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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왜 목회 안 하고 환경운동에 열심이냐구요?”[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최병성 목사
이영광 객원기자 | 승인 2021.11.10 08:46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모토로 2000년 창간한 인터넷 언론 <오마이뉴스>는 그 콘셉트에 걸맞게 시민기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매체다. <오마이뉴스>는 기사 배치에서 소속 기자와 시민기자의 차별이 없다. 때문에 시민기자들도 어떤 의제를 이슈화시키곤 한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시민기자는 환경 관련 기사를 쓰는 최병성 목사다.

2009년부터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 목사는 굵직한 환경 관련 기사를 쓰며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목회자가 어떤 계기로 언론 활동을 하게 됐는지 등을 듣고자 지난 4일 최 목사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최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2009년 9월 10일 ‘현장 조사 3~4일 하고 23억 챙긴다?’란 기사를 시작으로 <오마이뉴스>에 환경 관련 기사를 써오고 계시잖아요. 12년이 되었는데, 돌아보면 어떠신지요?

“어느새 12년이 됐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오마이뉴스>가 있었기에 세상에 숨겨진 아픔과 남들이 잘 모르는 사연들, 부조리한 일들을 끄집어낼 수 있었고 잘못됐다고 세상에 외칠 수 있었죠. 또 그 덕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시민기자로 활동하기 전과 후가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시민기자 하기 전엔 세상에 문제가 있어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시민기자나 기자나 똑같이 인터넷에 기사를 쓸 수 있어요. 단지 고용된 기자가 아니라는 부분만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그러니까 세상의 아픔과 문제에 대해 더 깊이 관찰하고 찾고 전달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체인지 메이커가 됐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4대강 녹조라떼 (사진제공=최병성 목사)

<오마이뉴스>에 기사는 어떻게 올리게 되셨나요?

“2008년에 제가 쓰레기 시멘트 문제로 미디어다음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는 제가 ‘4대강 사업’ 관련 기사를 계속 써서 많은 파장을 가져왔지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미디어다음의 블로그 사회 기사를 죽여 버렸어요. 그전에는 미디어다음 블로그가 일반 기사와 똑같이 톱으로 노출됐는데, 따로 분리시키면서 블로그 기사의 영향력이 없어져 버렸죠. 그래서 고민하고 있던 차에 마침 <오마이뉴스>와 연결되었고, 시민기자가 된 거예요. <오마이뉴스>는 세상에 외치는 제 입이 되었죠.”

언론에 관심이 있으셨어요?

“언론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언론인이 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에요. 세상의 잘못을 외쳐야 하는데 기자들은 특종기사 한번 쓰고 나면 끝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직접 쓰기 시작한 거죠. 저는 지금 세상의 잘못과 아픔과 감춰져 있는 부조리함을 끄집어내는 평범한 사람인데 언론이라는 것을 이용하는 것뿐이죠.”

그럼 스스로를 언론인이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언론을 이용하는 시민의 한 사람일 뿐이지 지금도 내가 언론인이라고는 생각 안 해요. 전 요즘 많은 사람에게 누구든지 언론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오마이뉴스>란 옛날엔 소수 언론과 기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을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열어 놓은 시민혁명이라고 생각해요. 위대한 사건이었고, 나는 그걸 이용하는 사람이죠.”

글 쓰는 걸 좋아하셨어요?

“글쓰기는 제 일인 거 같아요. 쓰레기 시멘트와 4대강 사업 관련 책도 썼고, 교회 잘못과 신앙 책, 자연의 수필집 등 10여 권의 책을 썼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샘에 물이 가득하면 저절로 흘러넘치잖아요. 자연을 가까이하다 보니 내가 살펴본 것들, 관찰한 것들, 공부한 것들이 글로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요즘 청소년들에게 강의를 많이 하고 글쓰기 강의도 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해요. ‘글 쓰는 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남과 다른 생각이 중요하다. 남과 다른 생각을 위해 자연을 관찰하게 되면 이야깃거리가 나온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면 저절로 글이 써진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글쓰기 법부터 배우는 게 아니라, 잘 관찰하는 법과 다른 생각을 하는 법을 알게 되면 글은 저절로 써진다’라고 강조하고 있지요.”

경기도 고양시, 참나무를 베고 자작나무 심은 현장 (사진제공=최병성 목사)

어떻게 잘 관찰하게 되셨나요?

