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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공사 페퍼스에 3-1승, 날아오른 이소영, 패기 넘친 신생팀[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장영 | 승인 2021.10.20 13:57

[미디어스=장영] 2021~2022 V리그가 지난 주말인 16일부터 시작되었다. 새 외국인 선수들이 많다는 점에서 그들이 과연 리그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한 팬들도 많았다. 그리고 현대건설의 야스민이 첫 경기부터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센터라인에 강점을 가진 현대건설은 첫 경기부터 야스민 몰빵 배구를 하며 기대와 우려를 함께 자아냈다.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선수라는 점에서 당연히 호평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한 선수에 집중되는 배구는 현대건설 전체를 보면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GS칼텍스는 흥국생명을 가볍게 제압했고, 올 시즌 컵대회 우승으로 좋은 출발을 보였던 지난 시즌 꼴찌팀 현대건설은 기업은행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배구 경기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배구 열기는 관객 입장이 허락되며 보다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 몰린 여자배구팀에 광주를 본거지로 한 AI페퍼스(이하 페퍼스)가 창단 첫 경기를 홈에서 치렀다. 5개월을 준비하고 5일 훈련한 팀이다. 주축 선수 대부분이 기존 팀에서 웜 존을 달구던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었다.

19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존 팀들에서 들고나는 선수들은 있지만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신생팀이 넘기는 어려운 벽이다. 각기 다른 팀에서 왔고, 주전으로 뛴 선수들이 없고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과연 그들이 시즌 5승이라는 목표를 이룰지 여부도 의문이었다.

1순위로 선발된 박사랑이 전국체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며 악재는 더욱 쌓일 수밖에 없었다. 선수 부족이 심각한 페퍼스로서는 답답한 일이었을 듯하다. 개막전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페퍼스는 하지만 달랐다.

인삼공사와 첫 세트에서 페퍼스의 모습은 우려를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기본적인 리시브와 디그가 되며 경기가 수월해졌다. 공격을 받아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공격한 팀은 불안해진다. 이런 상황은 인삼공사를 우왕좌왕하게 만들 정도였다. 

조직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컵 대회를 포기하고 연습을 해왔던 만큼 의외로 조직력 배구를 펼칠 수 있었다. 인삼공사가 생각한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은 몇번의 공격으로 파악이 되었다. 인삼공사는 좋은 공격을 선보여도 막아내고 역공을 하는 페퍼스에 당황하며 첫 세트를 완벽하게 내줬다.

수비와 공격에 서브까지 안 되는 것이 없는 페퍼스의 공세는 인삼공사 선수 전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25-16이라는 스코어로 첫 세트를 가져간 페퍼스는 소위 말하는 분위기를 탔다. 그리고 2세트에서도 초반 그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신생팀의 한계는 세트를 거듭하며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19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KGC인삼공사 엘레나가 페퍼저축은행 엘리자벳 앞에서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존 팀들의 팀워크는 신생팀이 쉽게 뛰어넘을 수는 없다. 상대적인 전력에서도 우월한 인삼공사는 빠르게 2세트를 잠식해갔다. 물론 압도적인 실력차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2세트를 25-20으로 인삼공사가 가져가며 물오른 페퍼스를 누그러트리는 데 성공했다. 그 선봉에 이적생 이소영이 존재했다는 점도 당연했다.

페퍼스는 1순위 외국인 선수인 엘리자벳의 압도적인 모습이 돋보였다. 여기에 페퍼스 첫 FA 선수인 하혜진이 노련함으로 팀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에서도 그의 역할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페퍼스는 좌우 윙 스파이커가 의외로 타격감이 좋았다.

