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던 호날두가 친정팀이었던 맨유로 복귀한다. 맨시티가 호날두 영입에 근접한 상황이라는 보도가 쏟아지자 맨유 팬들은 분노했다. 다른 팀도 아닌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다는 것은 절대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호날두의 이적설은 제법 오래되었다. 그의 다음 행보가 어딜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PSG와 가장 강력하게 연결되었다. 아무래도 리그 위상이 낮다 보니, 월드 스타들이 가기 꺼려 하는 리그인 프랑스 리그앙으로서는 호날두 같은 선수 영입은 중요하다. 리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를 통해 다른 유명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리그앙의 존재감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라리가가 재정난으로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더욱 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상위 20개 파워 구단들 중 10개가 프리미어 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었다. 그만큼 프리미어에 대한 기대치와 인기가 높다는 의미이다.

프로 스포츠는 어쩔 수 없이 돈이다. 수많은 팀들이 월드 스타를 영입하려 노력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돈을 써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호날두의 PSG행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자기 관리에 투철한 호날두라는 점에서 최소 1, 2년은 좋은 폼을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도 있다. 호날두에게 나가는 금액 정도는 PSG에 그리 큰 비용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PSG로 호날두가 갈 것이라는 예측은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프로축구 생제르맹(PSG) 공식 매장 앞에서 현지 시민들이 리오넬 메시(34)의 유니폼 구매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 모든 예측을 뒤집은 것은 바로 메시였다. 바르셀로나가 팀의 레전드를 더는 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투자와 방만한 경영은 결국 바르셀로나를 빚더미에 앉게 만들었다. 터무니없이 높은 주급을 받으며 뛰지 않는 선수들로 가득한 바르셀로나는 그렇게 정체되어 있었다.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가 나름 열심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비교하면 바르셀로나의 추락은 안쓰럽게 다가올 정도였다. 메시가 연봉 50%를 삭감해도 감당을 못하게 된 바르셀로나는 그렇게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레전드를 그냥 떠나보내야 했다. 코파 아메리카 우승까지 차지한 당대 최고의 레전드 선수가 PSG로 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파리는 들썩였다.

메시의 PSG행이 급격하게 이뤄지며 당혹스러워진 이는 호날두였다. 협상이 시작된 것은 아니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교감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그렇게 호날두의 행선지는 다시 오리무중이 되었다.

한때는 레알로 다시 돌아간다는 이야기도 나왔었지만, 이제는 30대 중반이 된 호날두를 그 엄청난 연봉을 주고 데리고 있을 수는 없는 라리가다. 그렇게 호날두가 이탈리아에 남지 않고 이적한다면 향할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에 단 한 곳이다.

돈이 가장 많이 몰리고 있는 프리미어리그다. 그중에서 호날두를 품을 수 있는 팀은 극소수다. 엄청난 연봉도 문제지만, 호날두가 선택하고자 하는 팀 역시 한정적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맨시티는 호날두가 가장 선호할 수 있는 팀이다.

리그 1위를 했고 엄청난 오일 머니로 자신의 요구를 쉽게 들어줄 수 있는 팀이다. 리그 우승 경쟁과 챔스 등 모든 조건에서 그의 맨시티 행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맨시티 측에서는 호날두 영입을 언급했고, 주급 이야기도 구체적으로 나올 정도였다.

2007년 맨유 시절의 호날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그런 호날두가 프리미어 시절 맨시티의 라이벌인 맨유 소속이었다는 점이다. 계약 관계가 남아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호날두가 맨시티에 가지 못할 그 어떤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통상적으로 이런 관계에서 라이벌 팀으로 가는 선수에 대한 비난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호날두의 맨시티 행이 본격적으로 나오자 맨유 팬들을 호날두 유니폼을 태우겠다며 분노하기 시작했다. 영국인들에게 축구는 상상 그 이상의 가치다. 그런 점에서 월드 스타인 호날두가 소속팀이었던 맨유가 아닌 맨시티로 간다는 소식은 분노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라리가 앙숙인 바르셀로나와 레알의 이적 소동이 세기의 논란으로 여겨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호날두는 맨유로 확정지었다. 과거 은사였던 퍼거슨 전 감독과 통화를 하고 마음을 돌렸다는 영국 현지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맨유의 핵심 선수인 같은 포르투갈 소속 브루노의 연락도 호날두에게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자신이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시키며 원하는 연봉까지 책임진다면 호날두에게는 맨체스터 앙숙 중 어느 팀을 선택하든 문제는 없었다.

