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박승규)는 10일 발행한 <KBS특보>에서 지난 8일 열린 임시 노사협의회 내용 일부를 중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08년 KBS의 주요정책 추진방향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는데 노조는 수차례 '책임'을 물었고 회사 측은 이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 회의는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걸림돌 비켜나야 하지 않나"…"오히려 무책임한 것, 할말 없다"

▲ 4월 10일 발행된 KBS 노보 (http://www.kbsunion.or.kr).
먼저 수신료 현실화 실패 논란에 대해 회사 측은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의해 다뤄졌기에 빚어진 결과"라며 "공영방송의 큰 틀을 유지하기 위해 설득을 하면 우리의 진정성이 통하리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수신료 인상의 걸림돌은 사장이며 본인이 걸림돌이라면 비켜나야 하지 않겠느냐"는 노조의 질문에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수신료 문제가 정파적 시각에서 다뤄지고 정책적 입장에서 다뤄지지 못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KBS본부는 지난 3월31일자로 단행된 KBS 봄개편과 예산편성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노조 측은 "결과적으로 수신료도 올리지 못하고 재정적 압박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며 "정책적인 실패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개편 후 첫 주말인 지난 5~6일 시청률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또 "지난 공방위에서 부사장께서 무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 사측 대표와 위원들이 모두 공유하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KBS의 경영 책임을 물을 때는 단지 숫자, 흑자, 적자를 가지고 묻는 것은 안된다고 본다. 툭툭 털고 자리를 물러나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한 것"이며 "책임 부분에 대해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본부는 이날 회의에서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수신료 현실화 실패와 누적 적자 등 총체적 위기에 대해 무한책임을 진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KBS특보>는 "4차례 정회와 8시간에 걸친 주요정책 추진방향에 대한 노사협의회는 결국 사측이 노측의 합의서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결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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