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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안이 가진 3가지 한계이용자 권리·공정 경쟁·레거시미디어 담보될까…통신·ICT·미디어 '진흥' 방점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11.08 14:1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3일 논의 테이블에 올렸던 차기정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안은 역할과 기능이 혼재됐으며 공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업진흥'을 목표로 통신·ICT 관리 기능을 포괄하면서 미디어에 대한 다방면적 고민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미디어 거버넌스를 논의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중첩·분산돼 있는 미디어 거버넌스를 가칭 '디지털 미디어 혁신부'(이하 '미디어혁신부')로 일원화하는 개편방안이 제시됐다. 

독임제 부처인 '미디어혁신부'는 '규제완화와 산업진흥 중심의 혁신'을 목표로 유료방송·홈쇼핑 인허가, 통신 인허가, 전파관리, 인터넷·플랫폼 정책, 이용자보호, 단말기유통조사, 광고 진흥, 한류 지원, 저작권 관리, 독립제작사 지원, 기업결합 등의 업무를 맡는다. 또한 합의제 기구인 '공영미디어위원회'를 통해 지상파·종편 등에 대한 인허가 업무를 관리하도록 했으며 청와대에 미디어·ICT 정책 컨트롤타워인 가칭 '디지털미디어수석실'을 둔다는 안이다. 

3일 열린 국민의힘 방송통신정책 토론회에서 성동규 중앙대 교수는 차기정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방안으로 중첩·분산돼 있는 미디어 거버넌스를 가칭 '디지털 미디어 혁신부'로 통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동규 교수 발제자료 갈무리)

골자는 방송·통신융합환경 '산업진흥', 이용자 보호는   

전문가들은 미디어 거버넌스 통합이 공감대가 높은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다. 그러나 '미디어혁신부'의 통합 업무가 부처 이름과 목표에 맞지 않아 현실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고, 미디어 공공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너무 혁신에 매달리다보니 실질적으로 혁신이 되지 않거나 혁신업무에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까지 억지로 끼워맞춘 부분이 없지 않다"며 문체부, 공정위, 과기정통부 일부 기능 등을 일원화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설명했다. 

심 교수는 문체부의 미디어정책국 기능을 '미디어혁신부'로 이전시킬 때 영상콘텐츠진흥과 신문산업 정책이 부처의 성격에 부합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심 교수는 "본래 생각한 ICT나 디지털미디어혁신에 더해 영상콘텐츠진흥과 신문정책까지 가게되면 부처를 만든 목적과는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영화나 독립영상제작, 신문에 대한 규제·진흥을 통합부처에서 해야하는데, 영상콘텐츠 제작이나 신문처럼 정부가 통제하면 안 되는 창의성이 중요한 산업까지 가져가는 문제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신고만 하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고, 정부 보조금이 필요해 자생력 있는 산업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영역이 신문업"이라며 "문체부에서 영상콘텐츠와 광고부문은 문화콘텐츠산업의 일부분인데, 별도의 재원 마련없이 이 부분만 떼어낼 수는 없다. 디지털 산업에서 돈을 벌어 영상콘텐츠진흥과 신문진흥을 하진 않을 것 아닌가. '미디어혁신부'가 인터넷신문인 미디어스를 규제·진흥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혁신부'에 공정위의 인수·합병 심사 권한을 가져와 ICT·미디어산업에서 M&A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심 교수는 진흥부처가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를 병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디지털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실질적인 시장감독 업무를 못하게 될 수 있다"며 "혜택을 주겠다는 이유로 시장교란상황을 방치할 수 있고, 불공정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 감독업무와 진흥업무는 분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혁신부'가 통신 인허가, 전파관리 등 과기정통부의 통신인프라 정책을 담당하는 것에 대해 심 교수는 "그런 업무를 미디어혁신부가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심 교수는 "디지털미디어 혁신은 내용에 대한 혁신이다. 통신 인프라는 더 이상 정부가 인위적으로 혁신할 게 없어 시장에 맡기는 게 더 효율적이다. 정부의 역할은 사업자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때 과징금을 물리면 되는 업무"라며 "이렇게 되면 지금과 같이 콘텐츠 영역에 투자할 돈이 쓸데없이 인프라 투자하는데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미디어 공공성을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기초설계라면 공적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 균형감이 상실돼 있다"며 "산업 거버넌스와 공적 거버넌스를 나누더라도 여기에는 공적영역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깔려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미디어 공적영역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축소됐고,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방치됐다. 산업적 진흥과 함께 공적 서비스의 후퇴를 확장시킬 발판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현행유지를 한다고 해도 공적서비스를 디지털로 전환해 만족도를 높여야 할 부분도 있는데, 그런 내용이 너무 없다"고 평가했다.

