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 세계 기준으로 올 한해 임의 구금된 언론인은 488명이다. 이 중 60명이 여성이다. 언론인 65명이 범죄혐의가 아니라 인질로 붙잡혀 있는 상황이다. 살해된 언론인은 46명이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16일 전세계 언론인 탄압 사례를 정리한 ‘2021 언론인 탄압 집계’를 발표했다. 올해 구금된 언론인의 숫자는 국경없는기자회가 연례 보고서를 발표한 1995년 이래 최고치다. 이달 중순 기준으로 수감되어 있는 언론인 및 언론 노동자는 총 488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20% 증가했다.

구금된 언론인 수가 급증한 이유는 미얀마, 벨라루스, 중국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급변 상황이 원인이다. 미얀마는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8월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의 재선 이후 대대적인 탄압이 벌어졌다. 중국은 한때 언론 자유 보장의 표본이었던 자치구 홍콩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다.

(출처=국경없는 기자회)

구금된 여성 언론인 수, 역대 최고치

국경없는기자회가 집계한 구금된 여성 언론인 수는 올해 가장 많다. 총 60명의 언론인이 구금되어있는데 지난해 대비 3분의 1(33%)이 늘었다. 지난 5년간 언론인을 가장 많이 구금해온 중국은 19명의 여성 언론인을 임의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금된 언론인 명단에는 올해 국경없는 기자회 언론자유상 수상자인 장잔도 포함됐다.

벨라루스에 여성 언론인 17명과 남성 언론인 15명이 감옥에 갇혀 있다. 이들 중 폴란드에 본사를 둔 벨라루스 독립TV채널 벨사트의 기자 다리아 출초바와 카차리나 안드레예바가 포함돼 있다. 미얀마에 감금된 53명의 언론인 중 9명이 여성이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기자들의 임의 구금이 극단적으로 치솟은 것은 3개 독재 정권의 소행”이라며 “독재 권력이 전 세계 곳곳에서 그 힘을 강화하고 이로 인해 위기가 축적되는 한편, 독재 정권은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권위주의 정권의 탄압을 중단시킬 만큼 압력을 가하지 못하는 지정학적 권력 관계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살해된 언론인 중 65% 표적 살인

올 1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 46명의 언론인이 언론 활동을 하다가 살해됐다. 사망한 언론인이 50명 아래로 내려간 건 2003년 이래 처음이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올해 살해된 언론인 중 65%가 표적 살인을 당했다고 밝혔다. 표적 살인은 멕시코(7명), 아프가니스탄(6명), 예멘(4명), 인도(4명) 등에서 두드러졌다.

이와 더불어 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 자유와 관련해 주목할만한 기록을 소개했다. 올해 언론인에게 선고된 최장 징역형은 15년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아볼루옴과 베트남의 팜 치 둥이 선고받았다. 카메룬의 아마두 바물케와 모로코의 알리 아누즐라는 부조리한 재판을 가장 오래 받고 있는 상태다. 홍콩의 지미 라이와 이란의 케이반 사미미 베흐바하니는 각각 74세와 73세로 구금된 최고령 언론인이다. 프랑스 언론인 올리비에 뒤부아는 올해 납치된 유일한 외신 기자로 지난 4월 8일부터 말리에 인질로 붙잡혀있는 상태다.

국경없는기자회는 1995년부터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언론인에 대한 폭력과 학대를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직업 언론인뿐 아니라 시민기자, 언론 노동자도 대상으로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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