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낙상사고를 두고 폭행 루머를 확산시킨 국민의힘이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한 언론 취재를 '파파라치식 취재'라고 비난했다.

17일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일동(간사 박성중, 주호영, 김영식, 정희용, 황보승희, 허은아, 홍석준)은 성명을 내고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이하 '뉴있저') 보도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론 자유를 강조했던 이들은 18일 YTN 항의 방문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YTN '뉴있저'는 윤석열 후보 부인에 대한 파파라치나 다름없는 취재에 즉각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기를 촉구한다"며 "김건희 씨를 취재한다는 명목으로 코바나컨텐츠와 자택에 무작정 찾아갔다가 당사자를 직접 만나거나 대화조차 하지 않은 채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한 일방적 의견을 담아 보도하는 편파적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YTN '뉴스가 있는 저녁' 11월 16일 <"김건희 씨 이사갔어요"?...사무실·자택 가보니> 보도화면 갈무리

이들은 "아무리 대선 후보의 부인이 공인으로서 취재 대상이라 하더라도 YTN은 언론으로서 기본적인 취재윤리나 예의조차 망각한 파파라치나 다름없는 행위를 한 것"이라며 "더구나 최근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외출사진’이 논란이 된 가운데, 조국 전 장관이 '김건희 씨 근처엔 가지도 않는다'고 한마디 하자 충성경쟁이라도 하듯 YTN은 제일 먼저 취재를 빙자해 달려가는 충성스런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16일 YTN '뉴있저'는 <"김건희 씨 이사갔어요"?...사무실·자택 가보니> 보도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건희 씨 관련 취재를 전했다.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핵심 피의자인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구속수감되면서 김건희 씨를 향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YTN '뉴있저' 취재진은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윤석열 후보와 김건희 씨가 거주 중인 자택을 찾았다. 김건희 씨 사무실과 자택은 한 건물에 있다. 코바나컨텐츠 관계자는 YTN에 김 씨가 부재 중이며 집에 주로 있다고 말했다. 건물 안내 직원은 김건희 씨가 이사를 갔다고 했고, 보안 직원은 사전에 연락을 해야 방문이 가능하다고 했다.

YTN '뉴있저'는 "김건희 씨는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말고도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뇌물, 논문 표절, 허위이력 기재 의혹' 등 각종 의혹이 쏟아진 현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더팩트 11월 16일 정정보도 <김혜경 씨 ‘낙상사고’ 후 첫 외출 포착 사진은 ‘수행원’>

국민의힘은 최근 김혜경 씨 사고를 두고 폭행 의혹을 제기하거나 외출 사진 진위공방을 불러일으킨 '더팩트' 보도 내용을 인용하는 등 논란을 부추겼다. YTN '뉴있저'의 김건희 씨 보도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의 의혹제기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 폭행 의혹은 '지라시'에 기반했고, '더팩트' 보도는 오보였다.

지난 15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부인을 폭행했다고 하면 헛소리 정도로 생각할 텐데 이 후보가 그런 소문이 그럴 수 있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 패대기, 형수 욕설, 철거민 폭력 등 평소 그분의 모습이 국민에게 투영된 것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경찰의 경호인력이 24시간 후보와 가족을 경호하는데 119 구급대 이송을 경호인력이 전혀 몰랐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16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올린 "다스베이더’가 알고보니 김혜경 씨의 ‘카게무샤(위장 대역)’?"라는 글에서 '검은 복장의 여성은 수행원'이라는 이재명 캠프 해명을 두고 "대역이라고 해도 우스운 짓이고 거짓말을 한 것이어도 문제가 될 일"이라며 "그만큼 떳떳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보다고 짐작할 뿐"이라고 했다.

같은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과잉취재가 예상돼 일부러 수행원을 그림자 무사 또는 디코이(유인하는 사람)로 먼저 보냈다고 하는 것"이라며 "디코이를 일부러 내세운 건데 수행원이 불안증세를 왜 보이는 건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더팩트'는 이날 오후 오보를 인정하고 기사를 삭제했다.

반면 김건희 씨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2012년 이 모씨와 공모해 주식 1599만여주를 불법 매수하는 등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이른바 '전주'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건희 씨가 권오수 회장으로부터 소개받은 이 씨에게 10억 원이 들어있는 계좌를 맡겼고, 해당 자금이 주가조작에 쓰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윤석열 캠프는 주식 전문가를 소개받아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본 게 전부라는 입장이다. 이 밖에 김건희 씨가 2012~2013년에도 권오수 회장과 특혜성 증권거래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얻었고,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을 사들여 5대 주주에 오르는 등 권오수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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