“어릴 적에 산 밑에 살다 보니 늘 자연과 가까이 살았지요. 자연과 가까이 사는 데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사진을 찍었어요. 꽃과 곤충 사진을 찍었어요. 자연을 관찰하는 눈을 타고난 게 아니라 훈련이 된 거죠. 지금 제 나이가 59살이거든요. 40년이 넘는 동안 자연 사진을 찍다 보니 이미지에 굉장히 강해요. 관찰이 몸에 밴 것이지요. 관찰하면 남들이 보지 못한 걸 보게 되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죠.”

그렇게 관찰해온 것이 지금 환경운동까지 연결되는 거예요?

“그렇죠. 자연에 관심이 많았고, 환경운동 시작한 게 1999년 8월 강원도 영월 서강에서 쓰레기매립장을 막아내면서부터예요. 그때 서강에 사는 물고기들과 꽃들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그 사진들이 서강이 쓰레기매립장으로 버려지면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서강을 지켜낼 수 있었던 힘이 된 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관찰을 잘할 수 있나요?

“정말 좋은 질문인데요. 관찰을 쉬운 말로 이렇게 바꿀 수 있어요. 관찰이란 그냥 관심을 갖고 보는 거예요. 이전엔 관심이 없었잖아요. 늘 바빴어요. 그러나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관심을 갖고 보는 거예요. 관심을 갖고 보면 보이기 시작해요. 보이기 시작하면 그들의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하거든요.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 안에 그들의 이야기로 가득하게 되고, 그것을 세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샘이 넘치게 되는 거죠. 

관찰은 특별히 어려운 게 아니라 멈춰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요.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면 들려오기 시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알게 되고, 그다음에 사랑하게 되죠. 내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환경운동을 해올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을 알고 사랑했기 때문에, 지키고자 싸울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관찰하면 좋겠어요.”

목회자시잖아요. 목사가 환경운동한다고, 따가운 시선도 있을 것 같은데.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목사가 왜 목회 안 하고 환경운동을 하냐고 이야기하죠. 그건 무지에서 나오는 말이에요. 성경에 보면 구약에서 제일 먼저 나온 게 창세기인데 1장 1절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라는 말로 시작해요. 그리고 우리에게 그것을 잘 지키라는 사명을 주셨거든요. 기독교인이 믿는 하나님은 그냥 복을 주는 무당 신이 아니라 세상을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이고, 우리에게 이 세상을 잘 지키라고 사명을 주신 하나님이에요. 그러기에 목사가 환경운동을 하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제1 계명을 지키는 가장 위대한 일, 마땅히 해야 될 일을 하는 것이지요.”

현장조사 중 드론 떨어트려 난감해하는 모습 (사진제공=최병성 목사)

시민기자 활동하시면서 어려움은?

“시민기자라는 게 참 애매한 위치기도 해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원하면 기사를 쓸 수 있고, 언론인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하지만 말 그대로 시민기자이고, 언론사에 고용된 정식 기자가 아니니 월급도 없습니다. 내가 이렇게 전국을 조사하고 다닌다고 최소한의 교통비나 조사비가 나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떤 때는 분석을 의뢰하다 보면 돈도 엄청 많이 들죠. 또 고발이나 소송도 많이 들어오는데 쉬운 길은 아니에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 하고는 있지만 사실 힘들고 고달픈 일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평생 내가 쓸 수 있는 한 계속하게 될 것 같아요.”

그렇게 하실 수 있는 원동력은 뭔가요?

“그걸 딱 한 단어로 말한다면 ‘생명’인 거 같아요. 인간의 잘못으로 고통받는 자연환경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하는 일이에요. 또 어제(3일)도 쓰레기 시멘트 토론회 다녀왔어요. 그 쓰레기 시멘트로 인해 국민들이 아토피 등의 고통을 당하잖아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많은데, 굳이 쓰레기로 시멘트로 만드는 건 시멘트기업 돈벌이일 뿐인 잘못이지요. 국민들이 살아가는 32평 아파트의 시멘트 값이 150만 원밖에 안 돼요. 아파트값은 10억 20억씩 하는데 정말 0.1%밖에 안 되는 시멘트 값 때문에 국민들이 왜 고통을 당해야 할까요.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이죠. 그러니 내가 쓰레기 시멘트와 싸우고 있고, 바로 생명 때문인 것이지요.”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세요?

“그래도 잘 살아가요. 글 쓰면 요즘 <오마이뉴스> ‘좋은 기사 원고료’도 많이 들어오고, 특종상도 있는데 올해 제가 많이 받았고 책도 쓰지요. 

