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에 합류하자 여성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은 “양당구조 속 대선 시간표가 정해진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여성 안전만큼은 보장하겠다는 윤석열 후보를 믿고 합류했다”고 밝혔다.

신지예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은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합류 이유에 대해 “진보쪽 제3지대에서 활동해온 정치인으로 지난 10월부터 양당구도를 깨고 다자구도로 가야 된다고 외쳐왔지만 물리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고, 제3지대가 만들어지지 못하면 미약한 목소리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 고민했을 때 어쩔 수 없이 양당구도 안에서 한 후보자를 선택해야 했고, 정권교체가 됐을 때 여성들이 더 많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부터),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후보가 아닌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 등 거물 정치인들의 성폭력 사건과 이후 민주당의 정치 행보를 보며 굉장히 큰 불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검찰총장으로 범죄와 맞서 싸워왔고, 직접 만났을 때 “여성 안전만큼은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 부위원장을 국민의힘 캠프로 이끈 건 김한길 새시대준비위 위원장이다. 신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과 안면이 전혀 없었는데, 젊은 진보 청년들을 추천받다가 저를 알게 됐다고 한다. 처음엔 어렵다고 말씀드렸는데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아도 정권교체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해 움직였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해 앞서 '조폭같은' 인상이라고 평가한 건 오해였다고 말했다. 신 부위원장은 “저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으로 출마했을 때 센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다가 직접 보고 ‘되게 순둥순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윤 후보를 직접 뵈니 조폭같지 않을까란 오해에서 완전히 탈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로부터 장관 자리를 약속받았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런 제안을 받지 않았고 자리 욕심으로 움직인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을 한때 지지했고 진보 쪽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정권교체가 정말 중요하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어떤 자리도 보장받지 않고 서로가 초심을 변치 말자는 그 약속 하나만 믿고 윤 후보의 당선을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 부위원장은 여성계의 비판에 대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이 아니며 여성주의는 보수든 진보든 할 것 없는 인권의 문제이기에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윤 후보가 ‘여성의 안전과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해 믿고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부위원장은 윤 후보로부터 페미니즘이나 탈원전 가치에 대한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자가 약속하지 않더라도 더 중요한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면 국민의힘이라도 변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겨레는 21일 1면 <윤석열 캠프로 간 ‘페미’ 신지예의 자기부정> 기사에서 여성계 인사들의 비판 목소리를 담았고, 경향신문은 칼럼 <신지예와 윤석열, 그 '환상의 콜라보'>을 통해 “신지예의 돌연한 선택은 ‘상징자본’의 사유화라 부를 만하다”며 "신지예의 돌출행동이 꾸준히 신념을 지키며 활동해온 청년 정치인, 특히 여성청년 정치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렵다"고 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사설 <윤석열의 청년·여성 대표 영입이 진정성 있으려면>에서 “외부인사를 영입하려면 그 사람의 상징적 메시지를 당의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하며, 아무런 변화 없이 기존의 공약·발언과 배치되는 인사의 영입은 사탕발림으로 표를 얻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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