아웃 사이드 히터인 박경현과 이한비가 9점과 7점을 올리며 이후 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었다. 아직 부상 선수들도 많다는 점에서 페퍼스는 1라운드는 경험치를 쌓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페퍼스 감독 역시 실전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단합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1-1 상황에서 3세트는 페퍼스로서도 아쉬웠을 듯하다. 결과적으로 25-21로 내준 경기에서 치열한 랠리가 이어지고, 끈질긴 수비와 공격으로 배구의 재미를 만끽하는 과정은 올 시즌 첫 입장 관객들의 환호성을 터지게 만들었다.

19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KGC인삼공사 이소영이 페퍼저축은행 블로킹을 앞에 두고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엎치락뒤치락하는 과정에서 인삼공사의 노련미와 이소영의 파괴력은 분수령이 될 수 있었던 3세트를 잡는 데 혁혁한 공헌을 해줬다.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까지 외국인 선수 몰빵 배구를 해왔다. 그만큼 공격을 할 선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의미였다.

이소영을 FA로 데려오며 왜 자신들이 거액을 썼는지 그 이유를 첫 경기부터 잘 보여주었다. 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옐레나는 아직 손발이 잘 맞지 않아 파괴력이 드러나지 않았다. 공이 높거나 낮거나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공격하기는 어렵다. 이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경기를 하며 호흡을 맞추는 방법 외에는 없다.

인삼공사는 몰빵 배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실제 그런 모습을 보였다. 옐레나에 공격을 집중하기보다 이소영과 나누며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이소영이 21 득점, 옐레나가 19 득점을 올리며 쌍포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옐레나가 좀 더 호흡이 맞게 되면 이소영 옐레나가 폭발하는 윙 스파이크는 상대에게 공포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한송이 역시 노련함을 앞세워 템포 배구를 하며 8득점을 했다. 윙 스파이커에서 미들 브로커로 자리를 옮긴 한송이는 여전히 좋은 선수임을 첫 경기부터 잘 보여주었다. 박은진이 컨디션 난조로 빨리 물러난 점이 아쉬웠지만 정호영이 미들 브로커로 완전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이번 경기에서 잘 보여주었다.

19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KGC인삼공사 한송이가 페퍼저축은행 하혜진 앞에서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옐레나의 공격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지만 수준급의 수비 실력을 보여줬다는 점도 반가웠다. 그저 공격만 하는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수비로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은 인삼공사에게는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난 시즌 부상으로 미들 브로커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정호영이 올 시즌은 다를 것임을 보여주었다.

큰 키를 앞세운 공격만이 아니라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그저 세트에서 브로킹만이 아니라 후방 수비 역시 능숙함을 보였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2세트만 소화했으면서도 7득점을 올렸다. 공격이 윙 스파이크로 몰리는 상황에서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렸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소영과 함께 인삼공사로 이적한 박혜민 역시 나쁘지 않았다. 컵대회 첫 경기만큼의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첫 리시브의 아쉬움을 바로 이겨내며 좋은 디그들을 많이 보여준 것은 올 시즌 박혜민의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지난 시즌 신인왕 출신의 이선우가 너무 짧은 시간만 나와 아쉬웠지만 인삼공사는 페퍼스의 강력한 저항을 이겨내며 3-1로 첫 경기를 잡았다. 국가대표 리베로의 일탈로 문제로 지적되었던 자리도 노란이 완벽하게 채워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19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역전승을 거둔 KGC인삼공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삼공사가 다른 라인업은 좋은데 리베로 자리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노란이 주전 리베로로서 가치를 첫 경기부터 증명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인삼공사는 이소영 영입으로 좋은 밸런스를 갖추게 되었다. 선발과 벤치의 경기력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은 팀 전체의 전력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제 꽃을 피워야 할 젊은 선수들이 올 시즌을 통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도 보였다. 페퍼스는 첫 세트를 따낸 후 후반 들어가며 아쉬운 조직력과 경험의 한계를 드러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잘 보여주었다. 비록 힘겨운 첫 시즌이지만 기본기에 집중한 경기를 한다면 상대에게는 부담스러운 팀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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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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