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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 산재 책임지지 않겠다는 업무 위탁 체결[토론회] 하청업체 노동자 59%, 산재 경험…"과기정통부, 상생방안 이행 점검해야"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09.30 20:19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현대HCN 하청업체 노동자 절반 이상이 최근 3년간 산업재해에 해당하는 업무상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안전 보건교육을 제대로 이수한 하청업체 노동자는 16.5%에 불과했다. 원청의 안전 조치 강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대응 등이 요구되고 있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이 30일 공개한 현대HCN 하청업체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4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당한 노동자는 59.7%에 달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노동자는 4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했을 때 산업재해를 신청할 수 있다. 현대HCN 하청업체 노동자 79명이 실태조사에 참여했다.

현대HCN 노동자 작업환경 (사진=희망연대노동조합)

사고 유형은 베임/찔림/끼임 78.5%(평균 치료일 2.4일), 넘어짐/허리 삐끗 77.2%(평균 치료일 3.8일), 목/어깨 통증 67.1%(평균 치료일 6.2일), 허리통증 65.8%(평균 치료일 11.6일), 다리/무릎 통증 60.8%(평균 치료일 11.7%), 정신 건강 문제 38.0%(평균 치료일 34.4일), 교통사고 36.7%(평균 치료일 6일), 추락/감전 32.9%(평균 치료일 8.7일) 등이었다.

“산업안전 보건교육을 제대로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노동자 83.5%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육은 없었고, 서명만 받아 간다”는 응답은 48.1%, “1년에 한두 번 한다”는 응답은 17.7%였다. 산업안전 보건교육을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3%에 불과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분기별로 6시간의 산업안전 보건교육을 받아야 한다.

케이블 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 대다수는 악천후 상황에서 위험작업을 하고 있었다. 폭염경보 시 작업 경험률은 93.5%, 눈오는 날 작업 경험률은 72.7%, 우천 작업 경험률은 70.1%, 강풍 작업 경험률은 66.2%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기상 상태가 불안정할 때 작업을 중지시켜야 한다.

또한 현대HCN와 일부 하청업체는 “노동자 부상 및 사망 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연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HCN-ㄱ하청업체 계약서에 “종업원이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부상 또는 사망하여 현대HCN 또는 ㄱ사에게 연대하여 손해배상 등 소송·진정·이의를 제기할 경우, ㄱ사는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진다”는 조항이 있었다.

현대HCN과 ㄱ하청업체 업무 위탁계약서

한인임 ‘일과 건강’ 사무처장은 30일 열린 <현대HCN외주업체 작업환경 노동안전보건 실태> 토론회에서 이번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해 “산업안전 보건교육은 안전보건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을 인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위험을 모른다면 이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인임 사무처장은 “한국의 산업재해율과 비교하면 현대HCN의 상황은 심각한 것이 분명하다”며 “특히 설치·수리 업무 담당 노동자는 안전 장갑을 제외한 보호구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 대기업이 원청이데 안전보건 규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윤진영 희망연대 전략조직실장은 현대HCN-ㄱ하청업체 계약서에 대해 “현대HCN은 안전관리의 모든 책임까지 위탁업체의 소관으로 넘겼다”며 “노동자들이 일하다 다치거나 사망해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도록 계약을 맺은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의 전형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윤진영 실장은 “외주업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자 직접 고용은 산업재해 예방 시스템을 만들고 즉각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최진수 민주노총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노무사는 “외상성 사고, 과로, 감정노동, 괴롭힘 등 위험의 실질적 책임은 대부분 원청에 있다”며 “원청이 케이블노동자의 안전에 관하여 직접 책임을 지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정우준 노동건강연대 활동가는 “현대HCN 하청업체에서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원청이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HCN CI

"과기정통부, 노동자 안전보건 조치 이행되는지 감시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최진수 노무사는 “과기정통부가 제대로 된 감시를 해야 한다”며 “과기정통부는 8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를 조건부 승인하면서 ‘협력업체 종사자 고용안정·복지향상·산업안전보건환경 개선방안 이행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다. 현대HCN 노동자의 안전보건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엄정하게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통신 대기업의 유료방송 독과점 현상이 강화되면서 기업의 책무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과기정통부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승인 과정에서 ‘상생협력’ 조건을 부과했지만, 현장의 상황은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권순택 사무처장은 "과기정통부는 ‘상생협력’ 방안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또한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사업 종사자들에 대한 고용안정과 복지 확대, 그를 통한 이용서비스 향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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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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