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8.12.19 수 22:51
상단여백
HOME 미디어뉴스 인터뷰
"우리도 현장에 가서 일하고 싶다"[인터뷰] 코스콤 비정규직지부 김주신 사무국장
송선영 기자 | 승인 2008.04.05 17:33

코스콤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 고용’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코스콤(옛 증권전산)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지 오늘(6일)이 207일 되는 날이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스콤 사우회에서 설립한 회사인 '증전ENG' 소속에서 외주 업체인 '대신정보기술'로 소속이 바뀌게 되자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코스콤 측은 이들을 도급 노동자로 규정해 정규직 전환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스콤의 임원들이 '증전ENG' 임원을 역임하고 있고 코스콤의 명함과 옷을 사용함은 물론 코스콤의 직접 지시로 일을 했다”고 말한 반면 코스콤은 “사우회에서 독립적으로 만든 도급업체이기 때문에 노사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노동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코스콤 비정규지부 김주신 사무국장은 “작년 9월 12일 시작된 게 지금까지 왔고 그 과정에서 코스콤과의 어떤 타협점을 찾을 만한 여지가 없었다”며 코스콤 사태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 코스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농성장 ⓒ송선영  
 
법원의 가처분 신청 판결, 서로 다르게 해석

코스콤은 작년, 법원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노동부 근로감독결과 등 사건 기록을 종합해 판단한 결정문에서 “코스콤은 적어도 협력업체의 노동자의 근무시간 할당, 노무제공의 양태, 작업환경 등을 결정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가처분 판결에서 “신청인(코스콤)은 부분적이나마 협력업체와 동일시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었던 지위에 있다”며 “(코스콤은) 피신청인(증권노조)과 사이에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는 원청업체의 경영진과 하청업체의 노동자 사이에 교섭의 의무를 지웠다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코스콤 비정규직 근로자들 ⓒ송선영  
 
이에 대해 김주신 사무국장은 “법원의 판단을 바탕으로 코스콤과의 교섭이 몇 차례 진행되었지만 코스콤은 한계를 분명히 긋고 나와 교섭에 임했기 때문에 우리의 주요 요구 사항인 '직접 고용'과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진전이 될 만한 여지가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코스콤의 교섭 의지를 묻는 질문에 “공식 교섭 공문을 넣으면 나오기는 하지만 계속 똑같은 얘기만을 반복하고 되풀이하기 때문에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코스콤, 교섭 하려는 의지 없어

지난 3월 11일.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이 강제 철거됐다. 철거 작업에는 영등포구청 직원들과 용역 200명이 동원됐고 경찰 6개 중대가 농성장 주변을 봉쇄해 진행됐다. 그리고 최근엔 코스콤이 미행과 감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감시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코스콤은 지난달 21일 비정규직지부를 상대로 8억 2600만원의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근거로 제출한 자료에는 노조의 이동 경로와 비공개로 진행된 노조의 내부 회의 내용, 노조의 외부 활동까지 시간대 별로 고스란히 파악 돼 있었다.

   
  ▲ 코스콤 비정규지부 김주신 사무국장 ⓒ송선영  
 
이에 대해 김주신 사무국장은 “그걸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기에 누가 했다라고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자료를 보면 우리가 아침에 기상했을 때부터 잠잘 때 까지 일거수일투족이 전방위로 체크 되어 있다. 예전에 의정부 쪽에 있는 다락원에서 총회를 했었는데 당시 이동경로가 세세하게 기록 돼 있었다. 누가 따라와서 감청을 했는지 또 감청 장비를 발견 못했기에 할 말은 없지만 정황상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감청 의혹을 제기했다. 

다음은 김주신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좀 답답하다. 우리가 국정감사 때 문제제기를 했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우원식 의원 같은 경우는 ‘위장 도급’이라고 말했다. 또 노동부 측에서도 불법 파견임을 인정해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도 인정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상황을 불법 파견을 넘어선 위장 도급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 장관 같은 경우에는 노동부의 명예를 걸고 해결한다고 했다. 그래서 노동부 쪽에서도 중재를 몇 번 넣었고 최소한 2년 이상인 사람에 한해서 고용 의제가 적용된다고 봤을 때 조속히 해결하라고 권유를 했었다. 그러나 이는 명령이 아닌 권유였기 때문에 코스콤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 코스콤 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가.

