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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과 시의 '관언유착'은 고질적 관행"[인터뷰] '2008 총선 부천시민연대' 김범용 공동대표
곽상아 기자 | 승인 2008.04.03 15:35

지난 3월 17일 '2008 총선 부천시민연대'(이하 부천시민연대) 출범 기자회견에서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는 부천시 출입기자단을 향해 '인분'을 던졌다. 시와 지역신문의 '관언유착'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던 이 사건은 미디어스에서 최초로 보도된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고 시민들의 공분을 불러왔다.  

현재 부천시청 홈페이지에는 "기자단은 당장 해체하고 기자증을 반납하라" "광고로 지역신문 통제하려고 하는 시장은 쫓겨나기 전에 먼저 그만둬라" "이번 일을 계기로 가슴 깊이 자숙하라"는 부천시민의 의견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기형적 지역신문 바로잡기 위해 지역시민단체와 네트워크 구성할 것"

'인분 투척 사건'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김범용 부천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그동안 부천시 출입기자단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지적하는 게 솔직히 조심스럽고 두려웠다"며 "지역시민단체가 이 부분을 지적할 경우 기자들이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당 단체들을 역으로 비판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범용 대표는 "이번 사건을 통해 부천 시청 출입기자단의 정치인·기업인과의 유착이 드러났다"며 "하지만 이건 부천뿐 아니라 전국 243개 지자체가 다 안고 있는 고질적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김범용 대표는 "기형적인 지방일간지와 지역신문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몇몇 시민사회단체의 힘만으로 부족하다"며 "정부의 언론 관련 위원회와 검찰·경찰이 '사이비 기자'들을 수사하고 이를 통해 문제 있는 기자와 언론사를 제재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 김범용 총선부천시민연대 공동대표 ⓒ곽상아  
- 현재 부천지역 언론의 상황은 어떤가.

"지역신문이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정치인·기업인들과의 유착이 도를 넘었다. 대부분의 지역신문 기자들은 정치인·기업인들과 호혜적 관계를 유지해야 먹고 산다. 지역신문의 경우 편집과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다. 기자 본인이 기사도 쓰면서 광고를 따야 한다. 이런 경영 상태가 달라지지 않는 한 지역신문 기자들이 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기사를 써 주길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천 시민들 역시 경기도를 권역으로 하는 지방일간지와 부천지역 단위 신문을 별로 읽지 않는다. 이들 기자가 부천시에 출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다지 관심 없다. 단지 고위 공직자나 행정부가 알아서 이들 신문을 한두부씩 볼 뿐이다. 이들은 지역신문에 나오는 기사들이 자신들에게 비판적일 경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들과 호혜적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기형적 상황으로밖에 볼 수 없다."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의 '인분 투척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을 보지 말고 동기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 부천시청 출입 기자단의 고질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하지만 이건 부천뿐 아니라 전국 243개 지자체가 다 안고 있는 문제다.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는 행정·기업·기자들이 어떤 먹이사슬을 통해 연결돼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 부천지역 시민들 역시 많이 공분하고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출입하는 기자들과 지방일간지를 비롯한 지역신문의 문제는 개혁돼야 한다. 시가 광고를 통해 지역신문을 통제·관리하는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전국 시민사회단체·미디어관계자·언론운동 관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해야 한다.

'총선 부천시민연대'는 4월 9일 총선 때까지 활동하고 해산한 이후 지역시민단체의 관계자들과 지역신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해나갈 생각이다. 총선기간에는 아직 결정된 계획이 없다. 하지만 이후에 접촉해서 네트워크를 구성할 생각이다. 최근 경기 민언련 사무국장도 이러한 네트워크 구성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 이번 '인분 투척 사건' 이전에도 지역시민단체 내에서 부천시청 출입기자단의 행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을 것 같다.

"그렇다. 하지만 이를 지적하는 게 솔직히 조심스럽고 두려웠다. 지역시민단체가 이 부분을 지적할 경우 기자들이 이를 교묘하게 이용해 역으로 비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역시민단체 지도자들도 섣불리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가 없었던 측면이 있었다. 

