관을 지정하게 돼 있지만, 시행령이 언론재단을 독점적으로 지정했다. 독점과 관련된 규정은 시행령이 아니라 법률안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문위원은 “정부광고는 일종의 계약인데 이를 독점적으로 하는 건 국가계약법 원칙의 이탈”이라면서 “법적 부분을 추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정책 전문가인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법 제10조제1항에 의거 문체부장관은 필요하다면 정부광고 업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나 단체에 위탁할 수 있을 뿐이므로 정부광고 업무를 법에 근거하여 위탁하는 정도로 끝내야 했는데, 시행령에서 언론진흥재단으로 수탁기관을 특정했다”며 “결과적으로 포괄위임입법 금지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특정 기관에 정부광고 업무를 독점적으로 수탁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진성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보좌관은 “독점, 시행령 위임 문제가 있어 헌법소원에서 100% 위헌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언론재단 정부광고 독점 대행, 헌법 소원 제기돼)

헌법재판소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언론재단 독점 규정을 위헌으로 판단한다면 정부광고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 안정상 수석은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언론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를 통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안 수석은 “미디어 진흥정책을 통합하는 새로운 부처가 필요하다”며 “언론재단과 코바코는 ‘언론광고진흥원’ 등 기관으로 묶어 광고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정상 수석은 민간 광고대행사가 정부광고 업무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수석은 “민간 광고대행사의 정부광고 진출을 차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일정 기준을 정해 민간 대행사가 정부광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과 공공기관의 제한적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문기 교수는 “조직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며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독임제 미디어 부처를 만들고, 가칭 광고진흥원을 만들어 운영하게 하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영국의 GCS(정부광고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 기구)를 예로 들었다. GCS는 정부광고 관련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고, 4천 명 이상의 공무원·전문가를 구성원으로 두고 있다. 홍문기 교수는 “GCS는 정부광고 예산 남용 문제를 막기 위해 탄생한 기구”라면서 한국도 관련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언론재단의 정부 광고 대행 독점, 납득 어려워")

<정부광고제도 합리화를 위한 법제 및 집행 개선방안> 세미나 (사진=한국방송협회)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점

현행 정부광고 제도에 대해 ▲10% 대행수수료 적절성 논란 ▲언론재단의 광고 전문성 부족 ▲중소 지역방송 및 지역신문 지원책 미비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형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정부광고 매출액의 10%는 언론재단의 매출이 된다”며 “언론재단이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는데,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언론재단은 수수료 배분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민간 대행사에 대한 보상안은 현실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공적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수료는 원가주의를 적용해야 한다”며 “사익 추구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 수수료에 대한 기준과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전문위원은 “정부가 근거 없이 수수료를 산정한 배경이 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형민 교수는 언론재단의 광고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언론재단의 체계가 부재하고, 어떤 전문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며 “(전문성 부재가) 정부광고 커뮤니케이션 질 하락으로 연결된다면, 국민이 그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정부광고법 제정 이후 언론재단이 수주하는 정부광고 규모는 큰 폭으로 늘었다. 2017년 정부광고 규모는 7667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광고 규모는 1조 600억 원이었다. 정부광고 수수료는 1000억 원에 달한다. 언론재단의 광고 규모는 국내 광고대행사 중 4위에 해당한다. 언론재단의 광고 규모는 롯데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대홍기획(8100억 원)보다 크다.

홍문기 교수는 “언론재단이 처리하는 광고는 20만 건에 달하는데 담당 직원은 백여 명 안팎”이라면서 “업무량 때문에 재단 내부에서도 불만이 많다. 광고주가 컨설팅을 받고 싶어 언론재단에 연락해도 통화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홍문기 교수는 “정부광고와 수수료는 세금으로 이뤄지는데, 누구의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면서 “언론재단의 것이 아니다. 국민 모두의 것인데, 국민이 (언론진흥기금 집행을 통해)어떤 이익을 얻었는가”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국민이 무슨 이익을 얻는지 고민하고 연구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정상 수석은 중소 지역방송사와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 수석은 “방송광고와 관련한 정부광고 수수료는 중소 지역방송을 지원하는 데 쓰여야 한다”며 “또한 경영 상황이 어려운 중소 지역방송사를 우선 지원하거나, 수수료를 면제해줘야 한다. 지역신문 역시 일정부분 혜택을 할당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이 밝힌 협찬고지 사례 (사진=방송통신위원회 협찬고지, 비상업적 공익광고 모니터링 세부기준)

"협찬고지, 정부광고에서 분리해야" 

방송 협찬고지를 정부광고와 분리해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협찬고지는 방송사업자가 협찬주로부터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물품·용역·인력 또는 장소 등을 제공받고 협찬주의 명칭 또는 상호 등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언론진흥재단은 정부 방송 협찬을 대행하고 대행 수수료 10%를 거둬들이고 있다. 정부광고법에는 협찬과 관련된 규정이 없다.

2019년 5월 방송협회와 언론재단은 정부 협찬고지를 둘러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방송협회는 “협찬고지는 광고가 아니기에 언론재단 대행을 거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으며 언론재단은 “협찬은 유료고지 행위이기 때문에 광고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협찬고지는 방송 매체를 통한 광고의 형태로 볼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당시 법제처는 협찬고지와 관련된 규정이 미비하다면서 “관련 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관련기사 ▶ 법제처 "정부·공공기관 방송 협찬, 광고로 볼 수 있어")

홍문기 교수는 “다양한 유형의 행위를 정부광고에 접목하니 문제가 발생한다”며 “협찬고지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고지하지 않은 협찬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부분에 혼선이 있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가 협찬과 간접광고를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엄재용 SBS 국장은 “방송사 협찬은 주로 외부 대행사가 방송사에 전달한다”며 “외부 대행사와 방송사가 협찬과 관련된 결정을 내리면 언론재단은 ‘통과’ 역할만 하고 10% 수수료를 가져간다. 결과적으로 제작비만 줄어들게 됐다”고 비판했다. 진성오 보좌관은 “정부광고법에는 협찬고지에 대한 정의 조항이 없다”면서 “광고 행위와 협찬은 분명히 다르다. 더 이상 규제가 생성되지 않도록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미나 축사를 맡은 박성제 MBC 사장은 “정부광고법은 제정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고, 지금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모든 정부광고 매체비의 일괄 10% 수수료 징수 문제, 정부광고가 아닌 협찬까지 위탁대행을 강제하는 문제, 특정 매체에 편중된 정부광고 집행으로 인해 지역 매체가 소외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사업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기형적 정부광고 제도”라면서 “차기 정부에서는 제도가 정비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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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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