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노사 3차 본교섭이 결렬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11월 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투쟁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진행된 3차 본교섭에선 노사 입장차만 확인했다. 박정훈 SBS 사장은 공정방송 최고 책임자인 사장에 대한 임명동의제를 없애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임명동의제 대상을 보도와 제작 부문의 실질적인 책임자인 국장급으로 변경하는 안으로 제안했다. 구성원과 콘텐츠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지는 국장급에 대한 임명 평가가 경영진인 본부장에 비해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데 효과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SBS본부는 “기존 단협을 우선 복원하고 임명동의제는 노조의 양보안을 토대로 추후 논의하자는 제안마저 거부당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2차 본교섭에서 노조가 제시했던 양보안은 ▲사장을 제외한 본부장, 국장급 임명동의제 실시 ▲사장 중간평가제 도입(60% 이상 반대시 임명철회) ▲노조추천사외이사 복원 등이다.

29일 무단협 27일차를 맞이한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사진제공=SBS본부)

29일 SBS본부는 입장문을 통해 “27일 3차 본교섭에서 사측은 스스로의 퇴행을 바로잡을 기회를 또다시 차버렸다”며 “협상의 의지가 없는 사측을 상대로 더 이상의 인내는 불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SBS본부는 “사측은 이렇게 불성실한 태도로 협상을 이어가는 척하다가 11월 12일 TY홀딩스 주주총회가 끝나면 아무 일 없다는 듯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며 “무단협을 이용해 구성원 최소한의 동의도 없이 대주주 입맛에 맞는 사람을 SBS 사장에 공정방송 최고 책임자에 앉힐 것”이라고 말했다.

SBS본부는 “우리의 핵심 근로조건인 임금 역시 위태로운 상황이다. 사측은 29명의 희망퇴직 비용을 유보금이 아닌 영업비용으로 처리한다”면서 “영업비용이 느는 만큼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자연히 성과급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높은 업무 강도에서 적은 인력으로 장시간 일하며 버틴 우리의 정당한 몫이 그만큼 사라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본부는 11월 12일 임금협상에서 정당한 대가를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11월 1일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투쟁의 실행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형택 SBS본부장은 미디어스에 "투쟁 방안은 쟁대위에서 논의해 결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모든 (투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SBS본부는 지난 3일 SBS 목동사옥 1층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 창립일인 26일 수백 명의 조합원이 출근 투쟁에 동참했으며 보도본부 기자들이 임명동의제 폐지와 단체협약 해지를 규탄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26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SBS 단체협약 해지는 대주주가 개입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결국은 임명동의제를 이유로 노조 파괴를 하고 있다”며 점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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