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광주MBC 시사라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 폐지로 작가, 리포터 등 프리랜서·비정규직 제작진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광주MBC 라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은 내년 1월 1일 자로 폐지된다. 광주MBC는 2016년 5월 11일 <시선집중광주>를 <황동현의 시선집중>으로 타이틀을 변경했다. <황동현의 시선집중> 방송시간은 오전 7시 5분부터 8시 30분까지다.

<시선집중> 제작 스태프 일동은 15일 “우리는 여전히 쉽습니다”란 제목의 입장문을 외부에 공개했다. 제작 스태프 일동은 “회사는 프로그램 폐지를 콘텐츠 경쟁력 강화 차원, 흑자 전환의 대책이라고 말하지만 개편 과정에서 (우리와는) 단 한 차례의 논의도 없었다”며 “스텝들은 의사 결정에 참여조차 하지 못했고,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꺼내놓아도, 끝내주는 섭외를 추진해도 이 회사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토로했다.

광주MBC 시사 라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 (사진=광주MBC)

스태프들은 “그들이 입맛대로 휘둘러대는 ‘쉬운 해고’에 어제는 있던 것이 오늘은 없고, 수십 명의 힘 없는 프리랜서들이 실직자로 전락한다”며 “매일 방송을 통해 공정과 정의를 외쳤고 우리의 역할이 필요한 곳에는 기꺼이 가장 가깝게 닿아 있었지만, 누군가에게 우리는 여전히 쉽다”고 했다.

이들은 “나의 일자리, 내 프로그램 하나 지키지 못하는 현실이 자괴감에 휩싸이게 하고 언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잃게 한다”며 “우리 프로그램이, 열정과 노력이 사라지지 않게 많은 곳에 목소리를 내주시고 뜻을 같이해 달라”고 호소했다.

<시선집중>이 폐지되면 작가 2명, 리포터 2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10년 넘게 <시선집중>을 만들어온 최은영 작가는 미디어스에 “시선집중이 만들어지고 얼마 안 돼 팀에 합류해 일한 지 15년 정도 됐지만 올해 처음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며 “그런데 계약기간이 12월 31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최 작가는 “계약해지를 하더라도 법적으로 근로자에게 통보해야될 날은 한 달 전인데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프로그램 폐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며 "담당 PD를 통해 건너 건너 폐지 소식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최 작가는 입장문을 쓴 이유에 대해 “프로그램 폐지를 철회해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라며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광주MBC를 대표하는 시사프로그램으로 제작진이 책임감을 가지고 진심으로 만들어왔는데 서울에 다른 유명한 프로그램보다 청취율이 낮다는 이유로 폐지한다고 하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MBC의 캐치프레이즈가 '공정'이다. 밖에서 공정을 외치면서 내부적으로 불합리한 것들이 반복되는 상황이 비참하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광주MBC 밖에서도 프로그램 존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 회원 일동은 시청자게시판에 프로그램 존치를 바란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이들은 <시선집중>을 “시각장애인들에게 친근한 소통의 친구였고, 그날 그날의 가장 중요한 시사 이슈를 여러 전문가와 당사자들이 쉽고도 간결하게 풀어주는 방송이었다”고 소개했다.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는 “시선집중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지역의 수많은 청취자들의 다양한 소통 창구”라며 “소중한 역할을 해온 시선집중을 폐지한다면 지역사회의 입을 틀어막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한 “공영방송인 MBC라디오는 지역사회 구석구석의 필요한 소식을 더 알려야 할 의무가 있기에 어떤 이유로도 폐지하는 것보다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MBC 편성본부장은 폐지 이유에 대해 “미디어 환경 급변에 따라 라디오 방송을 디지털과 병행·연계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았다”며 “새로운 시사프로그램은 라디오 생방송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진행되며 방송분량을 줄여 집중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편성본부장은 시각장애인연합회의 반대 의견에 대해 “시사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게 아닌 더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배치한다는 결정으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내부 스태프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담당 PD가 폐지 소식을 전달했을 거다. 오래전에 정해서 결정한 것으로, 한 달 전에 전달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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