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인턴기자] 던킨도너츠 위생 불량공정을 고발한 공익제보자 측이 사측의 ‘영상 조작설’을 반박하는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와 공익제보자는 5일 오전 서울시 중구에서 <진실을 공개한다>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 내부 위생을 고발하는 영상을 폭로했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에는 도넛에 시럽을 바르는 현장 공정 장면이 담겨있다. 대책위 측은 도넛에 시럽을 바르는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진 시럽이 재사용됐고, 곰팡이가 있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시럽이 덮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공장 내 까맣게 변한 환풍구의 모습이 공개됐다. 공익제보자는 “공장이 세워진 후 단 한 번도 환풍구를 청소하지 않았다”며 “청소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2021년 7월 28일 날 촬영된 영상이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채비에서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가 연 ‘SPC 던킨 추가영상 공개 및 공익제보자 보호 촉구 기자회견’에서 추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왼쪽부터 강호민 변호사, 제보자, 권영국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연합뉴스

공익제보자는 2017년 안양공장에 재입사한 후 꾸준히 위생 문제를 회사에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공익제보자는 “당시 해당 라인에서 메인 작업을 하면서 청소, 기름 관리, 기타 위생 문제에 대해 (사측에) 2020년까지 문제제기를 했다”며 “보고했지만 회사는 아무 처리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업무배제 및 보직변경을 시켰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영상 촬영 당시에) 메인 담당자는 아니었지만 대체 근무자 형식으로 투입되고 있었다”며 “공장 전반에 지속적인 위생 문제가 발견됐고, 7월 당시 촬영한 후 회사에 보고했지만, 회사는 대화 자체를 거부해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익제보자는 2014년 인천에 있는 던킨도너츠 공장에서 처음 근무했으며 해당 공장이 위생관리 미흡으로 폐업되자 자신도 2015년 퇴사했다고 말했다.

공익제보자는 신고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던킨도너츠 제품이 학교급식으로 납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사태가 커지면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타격이 있을 것이고 지금도 불이익을 받고 있어 걱정이 많이 됐다”며 “던킨도너츠 매장만 안 가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이 먹는 급식에도 납품하는데 이걸 그냥 놔둔다면 단순히 매장만 안 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권영국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오늘 기자회견은 회사가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조작설을 이용해 신고자를 공격하는 잘못된 행태에 대한 진실을 공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방송 제보 이후 회사가 잘못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믿었는데, 회사의 반응은 정반대였다”며 “‘식품테러’라는 표현을 사용해 프레임을 바꾸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 측은 공익제보자가 해당 근무시간대에 근무한 직원이 아니었고 불법적인 목적을 가지고 촬영했다는 SPC 주장에 대해 “휴식시간 등 메인 작업자들이 비는 시간에 제보자가 대체 인력으로 여러 차례 근무했다”며 “(제보자는) 촬영 이후에도 여러 차례 근무를 했다. 근무시간이 아니었다는 회사의 주장은 현장을 모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대책위는 언론 보도들이 SPC 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KBS 보도 이후 SPC 측에서 영상이 조작됐다는 입장문을 냈고, (SPC 입장의) 여러 보도가 나왔다. 그런 기사들 때문에 오늘 기자회견을 준비하게 된 것”이라며 “회사 측의 주장이 조작됐다는 부분을 설명했음에도 오늘 기자회견 이후 (사측의) 일방적인 입장만 반영한 기사들이 나오면 불가피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익제보자가 직접 촬영한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영상. 제보자 측은 해당 영상이 2021년 7월 28일날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SPC 측의 진실 왜곡 중단과 소비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 ▲ SPC 측의 공익제보자 명예훼손에 대한 사과와 출근정지 등의 불이익 철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철저한 진상조사 ▲국민권익위원회의 즉각적인 공익제보자 보호조치 등을 촉구했다.

앞서 KBS는 지난달 29일 제보를 받아 던킨도너츠 공장의 위생 불량 실태를 보도했다. KBS 보도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SPC는 보도자료를 통해 “위생 관련 방송 보도로 고객, 가맹점주를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제보자로 추정되는 직원은 소형카메라를 몰래 반입해 영상을 촬영했으며, 고의성을 가지고 이물질을 제품 반죽에 투입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식품 테러에 해당하는 행위로 계획적인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SPC 측은 공익제보자가 민주노총 간부로 밝혀졌다며 공익제보를 한 직원은 해당 시간대에 근무한 직원이 아니었다며 불법적인 목적을 가지고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김해·대구·신탄진·제주 등 4개 공장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불시 위생점검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평가한 결과 식품의 기계 작업장 등 위생관리가 미흡한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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