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인턴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서울 연희동 주택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누나 김명옥 씨에게 시세보다 낮게 매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김명옥 씨는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3호'의 사내이사다. 윤석열 캠프는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라며 의혹보도 매체를 형사고발했다.

28일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윤기중 교수가 2019년 4월 30일 김명옥 씨에게 연희동 주택을 19억원에 매도했다고 보도했다. 열린공감TV는 이 주택의 시세가 33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당시 윤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시점은 같은 해 6월 17일이다. 열린공감TV는 이 주택의 등기이전 시점이 7월 2일이라는 점 등을 토대로 '뇌물 의혹'과 '다운계약 의혹'을 제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투표를 한 뒤 나오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9일 윤석열 캠프는 보도 내용이 허위라며 열린공감TV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윤석열 캠프는 윤 교수의 건강 문제로 주택을 '급매'했고, 김 씨의 정체는 몰랐다는 입장이다. 윤 교수가 2019년 3월 고관절 수술을 받아 연희동 집 계단을 오르는 게 불가능했고, 이에 부득이 인근 부동산중개소 10여곳에 급히 집을 내놓은 뒤 아파트로 이사했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캠프는 “윤 교수의 건강 문제로 부동산중개업소에 평당 2000만원에 내놨고, 중개업자가 데려온 사람의 개인 신상을 모르고 계약했다”며 “관련 계약서와 중개수수료 지급 영수증을 공개한다. 직접 매매했다면 부동산중개수수료를 부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윤석열 캠프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전혀 없다. 윤 교수는 김 씨 개인이 계약당사자였고, 부동산중개소로부터 소개받았을 뿐이므로 김 씨 개인신상이나 재산관계에 대해 당연히 몰랐다"며 "아무런 근거없이 뇌물 의혹에 다운계약 의혹까지 제기했다. 민·형사상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해당 의혹을 보도한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두 사람이 사전에 합의를 봤으면 계약은 인근 부동산 업소에 가서 체결할 수 있다”며 “부동산 업소에 가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사전에 두 사람 간 이면계약이 없었다든지, 뇌물성 거래가 없고 정상적인 거래임을 입증하는 절대적인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강 기자는 “계약서대로 계약이 체결된 건 맞는 것 같다”면서 “최초로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서 부동산 거래를 하게 됐는지는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근 중개소 10여 곳을 통해 집을 내놨다는 윤석열 캠프 주장에 대해 강 기자는 우스운 소리라고 말했다. 강 기자는 “보통 중개소 한두 곳에 가서 얘기하면 인근 지역에 매물이 공유가 된다. 열 군데를 돌아다녀 매물을 해놓는 경우는 없다”며 “이런 주장은 ‘집이 없어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본 적 없다’와 똑같은 우스운 얘기”라고 비판했다.

열린공감TV 진행자 '정피디'는 윤 교수 건강 문제로 주택을 급매했다는 윤석열 캠프 해명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정피디는 SNS에 "연희동 단독주택 매매 전에 이미 잔금 다 주고 새로 이사갈 아파트를 샀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해 급매할 이유가 없다"며 "미리 사둔 아파트로 들어가 살았는데 무슨 건강 때문에 급매를 했단 말인가. 천천히 시세대로 받아도 될 집을 왜 굳이 다운계약을 한단 말인가"라고 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엔 윤석열 부친 집 매수 19억(?) 우연이라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화천대유 대주주 누나가 하필 검찰총장 지명 직전에 있는 사람 부친의 집을 딱 그 시기에 부동산 소개소를 통해 사들이는 우연은 814만분의 1정도 되는 로또 당첨확률보다 높을까? 낮을까? 열린공감TV가 의미있는 단독보도를 했다”고 평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김만배 씨를 모를 리 없다며 두 사람의 관계부터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만배 기자는 20년 넘게 법조만을 출입한 기자”라며 “곽상도 박영수 김수남 강찬우 등 잘나가는 검사들과 남다른 관계를 유지했다. 윤석열 후보가 김만배를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16년 말 박영수 특검이 법조 출입기자 1진 여러 명을 불러 모았다”며 “이때 박영수 특검의 부탁을 받고 1진 기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은 기자가 머니투데이의 김만배 기자”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박영수 특검은 ‘수사팀장은 누굴 시키는 게 좋을까’라고 묻자, 김만배 기자가 나서 ‘석열이 형 어떨까요’(라고 말했다)”며 “이 말을 들은 다른 기자들은 ‘어휴, 김만배가 윤석열하고 엄청 가깝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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