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국민의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리스크가 이준석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불러오는 모양새다. 윤핵관 문제로 조수진 윤석열 캠프 공보단장과 극한 갈등을 벌인 이 대표는 21일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울산 합의'를 이룬 지 18일 만에 당내 갈등이 재연됐다.

21일 새벽 이준석 대표는 MBC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조수진 단장이)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한 줄 들어있는 변명을 올린 걸 보고, 자기가 (공보단장 직을) 내려놓는가와 관계없이 계선(개선)에 아무 의미없는 자리는 던지려고 했다”며 “(상임선대위원장이) 지휘 체계상 아무 의미없는 자리라고 조수진 단장이 선언했으니, 그만둔다는 거”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4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조수진 국민의힘 윤석열 선거캠프 공보단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갈등은 20일 오전 열린 비공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윤핵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공보단장이 이를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수진 단장은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 하는가”라고 반발했으며 이 대표는 “내가 상임선대위원장인데 누구 명령을 듣는가”라고 했다. 이에 조 단장은 “난 후보 말만 듣는다”고 답했고,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후 조수진 단장은 기자들에게 이준석 대표를 비방하는 유튜브 영상 링크를 보냈다. 보수 유튜버가 만든 이 영상의 제목은 ‘이준석 황당한 이유로 난동! 정신 건강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사퇴시켜야! 그게 안 되니 답은 탄핵!’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준석 대표는 SNS에서 조수진 단장을 공개 비판했다. 이 대표는 20일 저녁 7시 “이런 방송 찾아보고 전송하고 있을 만큼 선대위 업무가 한가한가”라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조 단장은 같은날 저녁 11시 SNS에서 “출입기자 세 분에게 (링크를) 전달했고,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21일 새벽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해놓은 거 보니 기가 찬다”며 “후보자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 대응할 건가”라고 비판했다.

'친윤석열'로 꼽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윤석열 후보의 ‘문고리 권력’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오전 8시경 SNS에 “티끌만 한 억울함도 감내하지 못하겠다는 당 대표의 옹졸한 자기 정치가 선대위를 얼마나 이기적으로 만들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후보를 위해, 선대위 조직의 안정을 위해 조그만 억울함이나 답답함은 인내하며 구성원들을 다독거리면서 가면 안 되는가”라고 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기사를 공보단장 자격으로 색출해서 막는다든지 하는 방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이준석 대표가 화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은 대선이다. 언론이 적전분열, 오월동주라고 표현하는데, 그런 얘기가 계속 나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계열사인 디지털타임스는 21일 사설 <국힘 이준석·조수진 또 충돌… 선대위 난맥 가관이다>에서 “국민의힘을 보면 과연 대선을 앞둔 정당인가 싶게 긴장감 없이 느근하다 못해 한가롭다”며 “대선 승리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에만 골몰하는 듯하다. 선거 승리를 위한 정책개발과 캠페인전략 구상에 전념해도 모라랄 판에 쉽게 조율할 수 있는 지엽말단적 일로 시간을 허비하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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