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SBS 무단협 사태가 17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대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미디어발전협의회와 방송자회사협의회가 무단협 사태를 초래하고 방관하고 있는 SBS 사측을 규탄했다.

18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지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 등이 속해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미디어발전협의회는 “무단협이 보름을 넘어 장기화되고 있다”며 “SBS 사측은 어떤 협상안도 내놓지 않는 등 협상의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임금협상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말로 구성원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SBS 본사 1층 로비에서 17일째 농성 진행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사진제공=SBS본부)

이들은 “SBS 사측은 방송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근로환경과 근로조건을 제공할 의무를 갖고 있지만 대주주의 사익을 위해, 방송독립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인 단체협약까지 헌신짝 같이 버렸다”며 “단체협약 해지는 SBS 사측이 했지만 부끄러움은 직원의 몫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실제 이명박 정부 시절 많은 기업에서 단체협약을 휴짓조각으로 만드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노동탄압과 근로조건의 후퇴, 노조활동 방해 등 아픈 경험이 있기에 이번 SBS 사측의 행보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결국 SBS 사측은 무단협을 통해 임명동의제와 사외이사 추천권을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임금협상을 포함한 모든 노사협상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가치를 저버리고 노조를 무력화시켜 굴종의 관계로 만들기 위함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언론노조 방송자회사협의회는 같은 날 “언론노조 SBS본부는 그동안 많은 양보를 해왔다”며 “지난해 6월 소유경영분리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변경에 동의했고 지난 8월에는 실익과 명분을 접고 미래로 향하기 위해 1, 2차 검찰 고발 건에 대한 항고를 포기하는 결정도 했다. 그리고 무단협을 막기 위해 임명동의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사장을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제안도 했다”고 강조했다.

방송자회사협의회는 SBS 경영진에 대해 교섭의 의지도 보이지 않으며, 별도 TF를 통해 협의하자는 주장을 새로운 협상인 듯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자회사협의회는 “TF는 SBS 재허가 조건이었던 ‘SBS미래발전협의체’처럼 형식적인 자리만 될 뿐 결과는 아무것도 없으리라는 것을 경영진도 노동조합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방송자회사협의회는 “이번 SBS 무단협 상황은 이번 기회에 노동조합을 길들여보겠다는 단기실적 상승과 주가상승에 취한 경영진의 오판과 과욕에 따른 참사”라고 지적했다.

17일째 목동 SBS 본사 로비에서 농성중인 정형택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노조는 사장을 임명동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시사교양, 편성, 보도본부장 등 공정방송 최고책임자까지 임명동의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노조를 윽박지르고 있다”며 “SBS가 공정방송과 노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임명동의제를 지키는 싸움에서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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