현지에서는 맨유에서 호날두는 주급 48만 파운드(7억 7000만원)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부수적인 수입까지 합해 800억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호날두로서는 어떤 선택이든 만들어질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받게 되었다.

유벤투스 떠나는 호날두 [AFP=연합뉴스]

구단들에게는 악명높은 슈퍼 에이전트 멘데스의 진가는 이번에도 잘 드러났다. 맨시티를 언급하면 맨유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고, 경쟁이 붙게 되면 어느 팀을 가든 호날두는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챙길 수 있는 단순한 공식이 성공했으니 말이다.

재미있게도 토트넘의 누누 감독 역시 멘데스 소속이다. 울버햄튼에 멘데스 소속 선수들이 많이 영입된 점 역시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다. 그리고 토트넘에서도 멘데스 라인의 영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토트넘이 울버햄튼과 달리, 더 높은 레벨의 선수들을 영입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팀이 추락해 챔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성적에 따라 토트넘이 멘데스 라인의 스타 선수를 영입할지도 궁금해진다. 하지만 토트넘 레비 회장 역시 만만치 않아 호날두에게 주는 주급처럼 막 쓰지 않는단 점이 문제일 것이다.

메시 영입이 확정되며 말 그대로 메시 유니폼이 삽시간에 팔려나갔다. 메시에게 주는 연봉 이상의 판매가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PSG가 가지는 유니폼 판매 지분이 적기 때문에 구단으로서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지만, 메시 효과는 이미 충분하다.

호날두 역시 맨유 입단 소식이 들리자마자 한때 주가가 9.8% 오르며 시총 3,000억대의 이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만큼 슈퍼스타 장사가 축구 시장에서 중요하단 점을 보여준다. 맨유가 호날두를 품으며 공격진의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맨유 전력에서 밀리기 시작한 마샬이 떠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성장이 더딘 마샬은 호날두 영입으로 인해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프랑스 대표팀 승선은 했지만, 맨유에 더는 마샬의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약을 하지 않는 포그바를 대처해 ATM의 사울을 영입하려던 맨유는 첼시에게 빼앗겼다. 이런 상황에 호날두 영입은 맨유에게 다양한 옵션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양 날개에 호날두와 오랜 시간 염원했던, 맨시티 유스 출신의 산초까지 품은 맨유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프로축구 생제르맹(PSG) 공식 매장 앞에서 현지 시민들이 리오넬 메시(34)의 유니폼 구매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호날두 영입으로 포그바가 맨유에 정착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어떤 선택을 할지는 포그바만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호날두 영입으로 당장 맨유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지난 시즌 맨시티에 밀려 2위에 머물렀던 맨유는 선수 수급에 애를 먹는 맨시티와 달리, 원하는 선수들을 채우며 우승 경쟁을 하게 되었다.

호날두가 과연 어떤 폼으로 프리미어에 다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이탈리아 세리에 아와는 또 다른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황금기 시절 프리미어에 있었지만 당시와 현재는 엄연하게 다르다.

손흥민 역시 반가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우상으로 꼽은 호날두가 상대팀이지만 프리미어 리그로 돌아왔다. 최소 두 번의 맞대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손흥민과 호날두의 경쟁 역시 흥미롭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같은 포지션이라 겹칠 일은 없겠지만, 당대 최고의 선수들의 경쟁은 충분한 볼거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케인과 호날두를 놓친 맨시티는 과연 누구를 영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동안 언급되었던 레반도프스키를 영입할 수도 있다. PSG가 드림팀 구축을 위해 준비한 레반도프스키를 두고 맨시티와 PSG의 경쟁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과연 이적 시장 종료까지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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