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지난 5일 열린 'KBS, 2022년 방송을 어떻게 준비할까?' 세미나에서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은 "공감력 있는 연결성이 강조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2021 방송 트렌드와 2022 방송환경 전망'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유 소장은 올해 KBS의 상황을 여러 지표를 통해 분석했다. KBS 1TV와 2TV 시청률은 2012년부터 하락세를 보인 반면, 종편과 케이블은 상승세다. 특히 TV조선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유건식 KBS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 (사진제공=KBS)

2049 시청률 패턴을 보면, KBS 2TV 경쟁력이 심하게 떨어진 반면 SBS가 우위를 점했다. 유건식 소장은 “SBS가 드라마제작센터 ‘스튜디오S’로 따로 만들어 드라마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결과”라며 “미니시리즈 등 드라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박정훈 SBS 사장은 13일 창립 31주년 기념식에서 내년 목표를 ‘자회사를 포함한 SBS 그룹 가치 3조 이상’으로 잡고 ‘스튜디오S’를 중심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S 장르별 가구 시청률을 보면, 2012년부터 드라마 시청률이 빠지고 있다. 다만 2TV는 견고한 시청층을 가진 주말 드라마 때문에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 소장은 “KBS 내부에서 작성한 코코파이(자체 시청률 조사)에는 대체로 KBS 프로그램이 상위에 오르고 있지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서 만든 Racoi, CJ에서 발표하는 CPI 지수를 보면 상위 명단에 KBS는 없다. 내외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유건식 소장은 올해 좋은 성과를 나타낸 드라마 콘텐츠로 SBS <펜트하우스>와 tvN <갯마을 차차차>를 거론했다. 유 소장은 <펜트하우스>의 성공 이유를 시즌제로 설명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시즌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해왔는데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힘을 가지려면 시즌제로 가야 한다. 미국 드라마가 힘을 갖는 이유는 매년 새로운 드라마가 나오면 그 전 드라마를 다시 보는 등 화제성을 가져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갯마을 차차차>의 경우, KBS <동백꽃 필무렵>과 비슷한 장르로 공영방송의 정체성에 맞다고 평가했다.

예능분야에서 채널A의 <강철부대>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꼽았다. 유 소장은 두 프로그램의 트렌드를 ‘공정성’과 ‘연결성'이라고 말했다. 교양프로그램에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와 EBS <위대한 수업>을 꼽았다. 유 소장은 “‘꼬꼬무’는 예능감까지 반영해 인기를 얻었고 ‘위대한 수업’은 공개경쟁에서 EBS가 39억 원 프로젝트를 따간 것으로 KBS가 했으면 좋았을 프로”라고 했다.

채널별 시청률 변화 (출처=KBS 유튜브 '2022년 방송전망 세미나')

2022 방송 관련 키워드를 엠브레인, 바이브컴퍼니, 서울대 등이 실시한 트렌드 분석을 기반으로 추린 결과 크게 6가지로 분류됐다. ▲나노사회 ▲러스틱 라이프(도시속에서 시골 여유를, MBC 최별 PD의 <오느른>) ▲엑스틴 이즈 백(올해의 주인공은 X세대, 엄마와 딸이 함께하는 틱톡 챌린지) ▲바른생활 루틴이 ▲실재감테크(삶으로 들어온 메타버스) ▲라이크 커머스 (‘좋아요’가 힘이 되는 사회, SNS 보고 쇼핑이 이뤄지는 행위) ▲내러티브 자본 (확고한 자기 스토리가 기업·개인 경쟁력이 되는 행위)다.

유 소장은 "파편화된 개인 간의 공감력이 증대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하며,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확보 후 연결에 집중해야한다. 특히 KBS는 '러스틱 라이프'에 맞춰 지역민과의 접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KBS가 내년에 고민해야할 부분으로 ▲빅데이터 활용 ▲크로스 플랫폼 전략 ▲글로벌OTT와의 관계 ▲XR(Extended reality) 콘텐츠 개발 ▲메타버스 활용방안(tvN이 기아와 함께하는 <즐거움 랜드>) ▲AI 활용 등을 꼽았다.

2022년 소위 '빅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3월 9일),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6월 1일) 등 굵직한 정치일정, 제24회 베이징 동계 올림픽(2월 4일~20일), 제19회 항저우 아시안 게임(9월 10일~25일), 장애인 아시안 게임(10월 9일~10월 15일), 카타르 월드컵(11월 21일~12월 18일) 등의 스포츠 경기가 펼쳐진다.

유건식 소장은 “스포츠 이벤트가 많은 해에는 상대적으로 프로그램을 새롭게 만드는 횟수가 줄어든다”며 “그럴 때일수록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특히 내후년은 KBS 창립 50주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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