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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을 포퓰리즘 취급하는 조선일보의 근거는한국대학 순위 하락이 '사학 재정' 때문?…대학, 연구·학생 지원보다 총장·교직원 보수 챙겨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11.03 13:3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일보가 무상교육·반값 등록금 공약을 포퓰리즘으로 몰아세웠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 지지 여론이 80%에 달하고, 청년세대는 취업 이후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허덕이는 상황이다. 사립대학들은 수조원 규모의 적립금을 쌓아 두고 연구비나 학생지원보다 교직원 보수를 더 챙기고 있다. 

조선일보는 3일 '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한국 대학들의 하락세가 심각했다며 그 원인을 '등록금 동결'에서 찾았다. 조선일보는 기사 <2류로 추락하는 국내대학… 논문수 톱 100에 中·日 49곳, 한국 5곳>에서 서울대, 카이스트, 연세대, 성균관대 등 한국 상위권 대학들의 순위하락 이유가 연구 양과질의 하락, 열악해진 교육환경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교육계에서는 우리나라 대학의 순위 하락은 상당 부분 사립대의 위기에서 출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13년째 대학 등록금이 동결되고 입학금마저 폐지돼 사학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11월 3일 <2류로 추락하는 국내대학… 논문수 톱100에 中·日 49곳, 한국 5곳>

조선일보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인상 한도(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만이라도 등록금을 올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립대가 속출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진 관련 기사 <이 와중에도… 정치권은 무상교육·반값 등록금에만 열올려>에서 조선일보는 "우리나라 대학 경쟁력이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고등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방안보다는 반값 등록금 등 표를 얻기 위한 공약에 공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포퓰리즘 사례로 민주당 '국립대 반값 등록금' 공약, 정의당 '전문대·국공립대 무상교육' 공약, 정부의 반값 등록금 검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학점 비례 등록금' 공약,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수시모집 폐지 공약,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18세 이상 교육비 2000만원 지급 등을 꼽았다. 

'QS 아시아 대학평가'는 조선일보와 영국 대학평가회사 QS(Quacquarelli Symonds)가 실시하고 있다. 평가기준은 ▲학계 평가 ▲졸업생 평판도 ▲박사학위 교원 비율 ▲교원 당 논문 수 ▲논문당 피인용 수 ▲국제 연구 협력 ▲외국인 교원 비율 ▲해외로 나간 학생 ▲국내에 들어온 교환학생 등 11개 지표로 평가한다. 이들 지표에서 상위권 대학의 순위가 하락한 것이 결국 사학이 가진 돈의 액수가 적어서라는 게 조선일보 보도 내용이다. 

조선일보 11월 3일 <이 와중에도… 정치권은 무상교육·반값 등록금에만 열올려>

지난해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년제 사립대의 총 재정규모(2018회계연도)는 47조 5천억원 규모다. 지출 내역을 보면 교직원 보수 지급(7조 9천억원)이 연구·학생 지원경비(5조 8천억원)보다 34%가량 더 많았다. 사립대학 평균 기숙사비는 2인실이 월 22만 7천원으로 전년대비 1만 1천원 올랐다. 1인실은 월평균 32만 1천원이었다. 

사학법인의 수익용기본재산 확보율은 평균 70.8%였다. 수익용기본재산이 내는 수익률은 평균 2.9%로 법정기준(1.9%)을 상회했다. 지난달 교육부·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4년제 사립대학의 수익용기본재산은 전년대비 9천억원(9.6%) 증가한 10조 3천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사립대학이 보유한 적립금은 상위 20개 대학에 쏠려 있다. 지난달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대학재정알리미에 공시된 2020년 국내 사립대학 적립금 규모와 사용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사립대 전체 적립금 8조 460억원 중 상위 20개 대학이 62.4%에 달하는 5조 191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20개 대학 2020년 결산보고서 분석 결과, 같은 해 기부금과 이자 등으로 적립한 금액보다 사용액이 적은 곳이 절반인 10곳에 달했다. 대학 적립금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사립대 총장들은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총장 보수 지급현황'에 따르면 전국 170개 사립대 총장의 평균 연봉은 1억 6천만원에 육박한다. 연세대·고려대·한양대·성균관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반값 등록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찬성이 압도적이다. 지난 8월 한국YMCA전국연맹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값 등록금 정책이 실현될 필요성이 있다는 응답은 83.0%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자의 83.9%는 대학 등록금이 '고가'라고 답했다. '적당하다'는 14.0%, '저가'라는 응답은 2.1%에 불과했다. 

(사진=연합뉴스)

40대에서는 평균보다 높은 87.2%가 반값 등록금 정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또는 자녀가 사립대에 재학 중인 응답자 중에서는 89.2%가 반값 등록금에 동의했다. 대학 등록금을 가계부담으로 느끼는 여론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값 등록금이 필요한 이유는 '가계부담완화'가 49.8%, '기본권 실현' 27.7%, '교육 공공성' 9.5%, '학벌사회해체' 7.6% 순으로 조사됐다. 반값 등록금 정책 실현 시점은 70%가 넘는 응답자가 3년 이내를 꼽았다. '1년 이내'가 30.1%로 가장 많았다. 무상등록금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45.3%로 집계됐다. '필요없다'는 응답은 54.7%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온라인 조사. 7월 23∼30일 일반 국민 1천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대학생들이 졸업 후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상황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생활 시작도 전에 학자금 대출 빚을 지는 대학생은 46만명 규모다. 민주당 서동용 의원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해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는 전년대비 4천 596명 늘어난 14만 4천 365명이다. 지난 9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체납 현황은 올해 6월 기준 채납건수 4만 6천건, 액수는 545억원이다. 

지난 7월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자금 대출 상환자 가운데 36%가 졸업 3년 후 상환한다고 밝혔다. 2019년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취업했지만 소득이 상환기준 이하인 대졸자는 2018년 기준 57.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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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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