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노재승 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망언에 대해 입을 닫았던 조선일보가 노 씨의 자진 사퇴를 지면으로 다뤄 비교된다. 10일 조선일보는 자진 사퇴를 전하며 노 씨의 망언을 간략히 소개했는데, 5·18 망언은 없었다. 조선일보는 인터넷 기사를 통해 '5·18 폄훼' 논란에 대한 노 씨의 해명을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10일 5면 <‘부적절 발언 논란’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 사퇴> 기사에서 “노 씨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비니를 쓰고 유세차 연설을 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니좌’란 별칭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탔다”면서 “국민의힘 영입 발표 후 그가 과거 페이스북 등에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개밥’에 비유하는가 하면, 올해 광복절에는 백범 김구 선생을 두고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 죽인 인간’이라고 적은 글이 논란이 됐다”고 보도했다.

노재승 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망언 논란은 지난 7일부터 불거졌지만, 조선일보 지면에 관련 내용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조선일보는 5일 5면에 노 씨 영입 소식을 전하면서 “노 씨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유세차 연설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탔다”고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비니좌(비니 모자와 능력자를 뜻하는 ‘본좌’의 합성 조어)’란 별칭으로 불리는 노 씨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9일 <‘노재승 망언’ 무보도로 덮은 조·중·동> 모니터링에서 “보수언론은 노 위원장을 ‘비니좌’라고 소개만 했을 뿐 망언 논란에 대해선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며 “무보도로 잘못을 덮고, 정쟁화로 편을 갈라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잘못을 지적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신 조선일보 온라인 기사는 노 씨의 해명에 집중했다. 조선일보는 7일 <“정규직 제로 망언” 與비판에...‘비니좌’ 노재승 “사업 청년 애환 밝힌 것”> 기사에서 노재승 씨의 SNS 해명문을 상세히 소개했다.

또한 노 씨를 인터뷰한 조선일보 인터넷판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성역화하면서 다른 의견조차 내지 못하도록 언로를 막아버리는 그런 행태를 비판한 것”이라면서 “5·18에 대해 숨기는 게 없다면 굳이 특별법까지 만들 필요가 없지 않나. (5·18) 특별법을 만들고 ‘유공자 명단에 있으니 이들 모두 숭고하게 생각하라’는 방식으로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 될지 모르겠다”는 노 씨의 주장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이런 식으로 다수 국민 지지 얻기 어렵다"

10일 한겨레·한국일보는 노재승 씨의 자진 사퇴를 ‘국민의힘 인사 검증 실패’로 규정했다. 한겨레는 사설 <‘망언 노재승’ 대응 미적거리다 여론에 밀려 내친 국민의힘>에서 “형식은 사퇴이지만 거센 비판 여론에 밀린 국민의힘이 그를 내친 것”이라면서 “당의 돌변한 태도에 ‘자진 사퇴는 없다’던 노 씨도 더는 버티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노재승 씨의 과거 SNS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른 것만 벌써 10여 가지에 이른다”며 “(국민의힘은) 여론의 가시적 압박이 없었다면 그냥 넘길 수도 있었다. 이런 식이라면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아무리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우고 ‘국민 통합’을 주장한다고 해도 강성 지지층을 넘어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막말 논란 노재승 사퇴, 인재 영입 방식 재고해야>에서 “부실 검증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며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이미지만 보고 영입하는 정치권의 ‘인재 영입쇼'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노 씨 영입은) 2030세대의 눈길을 끌기 위한 구색 맞추기용 영입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한 깜짝 영입 대신 장기적 안목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방식으로 정치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청년 정치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정당 혁신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노재승 씨는 과거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백범 김구 명예훼손, 촛불집회·긴급재난지원금 비하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노 씨는 자신의 발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거부해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사람이 살다 보면 젊은 시절에 이런 저런 실수를 할 수 있다"며 노 씨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당 차원에서 결심할 것”이라고 밝힌 뒤 자진 사퇴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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