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치러지는 18대 총선을 앞두고 SBS 내부에서 "SBS 총선 보도에 비판과 분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위원장 심석태)가 'SBS 노보' 지난 호(3월 20일자)에서 "심도 깊은 분석과 적절한 비판이 부족하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이다.

3월 19일부터 4월 6일까지 SBS 총선 보도를 모니터한 언론노조 SBS본부 조합원 73명(참가율 19.2%)은 "균형감 있는 보도에 치중한 나머지, 쟁점화와 이슈화 그리고 내용에 '각을 세우는' 공격적 자세가 아쉽다"(3월 19일) "어떤 사안이든 양비론적으로 접근하고 피상적인 사실만 전달해 분석은 회피한다"(3월 20일)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SBS '비판·분석 부족' 여전"

SBS 내부 모니터단은 8일 발행된 'SBS 노보'를 통해 '비판과 분석 부족'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모니터단은 3월 20일 <8뉴스> '"경제 살리는 정부 되리" 서민생활 안정에 총력'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물가 통제에 나서는 70년대식 방식으로 과연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 비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 3월 31일 SBS <8뉴스>
또 금융위원회의 금산분리 원칙 폐지에 대한 논란을 담은 3월 31일 <8뉴스> '금산분리 원칙 "단계적 철폐"…거센 논란 예상'에 대해서도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통해 금산 분리 완화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부족한 감이 있다.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규제 완화의 부작용을 다루는 언론의 비판적 접근이 대단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4월 3일 <8뉴스> '정몽준 후보 '성희롱 논란'…여기자 찾아가 사과'도 "당사자들의 주장을 전하면서 사과로 마무리됐다고 보도했을 뿐 시청자들이 실체적 진실을 판단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김택기 후보의 돈 봉투 사건을 다룬 3월 25일 <8뉴스> '현장서 딱걸린 '돈선거'…차떼기 망령 부활하나'에 대해선 "타사는 김택기 후보의 후보 부적격 전력과 한나라당 내부의 공천 책임론을 좀 더 자세히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눈길을 끈 정치 아이템이란 점 등을 감안할 때, 기사 배치와 꼭지 배분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책 실종 비판 기사 '시원', 군소정당 보도 '긍정적'"

모니터단은 그러나 일부 정책과 공약 관련 기사, 소수정당 관련 보도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3월 23일 SBS <8뉴스>
총선을 앞두고 공천싸움만 반복하고 있는 정치권을 비판한 3월 19일 <8뉴스> '정책 실종 찍기 선거'에 대해 모니터단은 "선거를 불과 3주 앞두고 공천 싸움에 매달리는 정치권을 꼬집어 시청자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줬다. 시의적절하고 시원한 기사"라고 평가했다. 3월 25일 <8뉴스> '정책 없고 후보 난립' 역시 "정책, 공약이 없는 선거판, 공천의 문제점 등 비판적인 내용이 좋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모니터단은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진보 정당 후보들의 선전을 보도한 3월 23일 '거대 정당 물리치고...'진보' 대표 주자들 선전'에 대해선 "군소정당의 움직임을 꾸준히 보도하고, 관심 지역구 보도에서도 군소정당 후보들의 유세 상황을 곁들인 것은 타사와 분명한 대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전체 맥락 짚어줘야"

한편 이날 발행된 노보에서는 SBS 뉴스가 큰 맥락을 짚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모니터단은 "SBS는 개별 상황을 따라다닌다는 느낌이다. 그날그날의 정리도 필요하지만, 전체의 맥락을 짚어보는 보도가 필요하다"(3월24일) "총선 이후 정계 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만큼, 선거 판도가 어떤 정치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3월 31일)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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