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의 MBC 기자 성희롱 논란에 대해 MBC가 "사실관계에 입각한 해명과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MBC는 3일 오전 보도본부 간부들이 참석한 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는 자신의 성희롱 논란이 보도되자 자료를 내어 "처음 보는 여기자가 오세훈 시장과 관련된 질문을 하길래 뉴타운 사업 얘기인 것으로 생각하고 '그런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왼팔로 어깨를 툭 치는 순간 본의 아니게 김 기자의 얼굴에 손이 닿았다"고 해명했다.

정몽준 후보는 이 자료에서 "경위야 어떻든 해당 여기자가 이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 심심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의 서울 동작을 유세현장 (4월 1일 MBC <뉴스투데이> '관권선거 논란')
이에 대해 MBC 보도국 고위 관계자는 "정 후보가 사실관계가 다른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충분히 납득할만한 해명과 함께 본인의 공식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가 기자의 어깨를 치려다가 실수로 볼을 건드린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자의 얼굴에 손을 댔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촬영 장면 공개를 놓고는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몽준 후보의 경쟁 후보가 MBC 기자 출신인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라는 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BC 보도국 고위 관계자는 "선거가 코 앞이라 정치적 오해를 살 우려도 있고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굉장히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정치권에서 이렇게도 이용할 수 있고, 저렇게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MBC로서는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는 지난 2일 오후 사당4동 유세를 마친 뒤, MBC 보도국 김모 기자의 질문을 받은 뒤 기자의 볼을 손으로 툭툭 쳐 성희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