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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언니 2’의 멋진 차별화! 비메달 선수들과 함께한 힐링의 시간새로운 가치의 장 이어간 시즌2…김성연, 윤현지, 강유정에게 듣는 도쿄올림픽 비하인드 스토리
장영 | 승인 2021.09.09 12:44

[미디어스=장영] 여성 스포츠인들이 모여 다양한 도전을 하고 여행을 떠나는 E채널 예능 <노는언니>가 시즌 2를 시작했다. 1년 전 방송이 되던 시점에는 이 프로그램이 과연 얼마나 갈지 우려하는 이들도 많았다. 케이블 방송에 여성들만 나오는 예능의 한계를 지적한 것.

이런 우려와 달리 <노는언니>는 많은 화제를 몰아가며 판도 자체를 바꿨다. 여성 예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후 여성들만을 위한 예능이 정규 편성되는 등 후광효과도 보고 있다. 지상파에서도 여성들의 풋살리그를 다룬 <골 때리는 그녀들>이 방송되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다.

여성이 주체가 되어 방송을 이끌어가는 것을 부정적으로 봐왔던 시대가 분명 존재했다. 그렇다고 그런 시도 자체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여성 아이돌들을 앞세운 <청춘불패>만이 아니라 <여걸식스>, <영웅호걸> 등의 프로그램이 존재했다.

하지만 성비 차이나 아이돌 등 화제성을 모으는 여성 스타들을 앞세운 전형적인 예능의 범주에 그쳤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있었다. 물론 그런 도전들이 있었기에 다양한 형태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었을 것이라 본다. 그런 점에서 <노는언니>는 그런 씨앗들을 통해 피어난 예능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E채널 예능프로그램 <노는언니> 시즌2

남성 스포츠 스타들은 은퇴하면 자연스럽게 방송에 나와 존재감을 보이는 경우들이 많다. 현재까지도 남성 스포츠 스타를 앞세운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방송 중이다. 하지만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경우 은퇴해도 설 자리가 없었다.

그나마 잘해야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전부다. 심판이나 감독, 코치라는 자리는 여전히 남상들의 전유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스포츠 스타들을 앞세운 예능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박세리라는 절대강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포맷이다.

박세리가 은퇴 후 다양한 예능에 출연, '리치언니'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박세리는 항상 왜 여성 스포츠 선수들은 홀대받는가에 의문을 표했다. 그렇게 준비되어 시작된 <노는언니>는 여성 스포츠 전현직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초반 남자 게스트 MC를 불렀다 시청자들의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어설프게 남자 MC들을 불러 <노는언니>를 흐리지 말라는 지적에 제작진은 바로 반영했다. 물론 특집처럼 남자 스포츠 선수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은 존재하지만, 극을 진행하는 위치에 남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2020년 8월 시작한 <노는언니>는 1주년을 맞아 엄마가 된 스포츠 스타들과 여행을 하며 마무리했다. 그리고 9월 <노는언니 2>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올림픽 전에 진행되었던 '노는언니동'이 재현되었다.

E채널 예능프로그램 <노는언니> 시즌2

멤버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이를 초대 손님들에게 대접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다. 장소가 시내가 아닌 교외로 변화하며 족구를 하는 등 함께 즐기는 상황까지 추가되며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팬데믹 시대 가장 합리적 선택으로 보인다. 

올림픽 폐막 후 많은 프로그램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 초대받아 다양한 형태의 이슈들이 만들어졌다. 화제성 있는 메달리스트들의 예능 출연은 자연스러웠다. 문제는 이들이 여러 방송을 순회하듯 등장하다 보니 식상한 느낌을 받는 시청자들도 많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는언니 2>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기획을 했다. 올림픽에 출전한 여성 선수들만 초대했다.

양궁이나 배구 선수들을 초대하면 보다 큰 화제를 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메달리스트나 큰 사랑을 받았던 종목 선수가 아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을 초대했다. 메달의 유무와 상관없이 그들 모두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위해 사력을 다했던 선수들이다.

여성 유도 선수를 시작으로 복싱, 배드민턴, 다이빙, 그리고 농구로 마무리되는 과정은 흥미롭게 시작되었다. 유도 대표로 나섰지만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했던 김성연, 윤현지, 강유정 등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78kg급 윤현지는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어깨 부상을 당해 긴 재활과 훈련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9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한 윤현지 선수가 얼마나 사력을 다했을지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다.

비록 4위에 그치며 메달리스트가 되지는 못했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검지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았던 윤현지 선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자랑스러운 대표선수였다. 이를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E채널 예능프로그램 <노는언니> 시즌2

올림픽에서 화제를 모았던 선수들 중 삭발한 여자 유도선수가 있었다. 48kg급 강유정 선수는 계체 통과에서 150g 초과해 과감하게 삭발했다고 한다. 감독이 가위로 직접 계체 10분 전 잘랐다고 하니,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많은 부상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는 막내 강유정의 넋두리는 유도 선수들이 얼마나 고된 훈련을 받아왔는지 알게 한다. 기자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보였던 강유정은 <노는언니 2>에서는 20대 초반 특유의 발랄함을 선보였다.

여성 유도 대표팀의 맏언니였던 70kg급 김성연은 개인전 16강을 기록했다. 하지만 혼성 단체전에서 몽골과 대결에서 무려 10분 간 대결을 벌이는 투혼을 선보이기도 했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 10분 동안 대결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초인적인 힘을 내지 않으면 불가능한 대결이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김성연은 박수를 받아 마땅했다.

경기 직후 은퇴를 선언했던 김성연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아시안 게임이 마지막일 수도 있고, 그전에 은퇴를 할 수도 있다는 말에 30대가 된 여성 유도선수의 고뇌가 잘 드러났다.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은퇴 후 다양한 진로가 가능하면 좋겠지만, 좁은 문은 지속된다는 점에서 은퇴 후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여성 스포츠 감독이나 코치들까지 남성들이 독점하는 상황에서 은퇴를 앞둔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고민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이들에게 각자 어떤 결과를 냈는지 묻는 과정은 순간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 너 몇 위 했냐는 질문보다 더 잔인한 것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의도와 목적으로 그런 질문을 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기회가 아니다. 최소한 한 나라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나서는 무대다. 그런 점에서 올림픽에서 몇 위를 했느냐는 당일 컨디션과 운까지 결합된 결과물이다.

E채널 예능프로그램 <노는언니> 시즌2

결과에 대한 집착이 아닌 과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노는언니 2>는 그래서 반가웠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다양한 사연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이 메달을 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 역시 누군가는 들어줘야 했다.

경험 없는 이들이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것과 달리, 운동을 해왔던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노는언니 2>의 공감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들에게 메달은 결과물로 소중한 가치일 수는 있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다.

어디에서도 불러주지 않은 비메달리스트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반갑고 고맙게 다가왔다. 그저 이슈를 소비하는 방송과 달리,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줬다는 것만으로도 시즌2 첫 프로젝트는 반갑게 다가왔다.

이제는 하나의 시그니처처럼 되어가는 족구를 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부쩍 더 가까워졌다. 함께 땀 흘리면서 친해지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다. 유도 선수들을 시작으로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과 풀어갈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도전에 기대가 커진다.

여성이란 이유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스포츠인들에게 <노는언니>는 새로운 가치의 장이다. 조금은 엉성하고 어색하게 다가오는 모습도 존재하지만 과정일 뿐이다. 다양한 종목에서 활동하는 스포츠 스타들과 만나, 직접 해당 종목을 경험해봤던 시즌1에 이어 시즌2는 어떤 흥미롭고 재미있는 과정을 담아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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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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