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점수를 잘못 입력해 탈락자와 합격자를 뒤바꾼 KBS 2TV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KBS 2TV는 2017년 10월 28일부터 2018년 2월 10일까지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을 방영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기존에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 가수 126명을 각각 9명의 여성 그룹, 남성 그룹으로 나눠 경연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문제가 된 방송은 2018년 2월 10일 방영된 최종회다. 지난 9월 24일 감사원의 KBS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담당 프리랜서 작가가 투표 대행업체로부터 받은 사전 온라인 점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점수를 잘못 입력했다. 최종회 남성 참가자 18명 중 15명, 여성 참가자 18명 중 13명의 온라인 점수가 실제와 달랐다.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로고

이에 대해 KBS는 “총파업 등으로 인해 프로듀서 10명 중 3명만 제작에 참여하는 등 업무 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라며 “특정 참가자에게 선발되기 유리하도록 하는 등의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고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윤성옥 위원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다. 위원회가 최근 Mnet, TV조선 등의 유사한 사례를 심의한 바 있다”며 “앞선 (안건과) 유사하게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상휘 위원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상당히 엄중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된 것인지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KBS 측의 의견을 들어보고 어느 정도 상황 파악이 된 다음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위원회가 수사 기관이 아니라서 의도성을 파악할 수 없지만, (프로그램 과정상) 납득하지 못할 이유들이 있다면 상당히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광복 소위원장은 “보고서에는 감사원의 감사 이후 KBS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나와있지 않다”며 “제작진에게 이런 실수를 어떻게 넘어갔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성욱 위원은 “무엇보다 공정했어야 할 경쟁 프로그램”이라며 “방송에서 시청자가 봐야될 사람을 보지 못하게 된 사안이다. 제작진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송소위는 만장일치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tvN <악마판사>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또한 방송소위는 자세하게 묘사된 자살 장면을 어린이·청소년 시청자보호시간대에 방영한 tvN 드라마 <악마판사>에 대해 다수의견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등장인물이 권총의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직접 겨누는 장면, 피가 튀는 장면 등으로 자살을 자세하게 묘사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윤성옥 위원은 “CJ 계열의 PP채널들이 지속적으로 등급제를 위반하고 있고, 점점 누적되고 있다. CJ는 국내의 대표적인 콘텐츠 기업인데, 넷플릭스나 유튜브도 어린이·청소년 보호정책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성옥 위원은 폭력적인 장면을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해서도 방통심의위 차원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휘 위원은 “방송장면이 상당히 사실적”이라며 “시청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사실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을 통해 시청률을 제고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소수의견으로 문제없음 의견을 낸 황성욱 위원은 “드라마 표현에 있어서 위원회가 어디까지 재단해야 할지 잘 판단이 안 선다”고 밝혔다. 황성욱 위원을 제외한 방송소위 위원 전원이 ‘의견진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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