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결과가 발표되면서 한나라당 과반 의석 획득 등을 놓고 정국을 전망하는 보도가 한창이다. 이에 미디어정책과 입법을 맡아온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와 방송통신특별위원회, 과학기술정보위원회 등 해당 상임위 의원들의 당락을 중심으로 향후 18대 미디어정책의 앞날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문화관광체육부와 옛 방송위원회 등을 소관해온 17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이하 문광위) 위원장을 역임한 이미경의원(서울 은평구갑·통합민주당) 조배숙 의원(전북 익산시을·통합민주당) 등은 재선에 성공했다. 각각 여성운동계와 법조인 출신으로 상임위의 전문성과는 큰 연관성 없는 위원장들이 방통위원회 출범 등 굵직한 사안을 조율하는 임무를 맡아왔다. 이들이 다시 한번 문광위 위원장에 출사표를 낼 지도 관전 포인트다.

문광위 한나라당 간사를 지낸 심재철(안양 동안을), 정병국(경기 양평가평), 최구식 의원(경남 진주갑) 등도 모두 당선자 명단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KBS2TV 민영화와 민영 미디어랩 도입,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강력히 주창하며 '방송광고판매대행법' 및 '국가기간방송법', '신문법개정안' 등을 제출한 주역이다. 특히 정병국 의원의 경우 16대와 17대 모두 문화관광위원으로 활약해온 터라 18대의 상임위 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문광위 통합민주당(옛 열린우리당) 간사였던 우상호(서울 서대문구갑),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은 전부 탈락했다. 이들은 신문법 등 언론개혁 입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의원들이라 언론계 안팎에서 당락여부에 높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정청래 의원은 지속적으로 국정감사 등에서 조선일보의 편파보도를 지적하며 문화일보의 선정성을 집중 비판하기도 했다.

▲ 경향신문 4월11일자 1면.
그밖에 한나라당의 문광위 출신이자 방통특위 위원을 맡기도 한 정종복(경북 경주), 박형준(부산 수영구) 의원, 박찬숙(수원 통영)등이 낙선됐고 김충환(서울 강동갑), 이계진(강원도 원주), 장윤석(경북 영주), 전여옥(서울 영등포갑) 등 문광위 내에서 정치공세로 저격수를 담당해온 의원들은 당선에 성공했다.

통합민주당 소속 문광위 위원들 중 김재윤(제주 서귀포남제주), 유선호(전남 장흥강진영암), 이광재(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 등이 재선으로 결정났고 김희선(서울 동대문구갑) 의원과 손봉숙 통합민주당 의원(서울 성북구갑), 지병문(광주 남구) 등은 18대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이외에 지역방송정책에 주력한 통합민주당 이광철 의원, 언론개혁 및 이용자 주권을 주창해온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등 미디어 공공성에 목소리를 높이던 의원들은 각각 18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한편 지난 3월 31일 활동이 종료된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도 개표결과 희비가 엇갈렸다. 위원장 김덕규 통합민주당 의원이 조선일보 출신의 진성호 한나라당 후보에 밀려 낙선됐다. 방통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재웅 의원과 통합민주당 간사 홍창선 의원, 한미FTA체결대책특위 위원을 겸직한 통합민주당 유승희 의원 등은 출마하지 않았다.

방통특위 내에서 통신산업계 친화적이라고 평가받는 한나라당 서상기(대구 북구을), 한나라당 차명진(부천 소사), 자유선진당 권선택 (대전 중구) 의원 등은 18대 국회에 재진입했다. 과기정위 출신의 한나라당 김희정(부산 연제), 심재엽(강원 강릉) 의원 등은 탈락했다.

급조한 선거공약과 정책토론회 불참사태 등으로 '정책선거 실종'이라는 오명을 쓴 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개원일(6월 5일)을 두달여 앞두고 있다. 정치권은 일단 선거 결과에 따른 당내 조직정비 등 '집안 정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임위원회 조정은 국회 원내 교섭단체 중 제1당과 2당의 수석 부대표에서 담당한다.

결국 정당들은 다음달 개원을 임박하여 상임위원회 배치 등 원 구성을 놓고 한차례 힘겨루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옛 방송위원회(문광위 소관)와 정보통신부(과기정위 소관)가 해체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상임위원회 구성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신문방송 겸영허용' 등 규제완화를 내건 이명박 정부 시대, '코드인사 퇴장 발언'의 유인촌 문화부 장관과 '대통령 정치멘토' 최시중 방통위원장 등을 앞세운 대한민국 미디어 정책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질까. 총 299석 중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보수정당 의석수가 200석을 넘어선 18대 국회는 이명박 정부에게 상당히 '프렌들리'라는 것 정도는 확실히 전망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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