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사용료 소송과 관련해 “넷플릭스는 ISP(인터넷 기업)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필드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와 해결책을 모색하길 기대한다”면서도 자신들이 개발한 CDN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가 있기 때문에 사용료를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의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자사 입장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가필드 부사장은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망 사용료 관련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면서 ISP가 OCA를 통해 트래픽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주장했다. OCA가 있기 때문에 별도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OCA는 압축한 넷플릭스 데이터를 ISP에 직접 전달하는 기술이다.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을 비롯한 1,000여 곳의 ISP가 OCA를 무상 이용하고 있다”며 “OCA를 통해 ISP가 절약한 비용은 지난해 기준 1조 4,1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갈무리)

가필드 부사장은 망 사용료와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OCA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또 가필드 부사장은 “OCA 말고 경제적 대가로 망 사용료를 지불할 의도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디즈니·애플 등 CP는 외부 CDN에 사용료를 지불하지만, 우리는 별도 CDN인 OCA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디즈니·애플은 국내 CDN 사업자에게 비용을 내는 방식으로 망 사용료를 지불할 계획이다. 디즈니·애플이 CDN 사업자에게 사용료를 지불하고, CDN 사업자가 그중 일부를 ISP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OCA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한다는 이유로 ISP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데이터 전송비용은 ISP가 부담한다.

가필드 부사장은 “인터넷과 관련된 망 사용료 논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용료라는 개념은 산업을 축소할 수 있다. 망 사용료는 반경쟁적이고, 사용자 선택의 폭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해외 ISP에 망 사용료를 주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넷플릭스가 한국 외 국가에 사용료를 지불한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한국 ISP를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2014년 FCC(미국 연방통신위원회)에 제출한 확인서에서 "착신망 이용대가를 컴케스트에 지불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는 2014년 컴케스트와 직접 연결 회선을 설치하는 '상호접속 계약'을 맺었는데, 관련 비용을 자신들이 부담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합리적 망 사용료에 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가필드 부사장은 “전적으로 존중하고 공감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 방문한 것이고,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넷플릭스법)이 통과되면 따를 것인가”라는 질문에 “입법과정은 존중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건 어렵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월 CP의 망 사용료 지급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한 가필드 부사장은 망 사용료 소송을 진행 중인 SK브로드밴드와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가필드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와 상생을 위한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며 “한자리에 앉아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측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넷플릭스 측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SK브로드밴드 입장을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지만, 정작 망 이용대가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했을 땐 단 한번도 응하지 않았다”며 “결국 입법화가 유일한 해결방안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OCA가 트래픽 부담을 줄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OCA는 해외에 캐시서버를 설치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근본적으로 OCA는 넷플릭스 본인을 위한 정책인데, 마치 ISP를 위한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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