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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노조 전임 위원장들 “무단협 다음에 무엇이겠냐"노조 창립 23주년에 축사 대신 단결 촉구…언론노조, SBS 본사 로비서 대책회의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10.26 16:23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무단협 상태에서 23번째 창립일을 맞았다. 전임 노조위원장들은 축사를 대신해 구성원의 단결을 촉구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26일을 ‘행동하는 날’로 정하고 구성원들에게 제공한 바람막이와 출입증을 착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오전 11시 언론노조 간부 연석회의가 SBS 본사 로비에서 진행됐다.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 등 언론노조 산하 조직 대표 및 전임 간부 30여 명이 농성장을 방문해 SBS 무단협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회의에 나섰다. 

26일 오전 11시 목동 SBS 본사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전임 간부를 포함한 30여 명이 연석회의를 진행했다. (사진제공=SBS본부)

이날 발행된 노조창립 특보에서 정형택 SBS본부장은 “대주주가 사익을 위해 공정방송과 노동의 가치를 훼손할 때, 권력과 자본이 SBS를 손에 쥐고 흔들려 할 때마다 노조가 앞장서 우리의 가치와 우리의 일터를 지켜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대주주와 경영진은 23년 전 낡은 사고에서 단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언론 노동자의 근로조건인 공정방송 파괴를 위해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며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노동자의 권리, 구성원과의 약속은 언제든 휴지장처럼 구겨질 수 있다는 걸 똑똑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사측은 퇴행을 멈추기는커녕 노조를 무력화하고 구성원을 길들이는 폭력적 행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혼란을 틈타 구성원 최소한의 동의 없이 차기 사장과 공정방송 최고 책임자를 임명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박정훈 현 사장 임기는 내년 3월 26일 만료된다. 통상 대주주의 차기 사장 지명은 사장 선임 전년도 10월 말에서 11월 사이 이뤄졌다.  

전임 SBS본부 위원장인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은 “상업방송, 사영방송이라는 조롱까지 받으며 대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해 방송을 동원하던 악습은 중단없는 노동조합의 투쟁이 없었으면 이미 SBS를 거꾸러뜨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태영자본과 사측의 속내가 임명동의제를 넘어 노조파괴에 있다는 점은 정치권과 시민 사회에 깊이 인식돼 있다”며 “언론노조 산하 150여 사업장의 만 6천 언론노동자들 또한 SBS본부가 세운 방송 민주화 역사의 중대한 전진을 지지, 엄호하기 위해 함께 싸울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언론노조 차원의 강고한 연대투쟁을 통해 태영자본의 노조파괴 책동 분쇄는 물론 다시는 이러한 천박한 시도가 어떤 언론 방송 사업장에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석태 10, 11대 SBS본부장은 “회사를 떠나고 보니 종종 언론에서 SBS라는 이름을 발견하면 무척 반갑다”며 “현재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초심을 잘 생각했으면 좋겠다. 어떤 상황이든 여러분 스스로를 믿고, 동료들과 함께해야만 어떤 문제든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윤민 12대 SBS본부장은 “1990년 창사 이후 SBS는 수년간 무노조 상태여서 안으로는 참담했고 밖으로 창피했는데, 2021년 SBS는 무단협 상태”라며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새로운 방식의 투쟁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지만, 단합하고 연대하면 결과는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때 뜻을 같이하고 행동을 함께했던 노동조합원 출신 경영진의 각성을 촉구한다”며 “말을 넘어 실행됐을 때 ‘단협 파기’는 더 이상 협상과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응징해야 할 악”이라고 밝혔다. 

채수현 14대 SBS본부장은 “우리 노동조합은 저항이 의무인 때를 살고 있다”며 “어느 한 순간 밀리고 멈추었던 날이 있었지만 우리 노동조합은 ‘우리의 요구를 법으로’ 만들었던 승리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어, 오늘의 어려움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춘동 14, 15대 수석부본부장은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회사는 SBS를 3개로 찢고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30여명의 직원들이 용기를 내 탄생한 게 SBS 노동조합”이라며 “당시 노조는 최소한의 고용조건을 보장받고 구조조정을 감수해야 했으며 조합 집행부는 대거 회사를 떠났다. 그렇게 흘린 피로 SBS 노동조합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수석부본부장은 “무단협도 괜찮지 않냐고 하지만 지금은 임명동의제이지만 다음은 무엇이 되겠냐”며 “잊었던 누군가의 희생을 돌아보며 정당한 우리의 권리를 위해 행동하는 SBS 노동조합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3일 무단협 상태에 접어들자 로비 농성에 돌입했다. 앞서 노사가 두 차례 본교섭을 가졌지만 노조의 임명동의제 대안을 사측이 전부 거절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자유언론실천재단,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기자 및 직능단체 등 SBS 안팎에서 노조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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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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