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합류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게 됐지만 '권력 투쟁'과 '정책 난맥'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당 안팎의 반응이 보도되고 있다.

5일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진통이 있었고 당원과 국민께 불안과 걱정을 끼쳤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 되어,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리더십 논란에 대해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며 "가끔은 시간도 일을 한다.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때는 추진하지만,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리는 것, 그것이 저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부산 서면 시내 거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앞 뒷면에 노란색 글씨로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 주세요', '셀카 모드가 편합니다'라고 적힌 빨간색 후드티를 입고 유세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6일 조선일보는 기사 <尹 "송구한 마음, 자만하지 않겠다"…포용모드로 전환>에서 윤 후보가 선출 이후 자성의 메시지를 낸 것은 처음이라면서 당내 반응을 전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조선일보에 "윤 후보의 리더십 변화가 근본적인 변화인지,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일시적 태도 변화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윤 후보 선출 후 불거진 '문고리 3인방'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 후보 측 인사들의 경계심도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윤석열 후보의 리더십 발언에 대해 "'공정과 상식'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국민의힘 안에서도 지난 한달 동안 구체적인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현실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기사의 제목은 <윤석열의 한달, 정책은 안 보이고 '반문' 깃발만 펄럭>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한겨레에 "'윤석열' 하면 떠오르는 정책을 하나만 대보라. 윤 후보 본인도 선뜻 떠올리지 못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에 기대는 '반사체'가 아닌 스스로 '발광체'라는 점을 입증하려면, 섬광처럼 눈길을 잡는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후보의 그동안 발언을 놓고 보면 '공정'과 '상식', '자유민주주의'와 '자율' 등을 강조한다. 다 좋은 말"이라며 "그런데 이는 정치철학자가 할 말이지 정치인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의 갈등이 봉합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일보는 기사 <중도 공략으로 이번에도 '김종인 매직' 통할까>에서 "선대위 인선을 둘러싼 갈등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자유주의를 강조하는 김병준 위원장과 상충하지 않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일반적으로 경제에 큰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시장주의를 내세워 자유주의자처럼 행태하는 것"이라고 답해 김 위원장과 각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선대위 출범식을 하루 앞둔 5일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후보를 만난 뒤 서울 여의도 당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겨레는 사설 <국민의힘 선대위 '지각' 출범, '정책 난맥'부터 풀어라>에서 "윤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고 한달이 지나도록, 윤 후보와 국민의힘 모두 아무런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중도개혁 정책을 표방해온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의 이런 태도와 정책 난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내홍 수습한 윤석열, '반문재인' 넘어서는 비전 제시해야>에서 "국민의힘은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을 선거 슬로건으로 정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윤 후보의 실언과 자질 논란이 계속된다면 슬로건대로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한국일보는 사설 <가까스로 갈등 봉합한 尹·李, 국정 청사진 제시해야>에서 "지난 한 달간 국민의힘이 보여준 것은 정치 막장 드라마에 다름없었다"며 "정권교체가 다 된 것처럼 여기고 권력 다툼을 벌인 결과"라고 총평했다. 한국일보는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김 전 위원장과 김 위원장 간 관계, 추가 인선 문제, 보수 정체성과 중도 확장 사이 노선 갈등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또한 "더군다나 윤 후보는 그간 반문이나 정권 교체 구호 외에 보여준 것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아일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거론하며 당내 갈등 가능성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김종인 野선대위 접수 '선거 뒤엔 나 몰라라 퇴장' 반복되나>에서 "김종인 총괄위원장 체제가 구축되면서 그간 지속된 내부 분란과 혼선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며 "하지만 김 위원장을 두고 당내에선 '노욕의 정치기술자' '희대의 거간 정치인'이란 비난까지 나왔던 터다. 당 안팎에선 잠복했던 갈등이 언제 다시 터져 나올지 모른다는 걱정이 여전하다"고 썼다.

이어 동아일보는 "그는 늘 정치권이 선거 때만, 위기 때만 찾는 인물"이라며 "그래서 그가 내놓은 정책 공약도 유아무야되기 일쑤였다. 이번에도 그의 선거 후 역할은 미지수다. 그러면 또다시 책임 없는 임시직 책략가에 매달린 우리 정치의 얕은 수준만 드러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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