예를 들면 최근 '참여예산부천시민네트워크'에서 부천시가 예산낭비를 한 사례로 '장애인 승강기문제'를 지적했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지만) 부천시 주무부서에서 장애인 단체들을 선동하고 모아서 시민단체를 공격하게 한다든가, 이 문제를 입맛에 맞게 대서특필해서 기자들이 사건을 부추긴다든가 하는 문제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최근에 벌어진 인분 투척사건을 계기로 이들 신문들의 행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 부천시청 출입기자단과 부천시의 '관언유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역신문이 시의 사업을 홍보 일색으로 다뤄주면 시는 좋아할 거다. 자기들이 하는 일을 추켜세워주고 잘한다고 하는 거니까. 시는 그런 기자들에게 행정광고·기업광고를 통해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나 시에 비판적이고, 시장이 하고자 하는 역점 사업들에 대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객관적 기사를 써간 기자들은 무조건 비난성 기사로 치부하면서 불이익을 줬다. 이는 분명히 '관언유착'이다. 지역신문 전체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기자들과 시의 '관언유착'은 분명 있다.

시와 관계된 기업체나 그쪽 관계자들이 언론에 광고를 주고 안 주고의 문제는 당연히 행정의 수반이나 결정권자가 갖고 있는 생각들에 따라 결정된다. 그래서 기자들이 '알아서 기는' 문제들이 만연해 있다. 잘못된 것에 대해 아예 침묵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1일 방영된 MBC <PD수첩>에도 나왔지만 부천 지역의 모 기자와 같은 경우 1년 동안 쓰는 기사 대부분이 시가 내놓은 일방적 홍보 보도자료를 베낀 거다. 그런 기사는 초등학생들도 쓸 수 있다."

"대부분 지역신문 기자들…사명감 없이 '먹고 살기 위한 직업'으로 생각"

   
  ▲ 김범용 총선부천시민연대 공동대표 ⓒ곽상아  
- 지역 언론이 기형적 상황에 처하게 된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근본적인 원인은 누구나 신고만 하면 신문을 쉽게 할 수 있게 돼 있다는 거다. 지역신문 기자들 중 정말 배고파가면서,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심층·기획 취재를 하는 분들도 일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기자를 그냥 단순히 직업으로 생각한다. 기자의 사명이나 시민의 알권리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히 '슈퍼마켓'이나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어떤 백화점 계단에 물건 두어 개 쌓아있는 것을 (법적으로 문제없는데도) 사진으로 찍어서 '소방에 문제가 있다! 00백화점'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내버린다. 이런 경우 소방서에서 조사 나오고 문제가 되므로 기업 쪽에서 알아서 광고를 주고 기사를 못 쓰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기업은 없다. 이를 이용해서 기자들이 광고를 따고 연명해간다. 이런 문제들은 부천 말고도 다른 지역에서도 수없이 봐왔다."

"정부·검찰·경찰·언론진영 모두 관심 가져야 해결될 일"

-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 '인분 투척 사건'이 부천 지역에서 일어나 부천만 부각된 면이 있는데 실상 지방일간지를 비롯한 지역신문의 폐해는 전국의 지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다. 이들 신문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역신문이 지자체를 감시하고 견제하면서 때로 좋은 일은 홍보도 해야 하는데, 대부분이 '언론의 힘'을 이용해 먹고 살기에 급급해 있다. 물론 건강한 언론도 일부 있지만 이들도 자생하기 힘든 환경이 됐다. 

검찰과 경찰, 그리고 정부의 언론 관련 위원회에서 시와 유착해서 광고를 따는 기자들에 대해 수사해라. 이를 통해 문제있는 기자들을 처벌하고, 문제있는 신문들은 폐간 조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일간지를 비롯한 지역신문의 폐해는 시민에게 돌아갈 거다. 행정부 관리들이 사이비 기자들 눈치를 보는 잘못된 관행도 악순환될 거다. 몇몇 시민사회단체나 관심있는 사람들의 모니터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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