민간 플랫폼 영역에서 이용자보호 등 공적규제의 중요성이 간과됐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용자 프라이버시 등과 관련한 규칙이 정확하게 마련돼야 혁신적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국·내외 고민이 이어진다. 이런 것은 일부러 빼놓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 부여가 주요 이슈로 떠오른 상태"라고 강조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방송통신정책 토론회 (사진=국민의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이 '방송·영상 미디어 콘텐츠'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보통신기술은 디지털 경제의 기반 기술로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과 함께 디지털 융복합산업을 이끈다. 그런데 이를 방송·미디어와 묶어 신설 정부기관에서 맡게 되면 결국 한 지붕 두 가족형 기관으로 전락하게 되어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디지털 산업 진흥에 역행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분야 정책이 결합된 과기정통부에서 정보통신분야 중 일부만 떼어내어 방송·미디어와 엮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정보통신망은 일반적인 인터넷방송, OTT의 전송수단에 불과하므로 이를 미디어 영상 정책의 한 분야로 방점을 찍어선 안 된다. 방송-영상-콘텐츠-미디어 플랫폼의 진흥 중심으로 미디어라는 큰 틀에서 방송과 OTT 및 콘텐츠 등의 개념과 체계를 재정립하고, 진흥정책 중심의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또는 미디어부를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 통신, 방통융합분야에 대한 규제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방통융합분야에 직결된 규제 건은 거의 없다. 실제로 방통위의 규제는 방송-(정보)통신 두 개 분야로 나누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콘텐츠, 플랫폼 진흥정책 중심의 부처 신설과 플랫폼 규제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한 합의제 전문규제기관으로 2원화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언론시민사회 "거버넌스 개편, 사회적 논의 기반해야" 

언론시민사회가 구성한 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이하 미디어시민넷)는 올해 3월 발간한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강화를 위한 미디어 정책 보고서'에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방안 3가지를 제안했다. 다만, 미디어시민넷은 제시 모델들이 최선의 안은 될 수 없다며 사회적 논의를 통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편화된 거버넌스 개편 논의를 사회적 논의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강화를 위한 미디어 정책 발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1안은 가칭 '통합미디어위원회' 신설안이다. 방통위,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 방송진흥정책국, 문체부 미디어정책국 내 미디어정책과 및 방송영상광고과 업무를 통합한 형태의 거버넌스다. 2안은 독임제 문화·ICT부, 합의제 미디어위원회로 이원화하는 안이다. 통합미디어위원회가 일부 수행하는 산업진흥과 지원업무를 과기정통부·문체부의 진흥·지원 업무와 통합해 문화·ICT부가 관할하도록 하는 안이다. 인·허가와 규제, 심의기능은 미디어위원회로 집중하고 미디어·콘텐츠 진흥업무는 문화·ICT부가 맡도록 구분하는 내용이다. 3안은 방통위 확대 개편안이다. 방통위에 과기정통부 미디어 정책 업무영역을 통합하는 안이다. 

미디어시민넷은 무엇보다 사회적 논의기구 없이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이뤄지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시민넷은 "과거 방송개혁위원회,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라는 범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방송통신 거버넌스를 출범시켰으나 박근혜 정부는 사회적 논의 없이 창조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규제와 진흥 영역으로 방송통신 기구를 분리했다"며 "그 결과 정책 추진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신규서비스에 대한 정책이 부재하며, 미디어 공공성은 약화되고 사업자 간 경쟁만이 격화됐다. 미디어 거버넌스 논의가 박근혜 정부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미디어 거버넌스 정책토론회는 축사와 발제자의 발제만 유튜브로 중계됐으며 이후 토론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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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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