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지난 13일 연임에 성공한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선거운동 주요 공약으로 ‘기자의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국가기념일 제정은 쉽지 않다.

김동훈 회장은 선거홍보물에서 “주요 직능단체들은 경찰의날, 소방의날 등 스스로를 자축하는 국가기념일이 있다”며 “우리 기자들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자의날(5월 20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월 20일은 1980년 신군부의 광주 5·18 학살과 언론검열에 맞서 언론인들이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한 날이다.

올해 5월 20일 열린 기자의날 행사에서 김동훈 기자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기자의날을 경찰의날·소방의날처럼 ‘직능직업인의 날’에 준하게 하도록 요청할 생각”이라면서 “달력에 적혀있는 기념일 중 하나로 지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자협회는 기자의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달력에 (기자의날을) 명기해 기자들이 존경받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이라며 “방송의날이나 신문의날처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방송의날과 신문의날은 국가기념일이 아니다.

'기자의날'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기 위해선 국민적 공감대가 뒤따라야 한다. 기념일 규정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기념일로서 지정할 가치가 있는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할 수 있다. 언론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정부가 ‘기자의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가 6월 발표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조사에서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32% 수준으로 하위권이다.

이에 대해 김동훈 회장은 “소방의날, 경찰의날, 무역의날, 소비자의날을 제정할 때 국민 동의를 받은 건 아니지 않는가”라면서 “기자의날이 엉뚱한 날도 아니고, 80년 정신을 살리자는 건데 국민 50% 이상이 반대할까. 언론 신뢰 회복 차원에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국가기념일은 특정일을 기념하는 날로, 정부는 기념일에 전국적·지역적 규모의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소관 부처가 행정안전부에 기념일 제정을 요청하면 행안부는 중복성·국민적 공감대 형성 여부·역사적 의미·해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이후 국무회의에서 기념일 제정 여부가 확정된다. 현재까지 제정된 국가기념일은 총 5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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