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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인권연구소 “심석희 선수 2차가해 보도 멈춰라”"범죄자의 저의에 편승한 기사, 2차 가해이자 명예훼손"…장혜영 "완전무결한 피해자다움 강요"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10.19 16:52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스포츠인권연구소가 언론을 향해 심석희 쇼트트랙 선수에 대한 2차 가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언론이 심 선수와 법적 다툼 중인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무분별한 받아쓰기와 추측성 기사를 확산하는 것은 심각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다.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 및 성폭행에 대한 항소심 선고 이후 한 달이 지난 8일, 연예 전문매체 '디스패치' 보도로 심석희 선수에 대한 여론이 바뀌었다. 디스패치는 심 선수가 평창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 코치와 동료들을 험담한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심 선수가 평창올림픽 여자 1000m 결승에서 팀 동료 최민정과 고의로 충돌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포함돼 논란이 커졌다. 심 선수 소속사는 고의 충돌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사과했고, 심 선수는 진천선수촌에서 퇴촌, 월드컵 시리즈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10월 8일자 디스패치 보도 화면 (사진=디스패치)

이어 언론이 조재범 전 코치의 심 선수에 대한 성범죄 1심 판결문까지 공개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가 미성년자이던 시절부터 3여 년에 걸쳐 상습적 성폭력과 폭행 등을 저질러온 혐의로 1심과 항소심에서 징역 13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스포츠인권연구소는 18일 “디스패치 보도 이후 언론들은 앞다퉈 의혹을 보도했고, 그 사이 일각에서는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피고인 조재범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성폭행 가해 사실마저 부정하려는 양태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포츠인권연구소는 “이번 사태는 대법원 최종 선고를 앞둔 피고인 조재범이 법원에 제출된 변호인 의견서 내용을 언론에 유출함으로써 촉발됐다”며 “조재범이 재판에 계류된 성폭력 사건과 무관한, 피해자의 광범위한 사적 정보를 적나라하게 언론매체에 제공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선동하고 가해 사실에 대한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인권연구소는 이같은 행위를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이자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어떤 이유에서도 가해자가 피해자 선수에게 행한 중대한 범죄사실이 희석되거나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며 “피고인의 의도적 보복행위에 편승해 마구 전파하고 사회적 관심이 위법한 유출을 통한 이슈 전환으로 옮겨갈 때 또 다른 스포츠인권 문제를 은폐시킬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인권연구소는 언론을 향해 “무분별한 받아쓰기와 추측성 기사의 확산을 통해 범죄자의 저의에 편승하는 기사가 심각한 2차 가해이자 명예훼손임을 직시하고, 더 이상 2차 가해를 멈춰라”고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조재범 전 코치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고,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에 보복성 2차 가해에 편승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16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심 선수에 대한 언론의 2차 가해를 지적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장 의원은 “가해자 측(조재범 전 코치 측)에서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카톡 대화가 심석희 선수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비난으로 번지고 있다”며 “특히 언론의 2차 가해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일부 언론은 벌써부터 이번 카톡 대화에 연관된 내용들이 대법원 판결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점치는 기사를 내놓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 편성해 일부 네티즌들은 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진 선수의 피해를 부정하며 선수를 비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완전무결한 피해자가 아니라면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피해자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번 논란과 성폭력 사건은 구분해서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의혹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흠집내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성폭력과의 싸움은 가해자와의 싸움이면서 동시에 이를 둘러싼 가해자 중심주의와의 싸움이며 이 싸움을 단순한 가십거리로 경마 보도하는 언론 관행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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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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