"현재 코스콤과 민사소송이 얽혀 있는데 코스콤이 그 결과가 나올 때 까지 법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대법원까지 갈 거라는 얘기도 이면에 들려오기도 한다. 그게 약 3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코스콤에서 우리의 파업을, 즉 버틸 수 있는 최대한으로 3개월을 예상했었다. 왜냐하면 임금 자체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3개월 이상 가게 되면 본인 보다는 가정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6개월을 지속해 오고 있는 상태고 지금도 굉장히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 투쟁을 한 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다. 현재 생활은 어떠한가.

"지금 있는 사람 중에 70~80%는 가정이 있고 애가 있는 사람들이다. 98명에서 시작했는데 지금 78명이 남았다. 일부 사람들은 생활이 진짜 어려워서 나가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농성하면서 결혼을 해 이 곳으로 출퇴근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생활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

회사로 복귀한 사람이 15명 정도 된다. 그 사람들이 이 생활이 힘들어서 복귀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있고 취업 자체도 어렵기 때문에 당장 돌아가는 게 편하니까 복귀를 했던 것 같다."

-코스콤 사태를 보도한 언론은 많았다. 그간의 보도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무엇인가.

"초기부터 언론이 보도를 하긴 했다. 하지만 언론들은 어떤 투쟁 장면이나 접점이 생겼을 때, 즉 내용적인 접근이 아니라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났을 때 주요하게 다룬다. 예전에 우리가 코스콤 사장실을 점거를 했었다. 면담을 하자고 해도 안 나오기에 최후의 방법으로 점거를 했었는데 당시 용역 업체들과 얽혀 소화기 뿌리고 깨지고 자극적인 장면이 있었다. 또 최근에 농성장 철거 당시 격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겨레 기자가 그 장면을 찍으려다가 고용된 용역 인부에 의해 머리채를 잡히고 끌려나오기까지 했다. 이렇게 누가 맞고 피가 터져야 보도를 하는 게 안타깝다.

사건 이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심층적이고 심도 있는 보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피 흘리고 과격한 장면을 중심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쟤네들은 과격한 투쟁을 하는 애들’로 이미지가 굳어버리는 거다. 보도해주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심층적인 보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언론이 쟁점에 있는 사안에 대해 사측 주장과 우리측 주장이 어떻게 다른지, 또 시간이 흘러가면서 서로의 입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잡아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을 생략한 채 무조건 피 흘리고 과격한 몸싸움을 위주로 보도하는 게 안타까운 부분이다."

-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도 언론도 관심의 정도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 코스콤 비정규지부 김주신 사무국장 ⓒ송선영  
 
"사람들은 자기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은 일은 외면하게 되고 내용적인 면을  보기 보단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을 본다. '니들이 왜 이러고 있는거냐, 하청 업체 직원 아니었냐'라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온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왜 이걸 시작했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희망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내 희망일 뿐이다.

변명을 하자면 예전에 노동 운동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지금의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IT 업계에서는 심각하다. 일반 사람들에게 바라는 욕심일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일들이 지금 당장 내 문제가 아니더라도 후배, 동생, 자식이 겪을 수 있는 구조적인 부분임을 알아줬으면 하는 희망사항이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에도 어려움이 봉착돼 있다. 생계 때문에 싸우고 있는데 생계의 위혐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하지만 대충 덮고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굉장히 많이 벗어난 부분이 있다. 7월 1일부터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확산된다는데 그런 것까지 맞물리면 사회적인 파장도 더 커질 것 같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한다면 싸움을 안했으면 모르되 이미 시작했고 코스콤측이 옳다고 정당하다고 하는 것들이 직접 옳은지, 또 우리가 얼마나 비장한 마음으로 시작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 그러나 전혀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전제 조건인 가정이 있기도 하고 평생 이 길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긴 하다."

- 현 단계에서 코스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코스콤과의 교섭장에서도 이야기를 했었지만 이전 파견법에 의하면 2년 이상의 파견 노동자는 2년이 지난 시점부터 고용 의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조합원 전체를 정규직화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직접 고용하되 차등의 것들은 차차 해결한다 하더라도 일단 문제 해결의 가닥을 잡아야 한다.

우리의 요구 조건이 직접 받아들여져 현장에 가 일을 하는 것, 이게 가장 바라는 거다. 회사는 안 된다고 말할게 아니라 안 된다면 다른 방안을 제시해야 이야기 할 거리가 생기는 것이고, 안 된다고 말하기 전에 다른 대책을 내놓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선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8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