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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피해자 조롱하는 곽상도 아들 50억 '산재' 운운굳이 정리하는 대한민국 산업재해 현황…곽상도, 2018년 '김용균법' 처리 앞두고 외유성 출장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9.28 11:21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곽상도 의원과 그의 아들 곽모 씨,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자들의 해명으로 산업재해가 희화화되고 있다. 아들 곽 씨에게 주어진 50억원의 퇴직금이 이명 등에 따른 산재 보상이라는 해명은 매일 300명이 다치고 6명이 사망하고 사건 3분의 2는 은폐되는 '산재후진국'의 노동자들을 조롱하고 있다.

27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서울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여러 의혹과 억측이 있는데, 저희(화천대유)는 기본 퇴직금이 5억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며 "개인 관련 정보라 말씀드리기 곤란한데, (곽 씨가)산재를 입었다"고 말했다. 

곽 씨는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에서 6년간 일한 뒤 지난 3월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았다. 대리급이던 곽 씨의 월급은 230만~380만원 수준, 이에 따른 법정 퇴직금은 2000만~3000만 원이다. 화천대유가 지난 6년간 여타 퇴직자들에게 지급한 퇴직금을 전부 합쳐도 5억 원가량에 불과하다. 법정 규모의 200배에 달하는 32세 대리급 곽 씨의 재벌 총수급 퇴직금에 논란이 불거지자 '산재 보상' 해명이 튀어나온 것이다. 곽 씨는 2015년 당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던 아버지 소개로 화천대유에 입사했다. 

곽 의원이 SNS에 공유한 아들 곽 씨 입장문에서도 '산재 보상'이라는 해명이 있다. 자신을 화천대유의 '충실한 말'에 빗댄 곽 씨는 "2018년부터 평생 건강하기만 했던 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이로 인해 경제 활동이 불가능 할 수 있다는 점과 이 모든 것이 과도한 업무가 원인일 것이라는 것을 회사가 인정해 성과급과 위로금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곽 씨는 기침, 이명,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생겼으며 "한 번은 운전 중에, 또 한 번은 회사에서 쓰러져 동료가 병원으로 이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화천대유 관계자도 언론에 곽 씨가 업무에 시달려 이석증을 앓게 되었고, 회사는 퇴직금과 산재 위로금을 합쳐 50억 원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곽상도 의원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곽 씨와 화천대유는 산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경향신문 보도에서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곽 의원 아들은 산재 신청을 하지 않았고 화천대유 측도 신청한 바 없다"며 "곽 씨 퇴직금 50억원은 산재보험과 무관한 돈이다. 노동자가 사망해도 지급할 수 없는 거액을 두고 산재를 거론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의원실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최근 5년간 화천대유의 산업재해 신청 기록이 없었다고 밝혔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많게는 2~3억 원의 산재 위로금이 지급되는 현실이다. 종합하면 곽씨와 화천대유의 해명은 44억 원가량의 '자발적 산재 보상'인 셈이다.  

지난해 한국의 산업재해자는 10만 8379명, 산재로 인한 사망자는 2062명으로 집계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7월 "국내 산재사망률이 OECD 평균보다 훨씬 높다. 세계 10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면서 산재에 대해서는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가는 게 맞냐"고 말했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노동자 10만명당 산재 사망자 수는 5.09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터키, 맥시코, 미국 다음으로 높았다. 

한국은 산재은폐 국가로 의심된다. 한국의 총 산재 사고 발생률은 OECD 평균의 25% 수준으로 낮은 반면 산재로 인한 사망률은 높기 때문이다. 국책연국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의 김정우 전문위원이 지난 2월 학술지 '산업노동연구'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산재 사건 66.6%가 은폐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11~2017년 사업체(30인 이상) 패널조사 분석에 따른 결과다. 산재로 인정된 사건보다 2배가량의 은폐된 산재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만약 30인 미만 사업체에서 은폐 비율이 더 높다면, 전체 산재 은폐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최근 5년간 산재현황을 분석한 결과, 산재 사망자는 사업장 규모별로 10명 미만(33.9%), 10~29명(18.1%), 30~49명(8.1%), 50~99명(9.2%), 100명 이상(30.8%)에서 발생했다. 

산재로 인해 법적 책임을 지는 경우도 극히 낮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법원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2020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건수는 5114건, 이 중 실형을 받은 건수는 29건에 불과하다. 이 기간 동안 산재 수는 59만 559명, 사망자 수는 1만 1766명이었다. 또한 한국의 업무상 질병 인정률은 2019년 기준 64.6%다. 전체 노동자의 3분의 1 이상이 여전히 산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곽 의원은 2018년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해 산재사망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의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 국면에서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같은 당 의원들과 베트남 다낭으로 목적이 불문명한 출장을 떠났다. 민생법안을 외면하고 '외유성 출장'을 떠났다는 비판이 일었다. 곽 의원 등은 조기 귀국했다.

또한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곽 의원을 비롯한 대구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구경총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입법을 논의했다. 모호한 규정과 과잉처벌 등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 아래 중대산재 사망자와 직업성 질병자, 경영책임자에 대한 개념을 보다 엄격히 규정하자는 내용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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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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