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로봇을 넘어뜨려 테스트 하는 모습을 일부 언론이 ‘로봇학대 논란'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학대’ 개념을 로봇에게 들이댈 수 있냐”며 “생산적인 내용으로 논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로봇 박람회 ‘로보 월드’를 방문했다. 당시 영상에서 그는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네 발로 보행하는 시연 로봇을 뒤집었다. 해당 장면을 두고 <연합뉴스>, <서울경제>, <조선비즈>, <아시아경제>, <이데일리> 등이 '로봇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31일 개인 페이스북에 로봇을 넘어뜨리는 장면은 ‘로봇의 자세복원 능력 테스트’였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일부 언론이 '이재명이 로봇박람회에서 로봇을 일부러 넘어뜨렸다'고 비난한다”며 “넘어뜨리는 일부 장면만 보여주며 과격 운운하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스테이크를 먹었더니 ‘식당에서 칼 휘둘렀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사실 전체를 보도해야 한다. 언론의 신뢰를 해치는 이런 부실취재, 왜곡 조작 보도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썼다.

1일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학대라는 개념은 (대상이) 감각적으로 고통을 느끼고, 공포를 느낄 때 성립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냐”며 “그러면 ‘로봇개’에게 학대 개념을 들이댈 수 있냐”고 반문했다.

김 평론가는 “해당 영상이 풀버전으로 공개됐는데, 논란이 가시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라며 “이 상황은 해석과 평가의 영역이다. 이 후보가 미운 사람에게는 꼬투리가 안 집힐 수 없을 것이고, 반대로 이재명 후보가 한없이 좋은 사람은 이 후보의 모든 행동이 합리적인 것으로 비쳐진다”고 말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현실적이고 생산적인 내용으로 논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해당 장면을 ‘로봇학대’라고 보도한 일부 언론에 대해 “이미지 조작 범죄”라고 비판했다. 김 씨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후보가) 로봇 능력에 대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로봇을 넘어뜨린 것은 기능테스트”라며 “(보수, 경제지가) 문제없는 영상을 넘어뜨리는 3초 정도만 편집해 일부러 로봇을 자빠트리는 것 같은 ‘로봇 학대’ 키워드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만약 이 후보가 (로봇을) 냅다 걷어찼으면, 인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맞고, 그것은 보도의 영역”이라며 “그런데 지난 주말 보수, 경제지의 기사는 ‘이미지 조작 범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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