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선릉역에서 사망한 배달 노동자에 대한 악플이 도를 넘었다고 한다. ‘라이더유니온’은 “정지선 위반은 잘못이지만 죽어마땅한 범죄행위는 아니다”며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추모 성명을 발표했다.

배달 노동자인 40대 A씨는 26일 오전 서울 삼성동 선릉역 사거리에서 23t 화물차 앞으로 끼어들어 신호를 기다리다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화물차 운전자는 운전석 위치가 높아 사고 당시 앞에 있던 A씨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선릉역에서 숨진 오토바이 배달원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사진제공=서비스일반노조)

사고 영상이 SNS와 유튜브 등에서 공유되고 있다. 네티즌 대다수는 숨진 A씨를 애도하면서도 “화물차 앞에 끼어들기는 자살 행위”, “화물 차주 잘못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라이더유니온은 27일 “이륜차로 배달하는 이유는 차 사이로 주행해서 신속하게 배달하라는 것”이라며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만에서는 이륜차 전용 정지선을 만들어 오토바이가 정지선 맨 앞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사고가 나면 라이더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특성을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라이더유니온은 “라이더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조건의 보장도 필요하다”며 “사실상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배달사업자들을 규제하고, 신호를 지켜서 배달 하더라도 적정한 소득을 보장하는 안전배달료 도입과 과도한 시간압박에 대한 제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라이더들의 자정 노력을 당부하면서 "개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할 수 없는 법 제도의 미비로 벌어지는 사고에 대해 시민사회 전체가 고민하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일어난 선릉역에는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는 이날 오전 추모 행사를 열고, 오토바이 배달원 사망 사고를 산업재해로 인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서비스일반노조는 "노동자들은 주문 연락을 받기 위해 도로 위에서 계속 휴대전화 화면을 볼 수밖에 없다"며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타는 법이나 배달 과정에서 주의할 점 등을 교육받지 못한 채 도로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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