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의 기자 성희롱 논란에 대해 MBC 노조와 기자회가 잇따라 성명을 내고 공식사과와 후보사퇴를 촉구했다. MBC 구성원들은 당시 촬영화면만 보면 누구라도 정 의원의 해명이 거짓인 것을 알 수 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박성제)는 3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성희롱에 거짓해명까지 한 정몽준씨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즉각 공직 후보를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 제18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 ⓒ정몽준 후보 홈페이지
MBC본부는 "여성의 얼굴에 함부로 손을 댄 것은 명백한 성희롱이자 심각한 모욕 행위"라며 "더 큰 문제는 정 의원의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MBC의 공식 사과 요구에는 응하지도 않고 3일 아침 정 의원이 내놓은 해명서는 거짓으로 일관됐다는 것이다.

MBC에 따르면, MBC 보도제작국 윤능호 부장은 지난 2일 밤 정 의원과의 직접 통화를 요청했지만 정 의원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대신 정 의원의 특보 등 3명이 MBC를 찾아왔다. MBC본부는 "이들은 사실관계를 부인하면서 MBC가 촬영한 화면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며 "사실상 사과하러 온 것이 아니라 정보를 캐러 온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정몽준씨는 자신의 행위를 솔직히 인정하고 직접 찾아와 당사자와 MBC에 공식 사과하라"며 "한나라당도 정 의원을 제명하고 그의 후보직을 박탈하라"고 촉구했다.

"기자를 머슴 대하듯…대한민국 언론에 대한 모독"

MBC 기자회(회장 민병우) 또한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정 후보 측이 거짓 보도자료를 내며 사태를 호도하려 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가 3일 아침 해명자료에서 "어깨를 치려는 순간 얼굴에 손이 닿았다"고 한 데 대해 MBC 기자회는 "정 후보의 손이 실수로 닿은 것인지 고의로 얼굴을 만졌는지는 당시 촬영된 비디오를 보면 누구든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MBC 기자회는 "특히 이번 사태를 보면 정 후보의 비뚤어진 언론관과 여성관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며 "정 후보가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무례한 손찌검'으로 대답을 대신했다는 것은 그가 평소 언론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는지 짐작케 한다. 기자를 자기 집 머슴 대하듯 한 정 후보의 이번 행태는 김 기자 개인 뿐 아니라 MBC 기자회, 나아가 대한민국 언론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MBC 기자회는 이어 "또한 가정주부이자 학부모인 김 기자의 얼굴을 공공장소에서 아무렇지 않게 만진 행위는 정 후보가 여성을 어떤 시각으로 대하고 있는지 짐작케 하고 그 인간성마저 의심케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는 지난 2일 오후 사당4동 유세를 마친 뒤 이동하던 중 뉴타운 개발 사업과 관련한 MBC 보도제작국 김모 기자의 질문을 받은 뒤 기자의 볼을 손으로 툭툭 쳤다. 이에 김 기자는 즉각 "성희롱"이라고 항의했으나 정 후보는 그대로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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