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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성토대회된 MBC 시청자위원회논란마다 뒤늦게 사과하는 제작진, 상대적 박탈감 느끼게 만드는 출연진 지적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10.28 14:13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 시청자위원회가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을 향한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시청자위원들은 “제작진들이 논란이 될 때마다 빠져있다”며 “시청자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선희 위원은 지난달 24일 열린 9월 시청자위원회에서 기안84 왕따 논란이 일었던 ‘여름방학 특집’(408회)을 거론했다. 조 위원은 “출연자나 시청자 모두에게 불편함을 주는데 어디서도 제작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특히 기안84에 대한 몰래카메라가 보기 불편했다. 망신을 당한 개인을 웃음거리로 소비하는 패턴이 많이 나온다고 느껴졌다”고 밝혔다. 

MBC <나 혼자 산다> '여름방학 특집' 408회 (사진제공=MBC)

조 위원은 “문제는 (논란 속에서) 제작진이 거의 보이지 않은 점이었다”며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불화는 사실이 아니라는 정도의 의견만 올라온 채로 유야무야됐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편에서 기안84가 계획한 경사로를 내려오는 고무대야 봅슬레이, 폐가 체험 등은 어린이·청소년 시청자들이 보고 따라할 위험이 있는 장면이지만 제작진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복적으로 지적된 출연진 섭외 문제가 다시 나왔다. 조 위원은 “여름휴가 특집 방송은 일반적인 여름 휴가 모습과는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다”며 “박나래와 화사는 집캉스를 떠나 다도 세트를 차려놓고 즐겼고, 농구선수 허훈 씨는 홀로 여행을 떠나 고기 굽는 장비를 다 갖추고 쉬는데 소시민의 삶으로선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를 보여주는 느낌이어서 박탈감을 느끼게 할 만한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최항섭 위원은 “작년 8월 1차 의견서에서 <나 혼자 산다>에 청년실업과 주택난으로 허덕이는 나홀로족에게 심한 박탈감을 가져올 수 있는 장면들이 점점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며 “당시 저는 가수 키가 ‘우리 집에 방이 몇 개인지 모른다’고 한 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은 “1년 넘게 같은 문제들이 지적되는 건 제작진이 시청자위원회 의견을 듣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며 “이후 제작진이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또 발생한다면 소통의 문제가 심각하게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종현 위원은 제작진의 대처 방식을 비판했다. 시청자위원회에서 두 번 정도 <나 혼자 산다>에 대한 의견을 냈지만, 제작진이 대처하는 방식이 매번 비슷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제작진은 억울한 측면도 있고 오해일 수 있다고 하지만 시청자는 방송된 내용을 가지고 판단하고 해석·평가하지, 제작진의 의도가 긍정적인 것을 따질 이유가 없다”며 “모든 시청자가 <나 혼자 산다>에서 되풀이되는 논란에 대해 불편하다고 문제를 제기할 때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제작진은 항상 사과문을 늦게 올려 비판받는데, 이번에는 SNS에 사과문을 올려 비난받았다”며 “사과문을 올리더라도 때에 맞춰 여러 창구를 동원해서 할 수 있는 한 많이 노출되도록 올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즉각 사과문을 올리고 그에 맞는 후속 조치를 시행했다면 아마 지금처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8월 13일 ‘여름방학’ 특집 방송에서 기안84 왕따 논란이 일자, 8일 뒤인 21일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멤버들 간의 불화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여러 제작 여건을 고려하다 보니 자세한 상황 설명이 부족했다.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게시글 아래 달린 4600개가 넘는 댓글 대부분은 제작진과 성의없는 사과문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8월 21일 '나 혼자 산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과문 (출처=mbc_ilivealone 계정)

이 위원은 “제작진이 시청자의 견해와 감수성을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 그에 맞는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한 결과, 프로그램을 너무 오랫동안 여러 사람이 작업해 타성에 젖어있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며 “제작진이나 출연자 교체가 필요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전진수 예능기획센터장은 제작진이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고개 숙였다. 전 센터장은 “제작진, 출연자, 예능본부, 회사의 입장을 모두 취합해 발표하다보니 사과문의 수위를 결정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또 전진수 센터장은 “기안84의 따돌림 논란은 제작진의 어리석고 잘못된 선택이었으며 백번 사죄해도 모자란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방송 초기와 달리 출연진들의 소시민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콘셉트에 맞는 인물 선정에 제작진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섭외에 어려움이 있다”며 “옛날 육중완 씨의 옥탑방 캐릭터를 찾아내지 못해도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가수, 탤런트 등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센터장은 “<나 혼자 산다>가 제작진의 판단 착오로 시청자들의 이해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 데 대해 어떻게 헤쳐 나가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지 예능본부에서 가장 주요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내용적인 면이나 외적인 면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기에 재단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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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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