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국경제신문의 지분 82%는 대기업 집단이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범현대·삼성·SK·LG그룹이 가진 지분율은 79.22%다. 한국경제신문 지분 소유 구조를 파헤친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지분비율을 보고 기사를 읽으면 독해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언론노조 민실위는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신문으로 알려졌지만 어느 기업이 주식을 얼마나 가졌는지 알 수 없던 한국경제신문을 시작으로 산업 자본이 언론에 얼마나 침투했는지 살펴보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국경제신문의 대기업 집단 지분이 드러난 건 사실상 처음이다. 언론노조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호 출자와 계열사 채무보증 등이 제한되는 주요 기업 집단의 2021년 6월 30일 기준 사업보고서와 2020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주식 보유 실태를 확인했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현대·삼성·SK·LG그룹 270여 계열사 사업·감사보고서를 조사했고, SK그룹 비상장 계열 515사는 알려진 곳만 짚었다. 자산규모 30대 안팎 기업 집단 계열사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낸 곳만 살폈다.

한국경제신문의 주주회사 관련 보도들

최대주주 현대자동차, ‘범현대’ 넓히면 34.34%

한국경제신문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20.55%를 가진 현대자동차다. 현대자동차는 24년간 한국경제신문의 최대 주주 자리를 지켜왔으며 경영에도 참여했다.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한국경제신문 지분율은 30.09%로 기아 4.35%, 현대모비스 3%, 현대제철이 2.19%를 소유하고 있다. 6월 30일 기준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한국경제신문 주식 장부가액은 499억 2300만 원에 달했다.

언론노조는 “<현대차 ‘통 큰’ 임금 인상안 내놓자…노사, 임단협 ‘3년 연속 無 파업’ 합의>(7월 21일) 기사는 한국경제신문 최대 주주 관련 기사인 걸 독자가 미리 헤아려 읽을 수 있지만, <수그러든 ‘고점 논란’…다시 끓는 포스코·현대제철>(7월 28일)은 주주 관련 보도라는 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HMM 파업 강행?…안 그래도 어려운 수출물류 타격 우려>(7월 28일), <취재수첩-‘强 대 强’ HMM 노사대치에 잠 못 드는 수출 중기>(7월 30일)도 마찬가지다. 2016년 10월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나온 HMM은 한국경제신문 주식 1%를,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현대미포조선은 3.24%를 가지고 있다. HMM과 현대미포조선을 ‘범현대’로 묶으면 현대 쪽 한국경제신문 지분율은 34.34%에 이른다.

삼성 15.5%, 삼성 못지않은 SK와 LG

삼성의 한국경제신문 지분율은 15.5%로 삼성물산 6.4%, 삼성전자 0.4%, 삼성 SDI 8.7%로 구성된다. 모두 합하면 319억 2100만 원(6월 30일 장부가액)에 이른다. 언론노조는 "삼성 지분을 알고 난 뒤 한국경제 <삼성, 반도체로만 7兆벌었지만…경영공백에 주가는 ‘7만 전자’>(7월 30일) 기사를 보면 독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SK그룹의 한국경제신문 지분율은 15.38%로 삼성과는 0.12% 차이 난다. SK텔레콤 13.8%, SK네트웍스 1%, SKC 0.58%로 세 회사 기말 장부가액은 285억 4400만 원에 달했다. LG는 14%로 장부가액 299억 4100만 원이다.

한국경제신문은 도코올림픽에서 한국 펜싱팀이 메달을 따자 <최강 금빛 펜싱 뒤엔 ‘키다리 아저씨’ SKT 있었네>(7월 30일) 기사를 게재했다. 2003년부터 SK텔레콤이 대한펜싱협회 회장을 맡아 지원한 덕에 좋은 결과를 낳았다는 내용으로 한국경제 주식 13.8%를 가진 주주를 ‘키다리 아저씨’에 비유했다.

범현대·삼성·SK·LG 그룹이 가진 한국경제신문 지분율이 79.22%다. 1962년 삼성을 시작으로 1997년 현대, 2003년 엘지로 이어진 네 그룹의 한국경제신문 주식 최초취득금액은 521억 9200만 원이었지만, 올 6월 30일 장부가액 추산 1511억 6800만 원이 됐다.

이름 알려진 기업 집단 3.34%

포스코그룹 계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한국경제신문 주식 1%, 효성이 1% 지분을 갖고 있다. 한진그룹은 한국항공과 대한항공을 합쳐 0.8% 지분을 쥐고 있다. 디엘(대림)은 0.22%를, 신세계는 0.1%를 사들였다. 삼부토건은 0.08%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0.05%를, GS글로벌은 0.03%를 갖고있다. 아모레퍼시픽은 0.03%, 금호건설은 0.03%로 추산된다. 관련 기업 지분을 모두 더하면 3.34%, 여기에 4대 기업 그룹 지분 79.22%를 더하면 82.5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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