사실 전 환경 전문가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기사를 쓰니까 세상이 나를 환경 전문가로 인정하는 거죠. 내일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 강의를 하는데, 쓰레기 시멘트나 4대강 사업 관련 기사를 쓰다 보니 내가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돼 있죠. 많은 곳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와요. 기사는 세상을 바꾸기도 하지만, 또 세상은 그 기사를 보고 나를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인정하죠. 요즘 대졸 신입사원과 비교해 보잘것없는 수입이지만, 밥 굶지 않고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어요.”

아이템은 어떻게 잡으시나요?

“지나가다가 딱 눈에 띄는 게 있기도 하고, 정부 정책 중에 잘못이라고 생각되는 건 파고들기도 합니다. 가끔 제보 들어오는 것도 있어요. 주로 정부 정책들을 보면서 잘못된 것들을 제가 찾아가는 편이에요. 다양한 아이템들을 찾아 나가고 있어요. 분야가 너무 넓어 허덕허덕하고 있지요. 공부할 것도 많고 조사할 현장도 많고, 돌아버리겠어요(웃음).”

강원도 홍천의 벌목 현장 (사진제공=최병성 목사)

앞으로 계획은?

“하룻밤 자고 나면 새로운 일이 펑펑 터지거든요. 그러다 보니 무계획이 계획이고, 주어진 일을 매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당면한 것은 쓰레기 시멘트 문제 해결이고, 그다음이 산림청 벌목 문제에요. 많은 개선책을 발표했지만, 근본적인 대한민국 100년 숲 정책을 위해서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해 계속 더 가야 합니다. 환경부 LID 사업을 막아내야 하고, 대한민국 가로수 살리기 위한 일을 해야 해요. 이런 일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현재 한국 언론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목사님은 한국 언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언론이 제대로 감당하지 않으니까 목사인 내가 이 짓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언론사가 얼마나 많아요. 그런데 비판 감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맨날 정부기관에서 주는 보도자료나 베껴 쓰고 있는 게 오늘 대한민국 언론의 슬픈 현실이죠. 벌목 문제도 마찬가지예요. 올해 4월 5일 식목일날 우리나라 숲은 30년 된 늙은 숲으로 벌목해야 한다는 산림청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 썼어요. 그게 왜 잘못인지 살펴보는 기사가 거의 없었어요. 내가 이슈를 터뜨리고 나서도 그 문제를 보도한 언론은 KBS‧SBS‧한겨레신문‧조선일보 정도밖에 없어요. 그 많은 언론이 전부 침묵이에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며 언론이 되살아나길 기대했지만 아직 멀었어요. 이명박 씨가 죽여 버린 언론이 10년이 아니라 100년도 넘는 것처럼 깊은 암흑세계에 빠져 있다고 생각해요. 기자들이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못 하고 있어요. 언론 수준이 떨어지고 있고, 너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외부적인 충격으로 언론개혁이 되어야 한다기보다, 근본적으로 언론사 스스로 언론의 의무와 역할이 무엇인가 되돌아보는 일부터 필요할 것 같아요. 기자들이 각성해서 비판하고 감시하는 언론의 사명을 되돌아볼 때 언론이 제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제발 제가 목사 자리로 돌아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에 이야기하고 싶어요. 사실 우리가 추운 겨울 촛불 들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죠. 그 덕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는데 과연 변화된 게 무엇이 있을까요. 그 많은 지지를 받고 탄생한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치만 봤다는 점이 너무 슬프죠. 

임기 몇 개월 남았지만, 지금이라도 4대강 문을 열어 물이 흐르게 해야 합니다. 탄소 중립이란 이름으로 간척지마다 태양광으로 덮고 있는데 그것은 재벌 주머니를 채워주는 잘못이죠. 신재생에너지 미명 아래 국토를 파괴하고 있는데, 이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보다 더 큰 죄악입니다. 제발 도심의 건축물과 도로에 먼저 태양광을 설치하는 올바른 정책을 펴기를 바라고요. 

마지막으로, 탄소중립 한다며 시멘트공장에서 유연탄의 60% 대신 쓰레기를 쓰게 한다고 했는데 그건 탄소 중립이 아니에요. 쓰레기도 똑같이 탄소가 발생하거든요. 쓰레기 시멘트는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국민을 병들게 하는 잘못이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철회하기를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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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객원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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