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라던 <설강화: snowdrop>(이하 설강화)가 첫 방송부터 시청자 의견을 차단하는 ‘불통’ 드라마로 치닫는 중이다. 시청자의 소통 통로가 돼야 할 네이버앱의 TALK은 18일부터 막혀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JTBC 홈페이지 <설강화> 시청자 참여 카테고리에 있는 시청 소감란에 올라온 게시물은 “작성자와 제작진만 열람 가능한 게시물입니다”고 게재돼 있다. 글 작성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시청자가 제기한 의견을 읽지 못하도록 JTBC 홈페이지에서 비공개로 전환한 결과다.

JTBC 새 토일드라마 <설강화 : snowdrop> 포스터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른 의견이 게시판에 올라와도 이를 삭제하거나 차단하지 않는 방도가 의견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네이버앱의 <설강화> TALK과 홈페이지 시청 소감 두 곳은 시청자의 의견이 올라올 여지 자체를 폐쇄했거나 비공개로 바꿨다.

네이버앱의 <설강화> TALK과 홈페이지 시청 소감 두 곳이 차단하되나 비공개로 설정되자, 시청자들이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시청자 의견을 올리고 있다. JTBC 옴부즈맨 프로그램 <시청자 의회> 시청자게시판에 “설강화 폐지”, “북한 남파원이 민주화 운동을 한다? 제정신입니까?” 등 <설강화>의 18일 방영분에 대한 시청 소감을 올렸다.

JTBC <시청자 의회>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하나는 “누명을 실제로 가정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대체 왜 독재자에게, 독재 부역자들에게 명분을 실어주어야 합니까?”라며 “가족이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고문당하거나 돌아가셨다고 생각해보면 그런 가정을 생각할 수나 있었을까요?”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JTBC <시청자의회> 시청자게시판 (화면 갈무리)

드라마 전개에 있어서도 실제 역사와는 차이가 있었다. 당시 안기부 권력은 극중 피승희 사감(윤세아 분)의 반대에 휘둘릴 만큼 만만하지 않았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안기부 요원이 일개 대학교 사감의 기세에 짓눌리는 설정은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드라마가 안기부 요원 장한나(정유진 분)를 묘사하는 방식은 현명하지 못했다. 이강무(장승조 분)를 향해 권총을 발사한단 극 중 설정은 장한나의 별명인 ‘일당백’을 강조하기 위해서나, 또는 과거 이강무와의 사이가 좋지 않은 관계란 점을 설정하기 위해서라 가정해도 지나치게 과장된 묘사였다.

네이버앱의 <설강화> TALK가 차단됐고, <설강화> 홈페이지 시청 소감은 비공개로 전환했음에도 대중은 JTBC의 옴부즈맨 프로그램 시청자게시판을 찾아가 해당 드라마에 대한 비판 의견을 게시하는 중이다. <설강화> 제작진과 방송사는 시청자 소통 차단에 대한 반작용이 거세단 점을 직시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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